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과 프랜차이즈 생태계 변화의 바람 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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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과 프랜차이즈 생태계 변화의 바람 불 것
  • 조수연 기자
  • 승인 2021.01.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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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특집 01Ⅰ2021년 창업과 프랜차이즈 시장 전망 :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2020년은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세상이 리셋된 느낌이다. 다시 설계하고 방향을 재설정하고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야 하는 세상이 불과 1년에 걸쳐 일어났다. 낯설기만 하던 코로나와 팬데믹이라는 용어가 일상용어가 되었다. 하루하루 늘어가는 감염병 확진자는 사람 사이 소통방식을 무너뜨렸다. 학교는 교실을 와해시키고 온라인 학습으로 대체되는가 하면, 기업의 회의와 수많은 모임은 화상회의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감염병 위기는 더 많은 것을 바꿔 놓을 것 같다. 백신과 치료제가 나와서 결국 인류가 바이러스를 극복한다고 하더라도 후유증은 오래갈 것이다. 도도한 변화의 소용돌이는 삶과 사회의 작동방식을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 사진 창업미디어그룹 DB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 사진 창업미디어그룹 DB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것 중 자영업자 생태계에 미친 여파가 가장 크다. 700만 소상공인의 생계가 위태로워졌다. 40만 프랜차이즈 가맹점 또한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빠르게 비대면 소비로 트렌드를 바꿔버렸고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갈 길을 잃었다. 정부는 재난지원금과 세금 감면, 월세 지원이라는 궁여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처방이라기보다는 단기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 경쟁력을 잃은 자영업자 폐업 점포가 하루하루 늘어나고 시름에 빠진 자영업자의 앞날은 더 불투명해졌다. 

프랜차이즈산업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은 마찬가지다. 음식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업종과 매장 중심의 영업을 하는 업종의 희비는 부차적이고 단기적인 문제다. 소비 트렌드는 급격하게 변하고 배달앱 등 새롭게 등장한 스타트업 기업의 혁신적인 고객과의 소통방식은 전통적인 프랜차이징 방식을 하부구조화 시켜버렸다. 프랜차이즈산업의 시작은 기존 전통적인 유통방식을 뛰어넘는 유통혁신이었다. 이제 진부화된 프랜차이징은 새로운 유통채널에 혁신적인 지위를 내주고 방황하는 처지가 됐다. 갑을관계 프레임과 원가공개 논란 등 규제의 칼바람은 프랜차이즈산업을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변화의 파고를 넘어야 
코로나19는 IoT, Big data, 로보틱스 등 새로운 기술의 등판을 빠르게 앞당겼다. 매장 안의 서빙로봇이 낯설지 않다. 비대면 주문과 결제는 매장 안과 밖을 하나로 통합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인 가맹점의 확산모델은 더 이상 프랜차이징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을 것이다. 답은 옴니채널 구축에 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온라인 가상매장과 오프라인 매장을 어떻게 통합하고 소비자의 트렌드와 요구를 충족할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다.

배달앱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통채널이 소비자 속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랜차이즈산업은 한참 뒤쳐져 있다. 옴니채널의 구축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프랜차이징 운영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것에서 출발한다. 온라인 가맹점과 오프라인 가맹점의 통합과 역할분담은 기존의 영업지역과 가맹점의 역할 재설계를 요구한다. 그 이전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개념과 기능을 새롭게 정의 내려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다. 

 

혁신적인 안전과 위생, 유통채널을 탑재해야 
한편, 코로나19는 안전과 위생의 개념 또한 바꿔놓았다. 단순한 퍼포먼스 차원의 위생이 아니라 원재료의 조달과 생산, 물류와 가공, 소비자 서비스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서 수준 높은 안전과 위생 수준의 준수를 요구할 것이다. 단순히 매장과 주방의 청결이 문제가 아니다. SCM 전반에 걸친 새로운 설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프랜차이징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유통채널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혁신적인 안전과 위생, 유통채널을 탑재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기업의 존재 이유이자 목적인 된 시대에 프랜차이즈 기업 또한 자유롭지 않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불이웃 돕기라는 퍼포먼스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출발은 소비자 권리에 있으며 소비자를 위한 최선의 안전과 위생을 제공한 의무가 기업에게 있다는 점을 잊으면 안된다. 코로나19 상황은 기업에게 더 이상 면책을 주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인류의 위기는 환경 위기에 있다. 탄소배출과 지구온난화 문제는 국제사회의 이슈이자 미래세대를 위한 이슈다. 코로나로 플라스틱 등 환경 위해 물질의 사용이 대폭 늘었다. 기업이 추구해야할 가치가 현재의 소비자 만족뿐만 아니라 미래 소비자 가치도 소중하다면 현재의 환경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찾는 것도 의무 중 하나다. 단지 정부의 강력한 처벌에 마지못해 따르는 그린 워싱(green washing, 친환경 이미지로 기업을 포장하는 행위나 보여주기식 그린마케팅의 유형)으로는 미래가 없다.

기업의 가치사슬 전반에 친환경 DNA를 심어야 한다.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환경에 달렸다는 점을 특히, 소비자를 최종 대상으로 하는 B2C 비즈니스를 주요 채널로 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단순히 플라스틱 덜 쓰기, 비닐포장 안 쓰기의 범주를 넘어선 가치체계 전반을 리뉴얼해야하는 것을 말한다. 제품과 서비스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친환경 패러다임 속에서 출발해야한다는 것이다. 


가치의 본질에 더욱 충실해야 할 것 
인류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슬기롭게 코로나 위기를 탈출한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 그래서 2021년은 새로운 출발의 원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지난 1년간의 고통과 고난의 시간의 끝도 서서히 보일 것이다. 그런데 포스트코로나는 그 이전으로 완벽하게 세상을 돌려 놓지 않을 것 같다. 너무 많은 것을 잃었고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고 앞으로 다가올 더 큰 위험도 잠재적 공포로 남을 것이다. 프랜차이즈 산업도 여기서 자유롭지 않다. 미래에 있을 법한 비대면 접촉 방식은 낯설음에도 불구하고 효율성과 안전성을 증명했다. 포스트코로나에도 비대면 접촉 방식은 계속 진화할 것이며 프랜차이즈기업 또한 비대면 비즈니스의 폭을 확장해야 할 것이다.

프랜차이즈 가치창출의 근본적 재설계가 필요하다. 많은 가맹점 수에서 지속가능한 가맹점과 옴니채널을 구축함으로써 온, 오프 통합 채널을 구축하는 프랜차이즈기업이 살아남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안전과 위생, 친환경 패러다임은 선택이 아니라 기업 생존의 필수가 되었다. 그렇게 세상의 작동방식이 바뀔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치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즉, 소비자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첨단 기술을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기본에 충실하지 않으면 선택받을 수 없다.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발견하라 
따라서 섣부른 창업과 유행성 창업이 아니라 내공이 있고 소비자 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준비된 창업이라야 성공할 수 있다. 변화의 트렌드를 간파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본질을 추구하는 것을 조화롭게 다루는 것이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자에게 필요하다. 

2021년은 자영업과 프랜차이즈 생태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창업은 점차 그 자리를 잃을 것이고, 자영업자 총량은 감소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산업 또한 양적 팽창에서 질적 변화의 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본다.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빨리 철수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결국 혹독한 겨울을 견딘 생명체가 살아남는다는 것. 야속할지 모르겠지만 코로나가 우리에게 준 숙제 중 하나다. 많은 프랜차이즈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이 혹독한 시련의 계절을 견디고 꽃 피는 봄에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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