전 전문점의 재발견 (주)교동 <교동전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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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문점의 재발견 (주)교동 <교동전선생>
  • 창업&프랜차이즈
  • 승인 2012.12.1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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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많은 제품이 발명되고 개선되면서 다방면에서 벤치마킹 기법이 활용되고 있다. 벤치마킹은 토목분야에서 강물 등의 높낮이를 측정하기 위해 설치된 기준점을 말하던 ‘벤치마크’에서 유래됐는데, 모방과 종이 한 장 차이의 경계에 있어 자칫 표절로 치부될 수 있다. <교동전선생>은 기존의 유명한 전 전문점을 벤치마킹하고 단점들을 보완해 환골탈태 시켰다. ‘비오는 날 막걸리와 전’을 위한 가게가 아닌 전을 기반으로 한 음식전문점을 표방한 <교동전선생>. 전의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다.

프랜차이즈 사업이 시작되었다
프랜차이즈 사업이 최근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차가운 시선이 우세하다.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고, 초보창업자들이 그들에게 ‘먹잇감’이 되어버린 사례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동전선생>의 박동재·김주환 공동대표는 애초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려는 의도가 없었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점심·저녁 구분 없는 뛰어난 사업성에 매료된 단골손님과 지인들의 성화에 못 이겨 ‘시작된 것’이다.
<교동전선생>은 점심 매출이 50%가량 차지할 만큼 인기다. 찌개류 등으로 구성된 점심메뉴에 깻잎전, 생선전, 애호박전, 두부전, 새송이버섯전 등을 사이드메뉴로 제공해 직장인들의 호응이 대단하다. 가격도 6000원으로 저렴한 편이어서 더욱 인기다. 저녁매출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에 <교동전선생>은 박람회 참가나 홍보는 물론 사업설명회 한 번 없이 무려 77호 가맹점을 개설했다. 그 가운데 베트남점도 있다. 섣불리 가맹사업을 시작해 가맹모집에 허덕이며 20~30개 가맹점도 유치하지 못한 채 문을 닫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즐비하다는 사실에 견주어보면 실로 탄성을 자아낸다.

식용유 재사용을 조장(?)하다
전을 부치는 일은 쉽다. 명절에 일손이 부족하면 요리 실력을 막론하고 ‘남는 손’은 전 부치는데 일조하곤 한다. 하지만 ‘맛있게’라는 전제가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처음 창업을 결심한 둘은 맛있는 전을 연구하기위해 콘도를 빌려 보름간 합숙을 했다. 바나나가루, 땅콩가루, 계피가루 등 닥치는 대로 재료를 구비해 삼시세끼를 전으로 해결한다. 이에 배탈이 나 배앓이 하기를 일쑤, 콘도로 찾아온 친구들도 초기 그들의 전을 맛보고는 창업을 말릴 정도였다. 이런 각고의 노력 끝에 지금의 맛을 낼 수 있었던 것. 박 대표는 “전은 자칫 잘못하면 느끼해집니다. 불과 기름, 신선한 재료가 관건이에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불은 센 불과 약한 불을 능숙히 다스려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선한 재료에 신선한 기름을 충분히 둘러야 느끼함이 없고 바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어요”라며 일부 노하우를 공개했다.
식용유를 많이 사용하는 중화요리전문점이나 치킨전문점에서 <교동전선생>이 버리는 식용유를 확인하곤 입을 다물지 못한다. ‘가장 맛있을 때’라며 심지어 사겠다고 까지 말할 정도다. 그만큼 신선한 식용유를 사용해야 하기에 그에 따른 재료비용도 엄청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 마진율이 30%가 훌쩍 넘는다. 점포별 평균 매출도 높다. 소위 대박집의 경우 일평균 350~400만원을 기록 중이다. 다소 저조한 매장이 150~200만원 수준이다. 이런 연유로 <교동전선생>은 다점포 점주가 즐비하다. 그중엔 가수 박효신도 있다고 귀띔한다.

동업이 가장 쉬웠어요
<교동전선생>의 시작은 지난 2009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 동기였던 둘은 연극동아리에서 활동하고 등산과 운동 등 비슷한 취미를 공유하며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졸업 후 박 대표는 창업에 도전해 현장 경험을 쌓았고 김 대표는 건축학과로 편입해 건축을 전공해 직장생활을 하며 인테리어 감각을 익혔다.
처음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두 사람은 방배동 어느 주택가 골목, 메이저 편의점 브랜드도 실패한 이른바 C급 상권에 14개 좌석 매장을 오픈했다. 당시 배수로 공사와 간판 외엔 거의 모든 부분을 둘이서 해결했다. 김 대표는 “주변 공구상에서 각종 공구를 빌려다가 썼어요. 일부 나무는 주워서 사용한 것도 있었죠. 자본이 부족해서 최대한 아끼려고 노력했어요”라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이어 오픈 며칠 전부터 연습 삼아 부치던 전 굽는 냄새는 본의 아니게 이색적인 마케팅이 되어 오픈행사를 대신했다.
그로부터 2년여가 흐른 지금, 방배점 인근은 더 이상 C급 상권이 아니다. <교동전선생>으로 인해 B급 상권 이상으로 급성장했다. 동업을 하면 대부분 실패하는데 대해 이들은 서로를 인정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라며 안타까워한다. 결과물을 두고 상대방을 인정하라고 조언하는 그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열심히 안할 것을 두려워하라고 충고한다. 제2, 제3브랜드로 떡볶이와 곱창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그들. 떡볶이와 곱창은 또 어떤 변신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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