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를 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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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를 전해요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0.11.1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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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죽&비빔밥 카페> 상일동역점 이은주 점주

창업은 어렵고 두려운 길이다. 준비 없이 뛰어든다는 건 큰 모험이라는 걸 잘 알고 있는 이은주 점주는 <본죽&비빔밥 카페>에서 미리 일하면서 스스로의 적성도 테스트했다. 브랜드와 잘 맞으면 더 즐겁게 일할 수 있어서다. 초짜 창업자면서도 여유있고 대범한 태도는 수년간 쌓은 경험에서 나온다.

본죽&비빔밥 카페 상일동역점 이은주 점주  ⓒ 사진 이현석 팀장
본죽&비빔밥 카페 상일동역점 이은주 점주 ⓒ 사진 이현석 팀장

 

창업을 하고 싶다면 최소한 6개월은 직접 일하라는 조언이 있지만, 실제로 실천에 옮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은주 점주는 무려 3년 가까운 시간을 <본죽>에서 직원으로서 일하면서 철저하게 준비했다.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지만 강한 마음으로 버티겠다는 각오로 내공을 쌓고 있다. 

 

본오더라는 한 수
상일동역점 이은주 점주는 지난 2월 오픈하자마자 코로나19라는 위기에 부딪혔다. 가맹 교육을 받는 중에 코로나19가 발생했지만 이렇게 오래 갈 거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어 3월에 크게 확산되면서 처음으로 위기를 맞았다.

상일동역점은 홀 방문과 포장 고객이 대부분인데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뉴스만 나와도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확 줄었다. 배달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 본사에서 본오더라는 자체 배달앱이 출시됐다. 포장 뿐 아니라 배달까지 할 수 있게 되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게 되어 한시름 덜었다.

<본죽>, <본도시락>, <본설> 등 본아이에프 자체 배달앱으로 아직 널리 알려지진 않았는데 본사에서 배달비 0원 프로모션, 무배데이 등 이벤트를 통해 점점 널리 알려지고 있다. 이럴 때 <본죽> 브랜드를 선택하길 잘 했다는 판단이다. “믿음이 없으면 사업은 시작하지 못하죠. 특히 프랜차이즈는 어려울 때 본사에서 힘을 줘야 잘 운영할 수 있어요.”

 

본죽&비빔밥 카페 상일동역점 이은주 점주  ⓒ 사진 이현석 팀장
본죽&비빔밥 카페 상일동역점 이은주 점주 ⓒ 사진 이현석 팀장

위로의 음식
<본죽&비빔밥 카페>을 택한 데는 또 다른 배경이 있다. 지인의 소개로 <본죽>을 알게 된 이은주 점주는 언젠가 내 가게를 갖겠다는 꿈을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게 됐다. 간호사로서 병원에 근무하면서 미래의 꿈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인 가게에서 일하던 어느 날, 막 문을 잠그려는 순간 누가 급하게 달려와서 죽을 끓여달라고 요청했다.

‘아내에게 이거라도 먹여야겠다’라면서 꼭 해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하는 모습에  퇴근을 미루고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 고객이 털어놓는 속사정을 듣고 죽과 함께 위로를 전하면서 ‘이 일이 내가 할 일이구나’라고 새삼 다짐했다. “죽은 위로의 음식입니다. 갓난아기도 병자도 노인도 맛있게 잘 먹을 수 있어요. 간호사로서 병원에 근무하면서 아픈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죽을 먹고 기운을 북돋웠어요.”

아이들이 어릴 때는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주말에만 지인 가게로 가서 일을 배웠다. 주말마다 쉬지도 못하고 지방까지 가야 했지만 내 가게에 대한 꿈으로 힘들다고 여기지도 않았다. 이 점주는 3년 가까운 시간을 평일주말없이 일에 몰두하면서 철저하게 준비한 끝에 <본죽&비빔밥카페>를 오픈한 것이다.


힐링 푸드라는 것 
“<본죽>은 힐링입니다. 한창 일을 배우고 있을 때 고객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면 때 어르신들이 먹으면 힘난다, 기분좋다 이렇게 말씀해주세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꼭 서울 우리집 근처에 <본죽> 가맹점을 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드디어 ‘사장님’이 된 이은주 점주는 직원일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며 무엇보다 알아야 할 것이 많다고 얘기했다. 매장을 꾸리는데 소소하게 돈이 자꾸 들어가는 건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 또 주방에서 하는 일도, 홀에서 생기는 일도 알아야 대처가 가능하고, 고객은 물론 직원과 협력업체와도 소통을 잘 할 수 있어야 했다.

이 점주는 특히 사장과 직원이란 관계를 떠나서 일할 때는 같은 입장임을 강조한다. 서로 소통해야 정말 맛있게 끓인 죽이 나온다는 것이다. 얼마 전부터는 ‘배달의 민족’을 통한 배달도 시작해서 더욱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고객이 쓴 리뷰를 확인하고 댓글을 달아주는 피드백이 처음엔 스트레스였는데, 지금은 반성하고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오픈한지 벌써 10개월, 오픈하자마자 덮친 코로나19에 대해서도 내성이 생겼다. 지금은 더 큰 위기를 대비하는 시기, 자생력을 키우는 시기라는 다짐이다. 즐겁게 일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위로의 음식을 전할 수 있다면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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