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저트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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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저트의 길
  • 곽은영 기자
  • 승인 2018.09.2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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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부인> 김명숙 대표

김씨 성을 가진 이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전통 다과상을 낸다는 의미를 담은 한식 디저트 카페 <김씨부인>. <김씨부인> 김명숙 대표는 서래마을에서 한식 디저트의 대중화를 위해 조용하고 성실하게 카페 운영을 하고 있다. 

▲ <김씨부인> 김명숙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서래마을에 위치한 <김씨부인>은 한식 디저트 카페이다. 이곳을 찾는 이는 2030세대부터 나이가 지긋한 노년층까지 다양하다. 때로는 외국인이 때로는 4대가 함께 공간을 방문할 만큼 고객층이 다양하고 두터운 <김씨부인>을 지키고 있는 김명숙 대표를 만났다.  

 

한식 디저트의 세계 
<김씨부인> 김명숙 대표는 한식 디저트를 배우기 전부터 한식과 중식을 따로 배울 정도로 요리에 취미가 있었다. 그가 전통 다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히 취미로 떡 만드는 법을 배우게 되면서다. 배우는 김에 폐백과 이바지 음식까지 배웠다는 김 대표는 한식 디저트의 무궁무진한 세계에 말 그대로 ‘빠져버렸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집에서 직접 떡과 유과 등 주전부리를 만들어 주셨다”고 말하는 그는 “나이가 들어 직접 떡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면서 떡의 종류가 그 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다는 것과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 우리 산야에서 나는 천연재료로 얼마든지 다양한 떡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한다.

서양 디저트는 사시사철 똑같지만 한식 디저트는 계절에 따라 그 종류가 다양해질 뿐 아니라 단맛도 천연재료로 낼 수 있어 건강 또한 놓치지 않아 점점 더 떡과 한과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다는 것. 명장으로 알려진 선생님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공부해온 그는 지금도 여전히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과거 사라지거나 변질된 전통음식에 대한 재현을 배우며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을 계속 익히고 있다”는 김 대표의 실력을 아까워한 건 주변의 지인들이었다. 김 대표 또한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한식 디저트가 대중에게 더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에 지난해 9월 전통 디저트 카페 <김씨부인>의 문을 열었다. 


고전에 현대적 해석을 더하다 
<김씨부인>에 들어서면 현대적인 인테리어에 전통적인 소품이 더해진 정갈한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공간의 모서리까지 신경 쓴 흔적이 보이는데 <김씨부인>의 인테리어와 소품에는 모두 김 대표의 아이디어와 손길이 닿아 있다. 현대적인 듯 전통적인 공간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김 대표가 의견 조율을 통해 완성시켜나간 것이다.

김 대표가 무엇보다 시간을 들인 것은 음식을 담을 크고 작은 컵과 접시 그리고 작은 숟가락 등 공간에 들일 디테일한 소도구를 고르는 일이었다. 작은 것이 모여 전체가 되고 이러한 소도구들이 결국 <김씨부인>의 인상으로 남기 때문에 오래도록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김씨부인>은 전통에 대한 일방적인 답습이 아닌 고전에 현대적인 해석이 더해진 공간”이라고 말하는 김 대표는 “한식 디저트 카페라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찾지 않을까 짐작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입소문에 젊은 층이 찾았다가 집안의 어르신이나 귀한 손님을 모시고 오는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한다.

 

▲ <김씨부인> 김명숙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눈으로 먼저 먹는 한식 디저트
<김씨부인>을 처음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큰 소반차림’을 주문한다. <김씨부인>의 대표메뉴인 ‘큰 소반차림’은 개성주악, 오늘의 떡, 정과, 한과류 등 7가지 디저트와 맑은 차를 한상에 차린 메뉴이다. 이 한상차림에는 ‘대접하고 대접 받는다는 것’의 감사함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하는 김 대표의 바람이 담겨있다. 김 대표가 특히 신경 쓰는 것은 상에 올라가는 음식의 전체 색감이다.

오행의 각 기운과 직결된 색으로 알려진 청색, 적색, 황색, 백색, 흑색까지 오방색의 조화와 이러한 음식의 색과 맛을 살려줄 백자의 사용에 심혈을 기울인다. 오방색의 경우 음양의 조화가 있는 음식을 통해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한의사에게 직접 조언을 구해 구성할 만큼 신경 쓰고 있는 것 중의 하나다.

“음식은 눈으로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하는 김 대표가 한상차림 메뉴 중에서도 특히 대중적으로 알리고 싶어 하는 디저트는 개성주악. 개성주악 작업에 6시간 이상이 소요되고 그 관리가 어려움에도 우리의 전통 디저트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상차림에서 빠뜨리지 않는다고. 김 대표는 “이제는 먼저 개성주악을 찾는 손님이 있을 만큼 우리 전통 디저트가 점차 알려지고 있다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말하며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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