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윤 대표
Profile
건강한 맛에 집중하다
어린 시절 최낙윤 대표는 경제적 자유를 이룬 백수가 꿈이었다. 부자가 되어 자유로운 삶을 누리고 싶었던 소년은 여행을 통해 세계 곳곳을 누볐다. 그에게 북미 여행은 멕시칸 음식의 맛을 알게 했고, 인생의 새로운 길로 그를 안내했다. 건강한 음식을 통해 진정성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던 최 대표는 한국에서 가장 든든한 멕시칸 밥심을 선보였다. 그리고 지금 그는 또 다른 여행길에 오르기 위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미각을 익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가 한창이던 지난 2014년. 최낙윤 대표는 친구와 함께 송파구 일대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했다. 자본이 넉넉지 못한 청년이 창업 아이템으로 선택할 방법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꼭 매장이 아니더라도 요리가 가능한 공간이라면 음식을 팔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는 첫 창업을 강행했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아이템을 찾던 중에 그가 선택한 메뉴는 소고기꼬치였다. 다행히 당시 반응이 좋아 방송국 케이터링이나 행사 때 찾는 메뉴로 주문이 쏟아졌다. 최 대표에게 푸드트럭의 경험은 시작은 미미했지만 맛있는 음식이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줬다. 하지만 메르스란 감염병은 첫 창업을 지속하는 데 큰 어려움을 가져다줬다.
이후 최 대표는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관건은 자본력이었다. 소자본으로 인건비를 줄이고, 한정적인 평수에서 빠른 조리, 포장, 배달시스템이 가능한 아이템을 찾는 게 중요했다. 창업 아이템에 골몰하던 그가 해답을 찾은 것은 여행의 기억이었다. 북미 여행을 하던 중 맛봤던 <치폴레>가 떠올랐다.
미국의 서부식 멕시코 프랜차이즈 음식점인 <치폴레>는 미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브랜드다. 본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주문이 가능하고, 특히 건강한 재료를 사용하는 음식점으로 명성이 높다. 최 대표는 <치폴레>의 맛과 건강한 식재료를 추구하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당시 우리나라에 개점한 멕시칸 음식점들은 대부분 가격대가 높아 대중적인 음식으로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그는 합리적인 가격에 건강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국에 제대로 된 멕시칸 음식을 만들고 싶었다.
당장 집에서 메뉴 개발을 시작한 최 대표는 멕시코 대표 돼지고기인 ‘까르니따스’를 8시간씩 저온조리하면서 레시피의 틀을 만들어갔다. 그리고 주변 친구들의 피드백으로 레시피를 완성했고, 창업의 자신감을 얻었다. 그렇게 약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16년 9월. 그의 첫 번째 브랜드인 <갓잇>이 세상에 나왔다.
내실있는 직영점을 만들다
최 대표는 자신이 만든 멕시칸 음식을 세계에 내놓고 싶었다. 자신의 사업 목표를 구체화하니 브랜드 네이밍에도 속도가 붙었다. 글로벌 브랜드로 영어식 네이밍이 떠올랐고 가장 대중적인 미국식 표현인 “I got it!, You got it!”의 뉘앙스를 입혔다.
그리고 제우스신의 모습을 형상화한 로고 디자인으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완성했다. 브랜드 <갓잇>은 영어식 표기 ‘GOD EAT’을 사용하고 ‘사막에서 유일한 신은 오아시스다’라는 스토리텔링을 더해 브랜딩을 완성했다. 또한 <갓잇>은 외식업계의 오아시스가 되고자 인테리어 콘셉트 역시 사막의 오아시스로 연출했다. 그렇게 하나의 통일된 브랜딩을 입힌 <갓잇>은 2016년 9월 1호점 대치점을 출점했다.
