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ist Interview 위기관리, 치료보다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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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ist Interview 위기관리, 치료보다 예방
  • 조주연 기자
  • 승인 2015.05.27 0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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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임영태 사무국장

최근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가장 많이 쓰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상생’이다. 모든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상생을 외치고 있지만,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 과연 상생이 실천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심이 생긴다. 관련 실무 경험이 풍부한 임영태 사무국장에게 프랜차이즈 기업의 위기관리에 대해 물으며,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이 나가야 할 길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보았다.

▲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임영태 사무국장 ⓒ사진 박세웅 팀장

Q. 최근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들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어려움을 겪을수록 위기관리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위기관리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의 화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1주기를 맞은 세월호 사건도 긴급 상황에 대한 매뉴얼이 없었기 때문이죠.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매뉴얼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연히 위기관리에 대한 매뉴얼은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Q. 글로벌 기업 중에도 위기를 겪은 기업이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어떤 기업이 있을까요?
미국 펩시 사의 경우, 1990년대 초반에 캔 속에서 주사 바늘을 발견했다는 고객의 컴플레인을 받았어요. 언론에 보도가 되자 기업이 발칵 뒤집혔죠. 펩시 사는 즉시 위기관리 팀을 구성해서 대응했지만 매출액은 계속 급락했습니다. 이때 위기관리 팀이 가장 먼저 한 것이 펩시콜라의 제조과정을 공개하는 것이었어요. 주사 바늘이 들어갈 틈이 없다는 것을 비디오로 촬영했고 그 비디오를 방송사에 보냈죠. 그사이 쇄도했던 2000여 건의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은 회장이 직접 소화했고요. 비난이 줄어들면서 제조과정을 촬영한 비디오가 방송사에 나왔고, 매우 위생적으로 만든다는 사실이 알려져 펩시 사는 오히려 신뢰를 얻었습니다.

Q. 글로벌 기업답네요.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어떤 프랜차이즈 기업이 위기관리를 잘 했을까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채선당>을 예로 들 수 있겠죠. 고객이 과장된 상황을 인터넷 여론으로 확대시켰는데, 대표가 직접 나섰어요. 현장에서 직접 고객에게 사과했고, 언론사에서 요구하는 모든 정보를 공개했죠. 결국 진실이 밝혀져서 <채선당>이 더 긍정적으로 유명해지는 결과를 가져왔고요.
경기가 계속 좋지 않기 때문에 올해 많은 기업들이 여러 면에서 위기관리 프로그램을 작동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랙 컨슈머나 가맹점과의 분쟁으로 일어나는 위기도 있지만, 경영 악화로도 위기는 올 수 있으니까요. 이를 대비해 점포당 매출액이 상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전국 브랜드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기존 브랜드를 충실하고 튼튼하게 만드는 것, 가장 기본적인 브랜드 관리가 위기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위기를 맞게 될 수 있습니다. 위기에 대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위기를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하는 것입니다. 예방만큼 훌륭한 치료는 없으니까요.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본사와 가맹점이 힘을 합쳐 최종 소비자인 고객을 상대로 하는 고객불만처리 시스템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고객 불만 처리 시스템을 잘 관리하고 고객의 작은 소리도 크게 듣는 게 중요하거든요. 고객이 던져주는 실패한 데이터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습니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위기에 대비한 최고의 준비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잘 관리한다면 위기를 피할 수 있는 방법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모든 문제에 대한 정답은 내부에 있습니다. 위기관리를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 아니라 고객이 주는 작은 정보 또는 제보를 통해 기존의 것을 조금씩 바꾸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고 할 때는 제조공정에서 더 최첨단 기계를 도입하면 됩니다. 음식이 나가기 전에 모든 음식을 검사하면 이물질이 들어갈 수가 없으니까요.
대기업이나 매출액이 높은 기업은 소비자 상담실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어요. 고객의 불만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재발 방지를 막는 가장 강력한 방법입니다. 기록을 제대로 남기고 차후에 활용한다면 어떤 문제라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프랜차이즈 기업의 위기관리에 대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예방과 치료는 비슷해 보이지만 분명히 다릅니다. 예방을 열심히 하면 치료의 건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우리가 독감 주사를 맞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예방을 하지 않고 병에 걸리게 되면 치료를 해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바로 가맹점주나 소비자를 무시했을 때의 상황이 일어나게 되는 거죠. 위기관리는 위기에 처했을 때 대응하는 방법이 아닌, 위기가 오지 않도록 하는 매뉴얼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 아니라
고객이 주는 작은 정보
또는 제보를 통해 기존의 것을
조금씩 바꾸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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