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체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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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체력전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4.01.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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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집 박미연 유기견 자원봉사 활동가

‘운동’, ‘봉사’, ‘나눔’, ‘행복’. 유기견 봉사활동을 하는 박미연 씨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설명하는 키워드로 꼽은 단어들이다. 그가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유기견 봉사와 환경보호 활동, 운동은 모두 지속가능성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묶인다. 그는 일도, 운동도, 봉사도 놀이처럼 즐긴다.

천사의 집 박미연 유기견 자원봉사 활동가 ⓒ 사진 유흥선 기자
천사의 집 박미연 유기견 자원봉사 활동가 ⓒ 사진 유흥선 기자

 

 
현재 동물보건사(동물병원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박미연 씨는 10여 년 전 유기견 입양을 계기로 직업까지 바뀌었다. 봉사와 운동이 취미라는 그는 ‘인생은 체력전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나눌수록 행복은 커진다!’라는 인생 가치관으로 하루하루를 힘차고 의미 있게 보내고 있다. 

 


유기견 입양이 바꿔놓은 업
박미연 씨는 10여 년 전 유기견을 입양하면서 유기견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유기견 봉사활동은 그의 취미뿐만 아니라 업 자체를 바꿔 놓았다.

“입양한 강아지가 학대받았던 경험 때문에 애견미용실에서 미용을 받을 수 없었어요. 미용실에 맡길 수 없어서 직접 미용을 해주려고 애견미용을 배웠고 애견미용사로 직업을 바꾸게 되었어요. 이후 동물병원 미용실에서 근무하던 것이 계기가 돼 간호사로 전업해 현재 10년째 동물보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일반 회사에 다니던 그가 동물보건사로 일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1살에 데려와 지금은 14살 노견이 된 강아지였다. 현재 그의 인생을 바꾼 강아지는 본가에서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고 그는 유기묘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지난 시간 동안 쌓아온 미용 기술과 의학 지식은 유기견 봉사활동 현장에서 톡톡히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천사의 집 박미연 유기견 자원봉사 활동가 ⓒ 사진 유흥선 기자
천사의 집 박미연 유기견 자원봉사 활동가 ⓒ 사진 유흥선 기자

가장 오래되고 좋아하는 취미
그를 만난 건 강동구에 위치한 유기견 보호소 ‘천사의 집’에서였다. 8마리의 개와 1마리의 고양이가 있는 그곳은 그가 격주로 쉬는 평일에 자주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곳이다. 인터뷰가 있던 날에도 쉬는 평일에 와서 보호소 청소와 정리, 밥과 약 먹이기, 산책 등 봉사활동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원래 이곳에는 농장에서 구조된 강아지 64마리가 있었어요. 소장님이 사비를 들여 구조한 건데 모두 잘 돌봐서 떠나보내고 이 아이들만 남은 거예요. 현재 소장님 건강이 안 좋으신데도 이 아이들까지는 책임지겠다고 해서 봉사자들과 근근이 운영을 이어가고 있어요. 다들 건강하고 심리적으로도 안정돼 있어요.”

사설 유기견 보호소는 봉사자들의 도움과 후원으로 유지되는데 아직 봉사활동에 대한 인식이 대중화되지 않아 항상 봉사자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봉사활동은 특별한 누군가만 하는 어려운 활동이 아니에요.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즐길 수 있어요. 따뜻하고 보람찬 취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분이 아셨으면 좋겠어요.”

그에게 봉사활동은 수많은 취미활동 가운데 가장 좋아하고 하고 나면 뿌듯한 일이다. 저녁 모임에서 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갈 때면 헛헛한 느낌을 많이 받지만 봉사활동은 오히려 집에 돌아갈 때 더 뿌듯하고 따뜻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저는 유기견 봉사활동을 10년 동안 꾸준히 해왔어요. 유기견을 돌보고 돌아갈 때면 하루의 힐링을 하고 가는 느낌이 들어요. 유기견 봉사활동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오래된 취미예요.”


일도 운동도 봉사도 놀이처럼
그는 유기견 봉사활동 외에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활동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이벤트성이 아닌 출근 전 동네나 등산길에서 플로깅을 지속하고 있다.

“1년 6개월 전 제가 즐기는 조깅 코스에 버려진 쓰레기를 모른 척 운동하다 점점 쌓이는 쓰레기를 참지 못하고 주우면서 플로깅을 시작했습니다. 플로깅을 특별하거나 거창한 환경보호 활동이라기보단 시간이 날 때 하는 운동이자 취미로 생각해서 지속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를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또 하나가 운동이다. 그동안 꾸준히 등산, 복싱, 주짓수, 클라이밍, 마라톤, 웨이트, 프리다이빙, 필라테스 등 다양한 운동을 해왔다. 그의 활동과 에너지를 보고 있으면 나눔과 봉사의 힘이 체력에서 나온다는 인상도 받는다.

“운동으로 건강과 활력을 충전해 체력이 충분해야 제가 하고자 하는 일, 나눔, 봉사 등을 원하는 때에 원하는 시기까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봉사활동의 기쁨과 보람이 무언가를 갈망하고 소유했을 때 오는 기쁨보다 크다고 말한다. 

“내 도움이 필요한 곳에 무언가를 주었을 때의 기쁨과 보람이 훨씬 크기에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올해도 지금까지처럼 일도, 운동도, 봉사도 놀이처럼 즐기면서 꾸준히 이어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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