대치동 학원가란 상권의 특성으로 개점한 대치점은 학원 입시생들에게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학원가의 단체 주문이나 매년 새롭게 유입되는 고객층 확보 등은 매장 운영에 유리한 특성이었다. 하지만 작은 점포에서 시작된 1호점은 몰리는 고객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었다. 고객이 몰리는 시간이면 주문에서 음식 제공까지 40분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
또한 당시 1호점 대치점은 고객이 직접 원하는 재료를 추가하거나 빼는 커스터마이징 방식으로 운영했다. 그러다보니 통일된 매뉴얼의 프랜차이즈 시스템화가 쉽지 않았다. 또한 고객에게는 생소한 운영 방식이 독이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금이야 커스터마이징 방식이 대중화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고객에게는 생소했어요. 맞춤형 음식을 제공한다는 의도였지만 결국 고객은 이용하기 불편한 매장으로 인식했고, 매출 역시 급락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약 2년간 운영한 1호점 대치점은 쓸쓸한 성적표를 받고 퇴장했다. 하지만 당시의 경험은 점주로서 A부터 Z까지를 알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고, 고객과의 소통이야말로 점주로서 반드시 갖춰야 하는 자세임을 배우게 된 경험이었다.
<갓잇>의 정체성
이후 최 대표는 시스템과 매뉴얼의 중요성을 깨닫고 사업의 방향성을 바꿔나갔다. 또한 상권에 있어서 고객 유입에 따른 정확한 타깃층과 상권 형성은 매출 신장에 있어서 불가결한 일임을 깨달았다. 그렇게 선택한 <갓잇>의 상권은 주택가와 인접한 상권이었다.
그 결과 비싼 임대료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고, 매장 인테리어 역시 주변 환경과 유연한 조화를 이루게 됐다. 이후 최 대표는 가맹점의 개설보다는 내실 있는 직영점 운영을 통한 단단한 브랜딩을 이어갔다. 대치점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개선사항들을 2호점 송리단길점에 적용했다.
2017년 12월, 최 대표는 탄탄한 메뉴 라인업과 <갓잇>만의 정체성이 담긴 인테리어로 2호점 송리단길점을 완성했다. 이후 기본기에 충실한 직영점을 하나씩 개점하면서 최 대표는 음식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갓잇>은 타 멕시칸 음식과는 달리 모든 메뉴에 탄수화물이 포함돼 있다. 특히 건강 쌀인 ‘바스마티쌀’을 수입해 사용하는데 바스마티쌀은 좋은 탄수화물을 비롯해 단백질, 섬유질 등이 풍부해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균형있는 5대 영양소를 기본으로 한 메뉴 구성에 채소와 고기의 적당한 비율로 과하지 않은 포만감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한국인 입맛에 맞는 자체 소스를 제작해 좀 더 대중적인 멕시칸 음식을 완성했다.
‘신이 먹을 만큼 맛있고 건강한 멕시칸 푸드’라는 기본 이념하에 <갓잇>의 모든 메뉴에는 신선한 채소와 랜치 소스로 재해석한 멕시칸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그 결과 <갓잇>의 정체성은 대중적인 멕시칸 음식과 더불어 사막의 오아시스를 재현한 인테리어로 귀결된다.
최 대표는 지역별 <갓잇> 매장의 인테리어를 조금씩 달리 연출해 고객에게 같은 음식이지만 다른 콘셉트의 공간인 <갓잇>을 경험하게 했다. 성수 홀리워터점의 경우 사막 속 오아시스의 물이 흐르는 분수대를 연출해 지점 명의 브랜딩을 극대화했고, 공간별 선인장의 조경과 부식 간판을 활용한 외관 인테리어로 <갓잇>의 브랜딩을 완성했다.
최 대표는 인테리어가 고객을 모시는 최소한의 환경적인 투자와 예의라고 강조한다. 이런 이유로 매장의 주방 동선과 근무 환경 역시 매장 직원에게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한다. 결국 <갓잇>의 인테리어는 지친 도심 속 일상을 벗어나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새롭고 편안함을,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멕시칸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가맹사업의 시작
1호점 대치점을 개점한 지 8년이 지난 지금까지 <갓잇>의 매장 수는 총 12개. 2017년 2호점 송리단길점 이후 올림픽공원점, 성수점, 연남점, 도산공원점, 일산점, 안국점, 동탄라크몽점, 용산점, 성수점 등 작년까지 매년 꾸준히 매장을 늘려왔다.
