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 있는 핫플레이스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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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 있는 핫플레이스를 위해
  • 지유리 기자
  • 승인 2017.04.17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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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는 장소, 핫플레이스는 먹거리뿐만 아니라 고급스런 인테리어,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특히 SNS의 발달로 핫플레이스의 전파는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자 또한 새로운 트렌드를 느끼고 싶은 마음에 찾아간 곳이 익선동 한옥마을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조성한 곳인 이곳은 예전 서민들의 거주 지역이었다. 서울시가 재개발지역으로 지정하다 흐지부지 되면서 현재는 한옥을 살린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자리잡게 되었다.

소문만큼이나 각 점포들은 눈길을 사로잡는 인테리어와 센스 있는 작명들, 위트있는 메뉴가 인상적이었다. 옛 한옥의 박제된 모습에 현대적인 감각을 콜라보한 점포들로 방문객들은 여기저기서 플래시를 터트리며 자신의 SNS에 사진을 올리기 바빴다.

천천히 둘려보며 어느 점포를 들어가던 순간 기자는 시끄러운 소리에 고개를 돌리게 되었다. 가까이서 벌어진 광경은 점포의 사장과 바로 옆 한옥에 사는 주민이 싸우는 모습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스피커의 음악소리를 줄여달라는 요청을 거부당한 주민이 소리를 치며 경찰을 부르겠다는 거였다.

사실 이곳이 한옥지역인건 알았지만 현재 거주하는 주민이 있을 줄은 기자 또한 전혀 알지 못했다. 점포와 거주지의 간격은 너무도 좁았고,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소리는 특히 밤에 주민들의 사생활을 침해하기에 충분했다. 낮보다 특히 밤에 사람들이 몰리는 탓에 이곳 주민들은 밤에 잠을 이루기도 힘든 상태로 거주하고 있었다. 그 광경은 보고 나서는 발걸음조차 조심조심 걸을 수밖에 없었다.

분명 익선동 같이 새로운 형태의 핫플레이스는 침체된 소비문화의 활력을 불어넣는 좋은 차선책이 된다. 하지만 익선동 한옥마을의 원주민과 상인들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철저한 안전장치의 룰이 필요해 보인다. 익선동 한옥마을의 고유성인 과거와 현대의 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자본의 잠식으로 기존 거주지역의 원주민을 떠나보낸다면 우린 또다시 그저 그런 번화가의 모습을 재탕하는 모습을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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