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식당> 유동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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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식당> 유동율 대표
  • 방현민 기자
  • 승인 2016.04.01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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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돈보다 꿈과 열정이다
▲ <오미식당> 유동율 대표

취미로 시작했던 요리가 자신의 꿈이 됐고, 그 꿈이 현실로 이뤄져 앞으로의 목표가 된 사람이 있다. <오미식당>의 유동율 대표가 그렇다. 즐거움을 찾았던 취미가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게 만들었고 행복을 느끼게 만드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줬다.  

취미가 가져다준 인생의 변화
취미는 삶에서 꼭 필요한 활력소다. 남녀노소, 나이를 불문하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고된 일상 속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어디 있을까. 그런 취미를 직업으로 삼으면 어떨까? 
<오미식당>을 운영하는 유동율 대표의 얘기다. 유 대표는 대기업을 다니며 취미로 요리를 했다. “직장 때문에 회사 근처로 올라와 처음 자취를 시작했어요, 마포구 쪽이었는데 그쪽이 아주 유명한 난시청지역이었어요. 안테나론 TV가 나오질 않아 나와서 케이블이란 걸 처음 달았는데 채널이 100개 가까이 되더라고요. 그중에 ‘푸드TV’라는 채널이 있어요. 거길 보니까 온갖 요리사들이 나와 요리를 하는데 거기에 빠져들어 매일매일 봤어요. 계속 보다보니 이제 요리 이름만 들어도 레시피가 딱 나오고 막상 해보니까 맛도 잘 나왔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만들어줘도 맛있다고 하니 자신감도 점점 붙고 좋아하는 취미가 됐죠.”
유 대표가 요리를 직업으로 삼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결정적 계기는 올리브TV ‘마스터셰프코리아’란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였다. 대기업 퇴사 후 뜻이 맞는 동료와 함께 차린 언더웨어 사업이 승승장구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 우연히 TV에서 ‘마스터셰프코리아’ 요리 서바이벌 모집 광고를 봤다. 요리를 잘하니 한번 나가보라는 지인들의 권유와 함께 한번 도전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했던 프로그램은 그의 인생을 통째로 바꿔 놓는 계기가 됐다. 

달콤했던 꿈을 맛보다
유 대표는 예선전에서부터 심사위원들에게 전원 합격을 받아냈고, 요리 타짜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쟁쟁한 실력자들을 앞질러 나갔다. 매 라운드마다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고 준결승까지 올라갔지만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다. 프로그램의 연장선으로 마지막까지 살아 남았던 5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오프닝’이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까지 출연했다. 실력을 검증받은 참가자들이 식재료 재배와 조달, 레시피 개발, 레스토랑 경영까지 말 그대로 음식점을 창업하는 과정을 담은 방송이었다. 
그동안 요리를 단순한 취미로만 생각했던 유 대표는 음식을 만들어 돈을 받고 파는 것은 처음 경험해봤던 것이다. 장사란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고 그만큼의 가격을 돈으로 받는다는 동등한 관계라고 생각했지만 고객과의 소통은 그렇게 단순한 관계가 아니었다. “제 자신의 노력과 가치를 인정해주고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을 때 감동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었을 정도에요. 어떻게 보면 단순한 인사지만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창업을 하고 싶단 생각이 커졌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가 직장생활을 하다 사업을 진행했던 사람에게 갑작스런 외식업으로 전환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유 대표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은 불안한 사회에서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일이다. 마치 꿈같았던 생활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온 유 대표는 요리를 다시 취미로만 묻어두고 사업을 이어나가게 됐다. 

꿈은 현실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인생이 마냥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기에 유 대표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일정치 않은 수입과 경제적으로 다가오는 압박감에 힘들어하던 찰나 ‘마스터셰프코리아’의 우승자이자 동료였던 김승민 셰프를 찾게 됐다. “김승민 셰프는 저를 많이 챙겨주던 형이었어요. 제주도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기에 재충전의 시간도 갖고 반가운 사람도 만나기 위해 찾아갔죠. 그런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형의 음식을 맛보러 온 고객들이 끊임없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저도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고요. 하루 종일 서서 일해도 고객들과 소통만으로도 즐거운데 돈까지 벌고, 이보다 좋은 게 어디 있을까 생각했죠.” 
유 대표는 바로 김 셰프에게 자문을 구하고 창업을 준비했다. 유 대표가 ‘마스터셰프코리아’ 출연 당시 심사위원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은 질문에 직장인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밥집이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막연한 꿈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자신의 취미가 직업이 될 줄은 그도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꿈으로 인해 탄생한 곳이 바로 <오미식당>이다. 
점포를 오픈하기까지 과정은 절대 순탄치 않았다. 요리엔 제법 자신감이 있었지만 취미와 점포운영은 천지 차이였기 때문이다. 김 셰프의 도움을 받아 점포 오픈까지의 준비를 끝마쳤다 생각했다. 정식 오픈 전 먼저 지인들을 초청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음식을 준비하며 생각 이상으로 많은 어려움이 닥쳐왔다. 큰 밥솥으론 처음 밥을 해보기에 밥은 질고 계란말이는 팬에 눌러 붙고 레시피대로 만들었다 생각했던 메뉴는 전혀 다른 맛을 냈다. 적은 인원을 위한 요리만 해왔던 유 대표에게 정해진 시간 내에 대량생산을 해야 했던 점포의 시스템 적응이 어려웠던 것이다. 선배 창업가로서 유 대표의 어려움을 알고 있었던 김 셰프는 <오미식당>에 찾아와 점포 운영에 맞는 레시피와 시스템을 맞추고 나서야 제주도로 돌아갔다.

작은 디테일이 만드는 차이
<오미식당>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을 정성스럽게 담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맛의 균형을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유 대표의 철학을 담은 것이다. 맛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한쪽으로만 치우친다면 그건 요리사의 직무유기다. 조금은 늦더라도 정성을 들여 음식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유 대표는 직원을 뽑을 때도 빠른 사람보단 늦더라도 꼼꼼한 사람을 선호한다. 한국 특성상 뭐든 빨리빨리 하라고 다그치기에 빨리하는 사람을 일 잘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꼼꼼함은 맛의 균일과 환경, 청결과 직결되는 것이기에 조금 늦는 것이 당연하다. 
또 균일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더 많은 신경을 쓴다. 외식업이 가장 힘든 직업군으로 평가받고 있다. 셰프에 대한 열기가 뜨겁지만 그건 특정인이 뜬 것이지 아직도 열악한 환경은 그대로다. 그래서 <오미식당>은 휴일엔 영업을 하지 않는다. 직원들의 삶을 지켜줘야 뛰어난 맛이 나오기 때문이다. 음식이란 이런 작은 디테일들이 모여 큰 차이를 만든다. 같은 요리를 뛰어난 품질로 오래 이끌 수 있는 차이는 점포 운영과도 직결된다. 현재 가로수길과 현대백화점 2곳에 점포를 운영중인 유 대표는 지금보다 안정성을 갖기 위해 직영점의 개수를 조금 더 늘릴 계획이다. 어느 매장에 어떤 고객이 찾아와도 만족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디테일한 부분에 더욱 주력할 생각이다.

 

<오미식당>유동율 대표의 성공포인트 

1. 늦더라도 디테일을 놓치면 안 된다.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속도도 늘 것이다.
2. 고객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처음 창업을 시작하면 고객의 반응을 살펴볼 시간도 없다. 하지만 여유가 생길 때는 언제나 고객과 소통해야한다.
3. 정성이 느껴지는 음식을 만들어야한다. 고객들은 그 가치를 반드시 알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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