그리고 지난달 의정부민락점을 개점했고, 곧 강남점의 오픈을 앞두고 있다. <갓잇>은 개점 수보다 내실있는 매장 운영에 집중한 결과 각 매장은 지역 맛집으로 불리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 없이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와 맛으로 매장을 운영한 결과 고객의 재방문률이 높은, 긴 대기행렬이 기본인 음식점으로 알려지게 됐다.
특히 최 대표는 합리적인 가격의 멕시칸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초심을 이어가고자 지금까지 단 두 번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갓잇>은 코로나19 펜데믹에도 고객의 자발적인 SNS마케팅의 입소문으로 매출 상승을 이어갔다.
최 대표는 그동안 이뤄낸 직영점의 성적표를 바탕으로 올 6월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8년간 <갓잇>은 가맹사업에 적합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높은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만들었고, 리스크의 최소화를 이룰 수 있는 노하우를 얻었다. 그 결과 레시피와 서비스, 운영 노하우 등 동일한 매장에서 동일한 퀄리티를 제공하는 매뉴얼을 완성했다.
“<갓잇>은 투명성을 바탕으로 정직한 운영을 하는 본부가 되고자 합니다. 기본기에 충실한 탄탄한 본부로서 엄격한 가맹 커리큘럼을 통해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는 가맹사업의 모델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25평 기준 <갓잇> 가맹점 개설에 필요한 가맹비는 3,000만 원에 로열티는 5%다. 비교적 높게 측정된 가맹비는 본부와 점주 모두에게 책임감 강한 가맹사업을 선보이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갓잇>의 가맹점 1호점은 지난 6월에 개점한 용인 보정카페거리점으로 이곳 점주는 <갓잇>의 원년 멤버다. <갓잇>의 오랜 노하우를 익힌 직원이 점주로 탈바꿈한 첫 번째 모델로 <갓잇> 가맹사업의 성공 출사표가 던져진 셈이다.
초심의 마음으로
사업 초반 최 대표는 자기계발서나 성공 인물의 자서전을 통해 동기부여를 얻곤 했다. 하지만 성공의 원론적인 결론들에 지루함을 느낀 그에게 새로운 자극제는 주변 사람들이다. 각자 자리에서 성실한 삶을 사는 지인들의 모습에서 그는 초심을 다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창업은 도전과 실행의 연속이었다.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실행한 결과 지금의 위치에 올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갓잇>의 기업 이념은 ‘투명 경영’, ‘기본의 충실함’, ‘꼼꼼하고 단단한 운영’이다. 최 대표는 점주들에게도 ‘정직’, ‘깨끗’, ‘친절’, ‘초심’을 늘 강조한다. 가장 기본이면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이라고 그는 말한다.특히 본부는 체계화된 매뉴얼을 바탕으로 식·부자재 관리, 레시피 준수, 음식 플레이팅, 고객 서비스 등 매장 안에서 이뤄지는 모든 사항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재료마다 라벨 스티커를 부착해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을 철저히 준수하고, 냉장·냉동고의 온도 체크 또한 수시로 진행한다. 무엇보다 고객 응대에 필요한 직원의 복장, 청결, 말투, 인사법 등의 철저한 교육을 통해 고객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본부는 가맹점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점주는 고객과 점포를 최우선으로 한다면 <갓잇>이 추구하는 상생의 톱니바퀴는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최 대표는 말한다. 하지만 그는 무리한 개점보다는 검증된 점주들의 한정된 개점을 통해 본부와 점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가맹사업에 따른 공격적인 마케팅은 지양하되 <갓잇>을 직접 체험한 고객이 점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초심으로 돌아가 <갓잇>을 글로벌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갓잇>은 올해 말 미국 상표권 획득을 앞두고 있어 추후 미국으로의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최 대표는 뉴욕이나 LA 등지에서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식이나 가맹점, 푸드트럭 등의 다양한 형태 중 하나의 모델로 <갓잇>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최 대표는 지금까지 미각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기부사업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