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품는 마음으로 구운 빵 <인디오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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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품는 마음으로 구운 빵 <인디오븐>
  • 김은실 기자
  • 승인 2014.07.2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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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김희경 기자

대기업이 제과 업계에 진출해 동네 빵집이 사라져 가는 시대다. <인디오븐>은 그 틈바구니에서 반값 빵집으로 골목상권에 힘을 불어넣는다. 동네 빵집에서 일하던 제빵사들을 다시 불러 모으고 회사를 은퇴한 직원에게 일자리를 주어 만든 회사, 지역 주민이 찾는 명물이 되길 꿈꾸는 빵집, <인디오븐>을 찾았다.

Point 01 상생하면 살아난다
화장품 가게냐, 커피숍이냐, 정육점이냐……. 박용근 대표는 용역 보고서를 들고 고민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제조업 회사의 인력을 줄여야 하는데, 그냥 해고할 수 없어 업체를 만들어 직원의 복지를 도우려던 참이었다. 박 대표는 고민 끝에 제과점을 선택했다. 처음에는 수익을 어느 정도 낼 수 있는지 지켜볼 요량으로 인천에 시범 점포를 열었다. 인천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소비가 서울에 집중된다. 프랜차이즈의 무덤이라 불리는 배경이다. 그런데 결과는 뜻밖이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고 수익이 높았다. 점포가 잘되는 걸 보고 손님 중에 가맹점을 차리고 싶다는 이들이 생겼다. 은퇴하는 직원을 위해 직영점만 운영하려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고객들의 요청을 뿌리치기도 어려웠다. 직영점으로 내려던 10개의 상점 중 2개를 제외하고 가맹점주들에게 개업을 양보했다.
직영점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 사업이라 사업 구조가 프랜차이즈와 맞지 않았다. 인테리어 비용을 실비 수준으로 받는 등 가맹 사업으로 본사가 확실히 이익을 얻는 부분이 없었다. 그렇지만 먼저 점포를 연 사람들과 나중에 연 사람들 사이에 차이를 둘 수 없어 가맹비나 인테리어 비용은 올리지 않았다. 대신 식자재 구매를 본사가 한다. 본사가 식자재 업체와 협상해 가격을 낮춰 보자는 계산이다. 아직 점포가 35곳이라 협상력이 약한 편이지만 최근에는 수익을 내는 식자재 품목이 생겼다.
사업 성과와 비교하면 <인디오븐>의 가맹점 수는 적은 편이다. 본사가 매우 까다롭게 가맹점을 내기 때문이다. 한 달에 평균 30~40명이 가맹점을 내겠다고 상담해도 본사가 개업해 주는 곳은 한 달에 2곳, 많아야 3곳에 불과하다. 예비창업주들의 소중한 돈을 함부로 쓸 수 없으니 반드시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지방에 지사를 내고 싶다는 요청도 거절한다. 아직은 본사가 직접 점포를 살피고 도울 수 있는 수도권 지역에만 가게를 낸다.

Point 02 투자와 소비는 모두 합리적으로
<인디오븐>은 ‘500원 빵집’으로 유명하다. 모든 빵값을 시중가의 절반 가격에 팔아 얻은 별칭이다. 박 대표는 손님들이 <인디오븐>에서 주머니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빵을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기존 제과점의 제품 가격이 부풀려진 면이 있어서 고객들이 다소 높게 형성된 가격에 익숙하지만, 사실은 그보다 싼 가격에 빵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수익을 손님과 나눈다는 마음으로 빵의 가격을 다른 업체의 1/2 정도만 받는 원칙은 앞으로도 바꿀 생각이 없다.
가격이 저렴하니까 손님들은 식자재의 질을 의심했다. <인디오븐>에서 쓰는 식자재는 여느 가정집에서 먹는 것과 동일하다. 질이 나쁜 건 쓰지 않는다. 제조 과정에서 방부제도 넣지 않는다. 빵의 특성상 원재료에 이미 방부제가 들어가 있는데 빵을 만들 때까지 방부제를 넣어서는 안 된다 생각했다.
<인디오븐>의 매장은 40㎡(12평) 내외로 작은 편이나 그 안에 들어가는 빵 종류는 140~150가지로 다양하다. 매장을 뷔페식으로 만들자는 아이디어에서 나온 전략이다. 본사에서 보유한 빵의 조리법은 총 400여 가지다. 종류가 다양하니 고객층이 넓다. 어르신들이 좋아할 맘모스빵, 어린아이들이 천 원을 주고 사 먹을 수 있는 소시지빵, 젊은 여성들이 좋아할 페이스트리 종류까지. 박 대표는 매장의 단위 면적당 빵 종류가 가장 많을 거라고 했다.

Point 03 싼 게 비지떡은 아니다
“우리 빵이 특별히 맛있다고는 하지 않습니다.” 박 대표가 겸손해하는 것과 달리, <인디오븐>의 빵 맛은 점포의 성공으로 이미 검증됐다. 여느 제과점과 달리 모든 지점에 경력 있는 제빵사를 고용해 매장에서 직접 반죽을 만들어 바로 빵을 구워낸다. 가격이 저렴해도 맛은 다른 제과점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가격이 싸고 맛은 좋으니 소비자의 만족도는 더 높다.
손님에게 최대한 다양한 빵을 팔자는 신념에서 빵을 만드는 공간은 좁더라도 판매하는 매장 비율은 넓게 짓는다. 안 그래도 좁은 매장인데 조리하는 공간이 더 좁아서 제빵사들의 불만이 컸지만 원칙을 바꾸지 않았다. 판매 공간을 조리 공간보다 넓게 잡은 탓에 인테리어 비용이 더 들었어도 고객의 공간은 지켰다.
빵의 가격을 싸게 책정하면서 신경 쓴 부분이 인테리어다. 제품이 저렴하다고 해서 점포의 분위기까지 저렴한 건 원치 않았다. 무엇보다 손님들이 당당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매장에 들어설 수 있도록 했다. 인테리어와 BI는 업계 최고로 손꼽히는 사람과 업체에 의뢰했다. 점포의 정면과 빵을 진열하는 부분은 나무로 꾸미거나 원목 재질의 소재로 마감했다. 빵은 진열장에 전시하지 않고 들어와야 볼 수 있도록 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제품을 더 다양하게 생산하려 현재 공장을 짓고 있다. 공장이 완공되면 제과 등 손이 많이 가는 빵을 <인디오븐>에서도 선보일 계획이다. “화장품이나 의류와 같이 빵 역시 합리적인 중저가 가격의 시장이 형성될 겁니다.” 박 대표는 <인디오븐>의 성공을 자신했다.

▲ <인디오븐> 매장 내부 ©사진 김희경 기자

가맹정보(단위:만원, 40㎡(12평) 기준, VAT별도)
가맹비 800
실내인테리어  2600
매장비용 400
공장설비 및 소도구 3000
합계(별도공사 제외) 6800

문의 : www.indoven.co.kr/ 1644-9589
주소 : 서울시 양천구 목동로 185 생림빌딩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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