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속 ‘용(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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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 ‘용(龍)’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4.01.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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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ⅠⅠ2024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

설화에서 용은 그 자체로 주인공보다 신이나 영웅의 조력자로 자주 등장해왔다. 강우, 예언, 질병 치료 등 다양한 역할을 해온 용은 때로는 앞으로 일어날 일의 징조가 되기도 했다. 속담과 신화에서 용이 어떻게 등장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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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하면 떠오르는 속담 15

◦  개천에서 용 난다 : 미천한 집안이나 변변하지 못한 부모에게서 훌륭한 인물이 나는 경우를 이른다.

◦  용 될 고기는 모이 철부터 안다 : 잘될 사람은 어려서부터 남달리 장래성이 엿보인다는 뜻이다.

◦  용이 물 잃은 듯 : 용이 물을 잃고는 살 수 없는 것처럼 살길이 끊어져 상황이 몹시 궁색해진 것을 뜻한다.

◦  구슬 없는 용 : 쓸모없고 보람 없게 된 처지를 비유하는 말이다.

◦  용 못 된 이무기 : 의리나 인정은 찾아볼 수 없고 심술만 있어 남에게 해만 끼치는 사람을 뜻한다.

◦  용 못 된 이무기 방천 낸다 : 못된 사람은 못된 짓만 한다는 뜻이다.

◦  용 가는 데 구름 가고 범 가는 데 바람 간다 : 반드시 같이 다녀서 둘이 서로 떠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  용검도 써야 칼이지 : 아무리 훌륭한 물건이라도 실제로 쓰지 아니한다면 쓸모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  용대기 내세우듯 : 사소한 재주가 있다고 해서 걸핏하면 그것을 내세우며 자랑하는 경우를 이른다.

◦  용미에 범 앉은 것 같다 : 위엄이 있어 남을 억압하는 듯한 인상을 지닌 사람에게 비유적으로 쓰는 말이다. 

◦  용이 개천에 빠지면 모기붙이 새끼가 엉겨 붙는다 : 아무리 좋은 처지에 있던 사람이라도 불행한 환경에 빠지게 되면 하찮은 사람에게 모욕을 당하게 된다는 의미다.

◦  늦바람이 용마름 벗긴다 : 늦게 불기 시작한 바람이 초가집 지붕 마루에 얹은 용마름을 벗겨갈 만큼 세다는 의미로 사람도 늙어서 한번 바람이 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음을 뜻한다.

◦  미꾸라짓국 먹고 용트림한다 : 시시한 일을 해 놓고 큰일을 한 것처럼 으스대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른다.

◦  자가사리 용을 건드린다 : 힘이 약한 것이 자기 힘으로 상대할 수 없는 강한 것을 함부로 건드린다. 

◦  용이 여의주 얻고 범이 바람을 타는 것과 같다 : 무슨 일이나 뜻한 바를 다 이뤄 두려운 것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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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점정
용을 그리고 마지막에 눈동자를 찍어 넣는다는 의미로 일의 마무리를 완벽하게 끝냈다는 것을 뜻한다. 가장 중요한 일을 성취하는 것이나 중요한 일을 이루기 위해 가장 마지막에 하는 일을 말한다. 옛 중국의 유명한 화가 장승요가 용을 그린 후 눈동자를 그려 넣자 천둥번개가 요란하게 치더니 용이 살아 벽을 박차고 나와 하늘로 올라갔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어떠한 일이든 최후의 중요한 부분을 마무리함으로써 그 일이 완성되는 것이다. 


용두사미
용 머리에 뱀 꼬리를 뜻하는 용두사미는 시작은 거창하지만 끝이 보잘것없이 흐지부지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용은 대단한 동물로 뱀은 하찮은 동물로 비유하는 데서 생긴 말이다. 이는 초심을 잘 유지하고 꾸준히 노력해야 결과가 좋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비슷한 말로 있는 듯 없는 듯 흐지부지한 모습을 의미하는 ‘유야무야’가 있다. 


등용문
과거 보통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등용문에 들어갔다고 말한다. 등용문은 중국의 황허강이 산시성 부근에서 3단계 높은 폭포를 이루는데 마지막 3단계의 폭포에 잉어가 올라가면 용이 된다고 해서 이 3단계의 문을 용문이라고 한 데서 비롯됐다. 보통 대학을 등용문이라고 부른 것은 과거 대학에 들어가면 쓰임의 방향이 더 넓어져 출세길에 들어서는 것이란 의미에서다. 


용알뜨기
용알뜨기는 정월대보름이나 새해 첫 용날 새벽에 여성들이 물에서 용알을 떠 오는 세시풍속이다. 예로부터 물은 생명의 근원이자 농경사회의 필수 요소였는데 음력 정월 14일 밤이면 하늘의 용이 육지로 내려와 우물에 알을 낳는다는 믿음에서 생겨난 풍속이다. 부녀자들은 우물에 가서 닭이 울 때를 기다렸다가 용알, 즉 물을 떠왔는데 우물이나 샘에 가서 가장 먼저 물을 떠 오면 운수가 좋고 그 물로 밥을 해 먹으면 무병장수한다고 믿었다. 보름달, 물, 알, 여성이라는 키워드에서 알 수 있듯 생명과 풍요의 원형적 상징으로 이뤄진 민속이다. 

 

   왕의 상징 
용은 우리나라 왕조에서 왕의 상징이었다. 광개토대왕릉비에는 동명성왕이 황룡을 타고 승천했다는 기록이 있고 신라의 문무왕은 죽으면 동해의 용이 돼 나라를 지키겠다는 말을 남겨 사후 바다에 장사를 지냈다는 설화가 내려온다. 

   용연리 설화
황해도 옹진군 용연리에 있는 큰 우물에는 용과 관련한 이야기가 내려온다. 어느 날 상여가 지나다가 우물 옆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갑자기 땅이 울면서 큰 구덩이가 생기고 흰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 그 뒤로 마르지 않는 못이 되었고 이를 기려 마을을 용연리라고 불렀다. 설화 속에서 용은 농경사회에서 비를 내려주거나 물을 다루는 존재로 숭배의 대상이었다. 용이 승천할 때는 큰비가 내리는데 민중의 고민인 가뭄 해소라는 맥과도 닿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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