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경영을 하는 CEO가 결국에는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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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경영을 하는 CEO가 결국에는 성공한다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5.06.3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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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아시아코치센터 우수명 대표
▲ (주)아시아코치센터 우수명 대표 ⓒ사진 박세웅 팀장

우수명 대표가 남편인 정진우 대표와 함께 운영하는 아시아코치센터는 국내에서 대표적인 리더십 코칭센터다.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거치고 한국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무역회사 CEO를 했던 우 대표는 다년간의 코칭센터 운영을 통해 기업경영의 속살을 들여다봤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원칙 없는 CEO가 있는 기업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는 경험적인 지식을 날것 그대로 전달해줬다.

Q. 수많은 기업의 CEO와 임원들이 아시아코치센터를 거쳐갔다. 원칙 경영을 하는 CEO가 생각보다 적다고 들었다.
코칭을 15년 하면서 분명한 원칙을 갖고 경영에 임하는 CEO를 자주 보지 못했다. 원칙 경영을 하는 CEO는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아주 높았다. 반대로 원칙이 없이 임기응변으로 일관하는 CEO나 임원들은 일은 열심히 하고 어떻게든 해낸다는 책임감이 있는데 존경받지를 못한다. 그래서 성취감이 낮고 공허함과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 아시아코치센터를 찾은 CEO 및 임원들에게 감성평가 검사를 해보면 20~30% 정도만 회사 생활에 만족해 극히 낮은 수치를 보인다. 반면 역량평가는 대체로 높은 수치가 나온다. 거칠게 표현하면 역량평가는 행동력 평가, 감성평가는 행복도 평가다. 행동력은 뛰어난데 행복도는 낮다는 말이다. 이런 유형의 CEO들은 대부분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대답을 못한다.

Q. 일본에서 공부했는데 일본의 CEO들은 원칙경영을 얼마나 하는 편인가.
10대 시절 시골 마을에서 성장하면서 한국 사회의 리더십 부재를 느꼈다. 국내에서 롤 모델을 찾기 어려웠고 일본에 가려고 성인이 되고서부터 돈을 벌었다. 당시는 일본 경제가 세계 최고의 롤 모델이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몰려들었고 일본의 대기업들이 장학금도 많이 줬다. 열심히 공부하기만 하면 수업료 정도는 면제받기 쉬웠다. 거기에서 일본은 확실히 한국보다 훨씬 원칙 중심의 사회임을 느꼈다. 일본의 사회적 자본 축적 수준이 한국보다 월등했고 사회체제가 비교적 잘 작동되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당시 연구 결과를 보면 일본 기업의 임원들은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러 평가요소에서 윤리성이 높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정직하고 원칙을 고집했기에 높은 위치에 올랐다. 한국도 앞으로는 그렇게 된다. 원칙이 있는 임원이 CEO가 되고 성공할 수 있다.
Q. ‘정’을 기반으로 사회체제가 작동하던 한국은 전쟁 등으로 원칙보다는 기회주의가 득세한 측면이 있다. 앞으로는 한국도 변칙보다 원칙이 중요한 사회가 된다고 보나.
그렇다. 고신뢰 사회로 갈수록 변칙을 걸러내는 자동 조절장치가 있다. 변칙을 쓰면 언젠가는 주류에서 제외된다. 요즘 한국의 국무총리 인선 같은 고위공직자 청문회를 보라. 사기업은 공직만큼 변칙을 걸러내지 못하고 있지만 조금씩 달라질 조짐이 보인다. 대한항공의 ‘땅콩리턴’ 사태가 좋은 예다. 원칙 중심의 사회는 윤리적인 수사망이 잘 갖춰졌다고 보면 된다. 범죄 통계를 보면 범죄자가 사건을 한 번씩 더 저지를 때마다 검거될 확률이 비약적으로 커진다. 범죄 수법이 능숙해지는 속도보다 수사망이 좁혀지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범죄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 활동에서 변칙을 걸러내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Q. 원칙을 지켜야 하지만 원칙을 지키지 않아도 성공한 사례가 많고, 또 원칙을 고집하다가 실패한 사례도 많다는 반론이 있다.
원칙을 지켰지만 실패했다는 사례의 대부분은 원칙이 아닌 고집을 부리다가 그렇게 됐다고 여겨진다. 원칙은 고집과 다르다. 얼마 전에 한 대기업이 한국계 미국인 임원을 아시아코치센터로 보냈다. 이 임원은 회사에서 다른 직원들과 밥도 같이 안 먹고 회식도 안 나갔다. 그러니 일은 잘 하는데 평가가 나쁘게 나왔다. 그래서 코칭을 통해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원칙을 새롭게 만들었다. 자신이 다른 나라 기업에 와서 일하는데 자신의 원칙만을 따른다면 그것은 원칙이 아니라 고집이다.

▲ (주)아시아코치센터 우수명 대표 ⓒ사진 박세웅 팀장

Q. 한국 재벌기업은 원칙보다는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성장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런 임기응변을 본받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공룡처럼 거대해졌지만 활력이 떨어져 화석이 되어가는 일부 대기업을 보면, 소수의 애국심 충만, 무한열정 워커홀릭 임원과 나머지 보신주의 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신주의는 원칙이 없어도 된다는 사회 생활의 유형 중에서도 가장 나쁘다. 이들은 적당히 맞춰주면서 회사에서 생존한다. 일은 적당히 무리 없이 하므로 쌓아놓은 인맥을 통해 평가는 그럭저럭 좋게 나온다. 얼마 전에 임원 전부가 사표를 제출하고 일할 정도로 곪았던 상처가 터진 대기업이 언론에 보도됐다. 해당 조직을 코칭하게 됐는데, 원칙 실종의 보신주의 임원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렇게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는 논리가 통하는 기업은 미래가 어둡다. 반면에 원칙 있는 CEO 및 임원은 단기적으로 욕을 먹더라도 결국 무엇인가를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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