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이루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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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이루는 음식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7.01.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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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 김현진 대표
▲ <마지> 김현진 대표 ⓒ사진 이현석 팀장

서초구에서 지정한 몇 안되는 건강식당 <마지>. 다양한 외국인과 기업의 대표들이 즐겨 찾는다는 <마지>는 불교를 바탕으로 한 음식점이지만 생명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다른 종교와 어우러지며, 다양한 사람들이 건강한 식사를 위해 찾아오고 있다. 

건강한 먹거리, 생명평화밥상
사람은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성장하고 움직일 수 있다. 필연적으로 끼니를 챙겨야하는 사람의 몸과 그것을 이루는 음식의 중요성은 정작 아플 때 느끼는 경우가 많다.
<마지>의 김현진 대표 또한 한때 몸무게가 80kg에 달했다. 당시 달걀과 닭 가슴살, 과일만을 먹고 약 30㎏을 감량한 그녀는 저혈압과 우울증, 불면증에 시달렸고 병원을 전전한 끝에 닭에게 사용하는 항생제가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금 AI와 구제역 등 수없이 기사가 나오죠. 직접 양계장을 가보면 좁은 우리 안에서 동물들이 얼마나 아픈 상태인지 알 수 있어요. 사실 올해 뿐 아니라 매년 감염되는 것을 보면서도 우리는 또 무뎌져요. 너무 값싼 것만 추구하는 세상이다 보니 처우가 안 좋아요. 결국 그건 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되는데 말이에요” 건강한 먹거리가 우리의 몸뿐 아니라 동물, 더 나아가 환경까지 지킬 수 있는 생명평화밥상이라 부르는 이유다.
그런 연유로 김 대표는 병을 고치는 과정에서 불교윤리와 음식 공부를 같이 하게 됐고 국내에서 유일한 종교음식전문가로 <마지>라는 채식 음식점을 차리게 됐다.
먹고 살기 바쁜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몸을 챙길 수 있는 여유는 없다. 새해 다짐으로 운동과 다이어트를 결심하지만, 이내 얼마 못가 포기하게 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내 몸을 이루는 음식을 통해 건강한 몸을 이룰 수 있는 균형을 찾는 것이라는 김 대표.  
그녀는 그러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사찰음식에 기본을 둔 오신채(파, 마늘, 달래, 부추, 양파)가 없는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서초구가 지정한 건강 음식점
우리가 흔히 하는 오해가 하나 있다. 채식음식이라고 생풀 등을 날 것 그대로 먹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샐러드는 신선해 보이지만 오랫동안 섭취할 때는 몸의 체온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김 대표는 건강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한의사, 한약사, 의사들와 함께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음식이 갖고 있는 고유한 온도를 맞추고 어떤 사람이 먹어도 해가 되지 않는 음식을 지향하며 오픈하게 된 음식점이 <마지>다. 그래서 아토피 환자, 대사증후군, 당뇨, 통풍환자 등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식당이 된 것이다. 
<마지>는 한국전통채식을 추구하며 효소와 발효된 전통장만을 사용하며 음식의 간은 10년이상 발효시켜 나트륨이 없는 간장을 쓴다. “오히려 어린이들이 큰 연밥 하나를 다 먹을 정도로 더 좋아해요. 하지만 급식을 시작한 초등학교 3, 4학년만 돼도 싱겁다고 느끼죠” 처음 먹으면 심심하다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우리의 입맛이 오염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무구절판, 연밥정식, 버섯탕수육 등 막상 먹어보면 고기가 없어도 이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근처뿐만 아니라 대사관이나 대기업, 학회, 포럼 관계자들이 손님을 모시고 온다. 좋은 음식은 누군가에게 당당히 소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과 먹는 사람 사이에 신뢰 대신 돈이라는 매개체가 상존하는 시기에 그녀의 음식에 대한 가치관은 사람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음식점으로 거듭나게 한 이유일 것이다.

한식의 세계화
<마지>는 사찰, 한식 음식점이지만 실제로 불교신자 고객은 얼마 안된다. 오히려 이슬람교, 유대교, 자이나교, 기독교 등 다양한 종교 관계자들이 방문한다. 그 이유는 김 대표가 종교음식전문가로서 다양한 나라의 음식문화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단일민족이라고 하지만 이미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었죠. 나라마다 종교 코드가 다르잖아요. 그들의 문화에 맞게 대접해야 해요. 그런데 그 과정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아무도 없어요” 최근 동남아시아 각 지역에서 한국으로 오는 사람들이나 종교로 음식의 제한을 받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늘어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배려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우리의 한식이 외국에서 소개 될 때도 다른 종교의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한식을 소개해야 그들의 마음을 열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코셔, 즉 유대인들이 먹기에 합당한 음식이 없다. 그 요리는 식자재를 키우는 사람부터 유대인이어야 하고 만들기도 어렵다. 그만큼 깔끔하고 까다로운 음식을 먹는 유대인들과 이스라엘인이지만 포스팅을 보고 이곳을 찾아올 정도다. 또한 전 국민의 25% 이상이 채식주의자인 인도사람들도 우리나라에 방문할 때면 어김없이 <마지>를 찾는다고 한다. 
예로부터 만드는 사람은 먹을 사람을 생각하고, 먹는 사람은 만드는 사람을 생각하게 하는 ‘음식’이라는 이름은 그만큼 의미가 중요하다. 이렇게 외국인들이 찾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안전한 먹거리라는 신뢰가 바탕이 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조금만 조미료를 넣어도 맛있을 것 같은데’라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해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내 가족에게 만들어 준다는 생각으로 정직하게 정성을 다해 만들어야 합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종교음식 전문가로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면서도 당장의 이익의 추구가 아닌 마음으로 음식점을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마지> 김현진 대표의 성공 포인트
1. 미래를 그려봐라. 음식으로 인해 수많은 질병을 얻고, 아픈 후에야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 안타깝다. 건강한 음식은 사람들이 언젠간 찾는다.
2. 유혹에서 벗어나라. 조미료를 넣기 보다는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것에 대한 목표를 가지고 연구하고 개발하라. 그러면 풀 하나로도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고 그것은 차별화가 된다.
3. 음식을 만들 때 문화와 종교의 이해가 필요하다. 다양한 역사, 사회, 문화, 전통, 종교 등 음식에는 수많은 의미가 담겨있고, 그것들을 이해한다면 안목을 넓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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