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nterview “가맹본사와 가맹점주가 한 배를 탔다는 걸 인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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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 “가맹본사와 가맹점주가 한 배를 탔다는 걸 인식해야 합니다”
  • 김성배 기자
  • 승인 2015.06.04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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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 강병오 교수
▲ 강병오 교수 ⓒ사진 박세웅 팀장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독립 창업을 선택하지 않고 프랜차이즈 창업을 시도한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꾸준한 지원 및 배려를 원하고,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로 인해 가맹점주의 바람대로 경영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양측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강병오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최근 들어 적지 않은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가맹점주들과 소위 말하는 갑질논란으로 곤혹을 겪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이러한 갈등이 없어진다고 생각하십니까?
갑질논란의 원인은 무엇보다 극심한 불경기 탓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사와 가맹점 모두 어려우니 호황기에서는 어느 정도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도 불황에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가맹점은 극심한 내수불황으로 매출이 급감하는 데다, 인건비 등 광고비가 올라가면서 수익성이 점점 악화되고 있으니 부모와 같은 가맹본부에서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과 SNS의 보편화로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정보의 비대칭이 많이 해소되고 있는 점도 원인입니다. 다양한 정보의 루트를 통해 각종 시설비 및 물류의 원가를 알게 된 가맹점들이 원가절감을 위한 자구책에 나서고 있는 셈이구요. 거기다가 우리 사회에 흐르는 약자를 옹호하는 언더독 열풍도 분쟁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언론 역시 그 속성상 강자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일방적인 비판을 가하는 것도 분쟁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봅니다.
가맹점 협의체 합법화 등 가맹사업법도 가맹점 보호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법제도적 측면에서 가맹점 보호 및 권리구제의 강화로 노사의 갈등처럼 이제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갈등도 상시화될 조짐입니다.


Q. 분쟁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어떤 대안이 마련되어야 할까요?
분쟁을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합리적인 가맹계약을 하고, 계약 후에는 이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해외 유명브랜드들은 계약서 조항이 매우 치밀하게 구성돼 있습니다.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항을 일일이 계약서에 기입하고 그 계약서에 입각해서 거래를 해나갑니다. 분쟁의 근원은 수익성 저하입니다. 따라서 양측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본사와 가맹점은 두 개의 수레바퀴처럼 굴러가야 합니다. 본사는 급속한 가맹점 확장 정책이 균형을 잃어 수레가 넘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만약 가맹점 확산이 빠르게 일어나면, 본사의 수익이 가맹점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정책을 동시에 실시해야 합니다. 회사의 실적이 좋은데 그 과실을 직원들에게 나눠주지 않으면 노사갈등이 생기듯이, 본사의 과실도 가맹점에 충분히 이전되어야 갈등이 없어집니다.

본사는 적정한 마진율을 유지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합니다. 과도한 본사 마진율은 가맹점의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본사가 브랜드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본사 마진율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시중 공산품에 과도한 마진을 붙이는 것은 금물입니다. 정치나 언론의 과도한 개입도 분쟁의 원인 중 하나인데, 가맹점은 외부에서 부채질하는 것에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본사와 운명공동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하지요. 가맹점을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현실성 없는 정책이나 제도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외부에서 가맹점 편을 든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Q. 가맹점주와 상생하기 위해 본사 측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본사의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제품 및 서비스는 물론이고, 가맹점 지원 및 교육, 통제, 브랜드 마케팅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야 가맹점과의 분쟁을 줄이고, 협상력을 높여 공생전략을 펼칠 수 있습니다. 특히 하나의 브랜드도 제대로 정착시키지 못하고 제2, 제3 브랜드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유의해야 합니다.

더불어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래야 가맹점의 이탈을 막고 본사 마진율을 높여 본사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가맹본사 중에는 유행 업종에 올라탔다가 유행이 끝나면 본사와 가맹점의 매출부진의 이유를 불황 탓으로 돌리면서 너무 빨리 포기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면 R&D 투자나 광고 마케팅에 투자하지 않고 굳히기에 들어가 버리기도 합니다. 브랜드 경쟁력은 투자와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할 때 유지됩니다. 경기는 언제나 좋지 않습니다. 경기를 탓하지 말고, 신제품 개발이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집중하면 얼마든지 성장이 가능합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는 다른 산업에 비해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타인의 자본으로 나의 브랜드를 확장시켜나가는 것이 본질이기 때문에 가맹점에 대해 무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다른 산업은 하다가 실패하면 전적으로 나만의 실패로 귀결되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은 실패하면 나뿐만 아니라 나를 믿고 가맹한 가맹점도 실패하는 사업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더더구나 가맹점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의 기층 서민들이고, 차상위 계층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Q. 본사 측과 마찰을 없게 하기 위해 가맹점주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책임을 본사에 돌리려는 자세부터 바꿔야 합니다. 가맹점 창업을 하지 않고 독립창업을 하면 더 어려운 것이 시장의 현실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따라서 본사와 함께 위기를 극복해야겠다는 마음자세를 갖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본사가 살아야 가맹점도 산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따라서 본사에도 적정한 마진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령 시중 제품과 차별화된 본사 라이센스 보유 제품의 마진은 어느 정도 인정해줘야 합니다. 미국 등 선진국처럼 로열티도 당연히 지급하는 문화도 필요합니다.

가맹점 협의체 활동도 너무 과도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나라 가맹본사들은 재정건전성 및 인프라가 취약합니다. 본사의 임직원 또한 중소기업 평균수준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고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흔들려도 무너질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분쟁보다는 대화와 타협으로 서로 소통하는 자세가 양측에 모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Q. 프랜차이즈 업계를 위한 교수님의 2015년 비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올해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과정인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를 신설했습니다. 수도권의 명문사립대인 중앙대에서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를 설립했다는 것에 벌써부터 많은 대학에서 관심을 보여주고 있고, 프랜차이즈 산업인들의 입학문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모든 면에서 일천한 제가 학과장을 맡게 돼 부담이 크지만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프랜차이즈 전문가 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정착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이제 대학에서도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비중에 걸맞은 위상을 정립하는데 작으나마 역할을 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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