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라이더 “7년간 동결된 기본배달료, 1천원 올려달라”…23일 파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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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라이더 “7년간 동결된 기본배달료, 1천원 올려달라”…23일 파업 예고
  • 정경인 기자
  • 승인 2021.12.14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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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료 올라도 소비자·업주에는 영향 없어

배달앱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이 기본배달료 인상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 배민지회는 13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 가입 기사들은 배민라이더스·배민커넥터(프리랜서)들로 고객의 주문 1건만 받아도 음식을 배달하는 ‘단 건 배달’ 서비스(배민1)를 전담하고 있다. 단 건 배달로 바뀌면서 배달기사들의 시간당 수입이 줄어들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라이더들이 업체 간 단건배달 경쟁으로 배달료를 높게 받는다고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면서 “기본배달료는 배달의민족 창사 이래 7년간 단 한 번도 오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7년간 기본배달료를 인상하지 않는 배달의민족을 규탄하고, 조정신청을 통해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를 받을 예정이나 결렬될 시에는 파업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7년 동안 65%가 올랐으나 배달료는 여전히 3,000원이라면서 이를 4000원으로 인상해달라 요구했다. 기본배달료를 1,000원 올려 4,000원으로 하면 33% 인상하는 것인데, 이마저도 최저임금 65% 인상률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라이더가 받는 배달료는 크게 기본배달료, 거리할증, 프로모션 등 세 가지로 이뤄지는데, 사측은 기본료와 거리할증은 그대로 두면서 ‘배달료가 올랐다’는 주장을 펼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우리는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보너스 형태의 프로모션으로 지급받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임금인 기본배달료와 거리할증 인상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공짜 노동’과 ‘지역 차별’ 개선을 요구했다. 라이더들은 식당에서 음식을 받는 ‘픽업’과 이를 손님에게 갖다주는 ‘배달’ 두 가지 일을 수행하는데, 사측은 현행 직선거리로 배달료를 산정하는 요금제를 실거리 기준 요금체계로 전환하면서 ‘픽업’에 드는 비용은 빼려고 한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픽업’ 거리 할증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라이더들에게 그만큼 공짜 노동을 시키겠다는 것이라면서 공짜 노동은 거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서울 경기 인천 라이더는 기본배달료가 3,000원이지만 부산 광주는 2,600원인 점에 대해서 “왜 자영업자에게는 지역 구분 없이 똑같이 건당 6,000원을 받으면서 우리에게는 지역적 차별을 두느냐”고 말했다.

이러한 내용으로 노조는 배달의민족의 자체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청년들’을 상대로 9월 8일부터 11월 25일까지 총 8차례 임금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은 계속 답변을 유보하다가 결국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에게 지적을 받은 다음에야 10월 29일 “기본배달료 인상은 어렵다”는 뒤늦은 답변을 했다.

결국 노조는 6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조정이 이뤄진다면 국내 최초의 플랫폼 기업과 노조 간의 조정이 된다.

노조는 23일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예고했다. 이후 파업을 포함한 더 강력한 행동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강력한 행동에 나서는 데는 배달의민족 라이더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법으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니 사측과의 교섭만으로 노동 여건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상황에 미루어 보아 사측이 성실하게 교섭하지 않을 것으로 노조는 판단,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강력한 단체 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김종민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 배민지회 기획정책국장은 “사측이 대체인력 투입 등으로 파업을 언제든지 무력화할 수 있다”며 “소비자의 여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조정과 파업 기간에 시민과 소비자가 응원해줘야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라이더들의 요구가 조금이라도 반영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호소했다.

홍창의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 준비위원장(교섭위원)은 “기본배달료 인상이 소비자와 업주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배달료가 인상돼도 배달의민족이 업주에게 받는 배달료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소비자나 업주의 배달료가 올라갈 일은 없을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라이더들의 요구는 전체 플랫폼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기 위한 것”이라며 “배달의민족이 적극적으로 나서 우리를 파업으로 내몰지 않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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