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치킨을 만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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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치킨을 만든 사람들
  • 김민정 기자
  • 승인 2018.08.0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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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치킨> R&D팀
R&D팀 ⓒ 김효진 기자

<bhc치킨>의 ‘뿌링클’이 누적판매량 2300만개를 돌파했다. 지난 2014년 출시한 ‘뿌링클’의 판매량은 국내 인구 2.2명당 1마리씩 주문한 셈으로 이 정도면 ‘국민 치킨’ 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이런 대박 작품을 만든 일등 공신은 바로 R&D팀이다. 치킨을 비롯해 bhc의 한식 브랜드들도 ‘국민’이란 두 글자가 앞에 붙는 그 날을 향해 R&D팀이 달린다!  

 

R&D팀 박명성 부장 ⓒ 김효진 기자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 맛있어!
‘기업부설연구소’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지하 1층 기업부설연구소는 R&D팀과 교육팀, 품질관리팀이 함께 작품을 만들고 있다. R&D팀은 메뉴 시장 조사를 비롯해 메뉴 기획과 개발을 맡아 상·하반기 각 2~3개씩 신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bhc의 대표 브랜드 <bhc치킨>을 비롯해 <그램그램>, <큰맘할매순대국>, <창고43> 등의 한식 브랜드를 기획하고, 메뉴를 개발한다. 치킨하면 <bhc치킨>을 떠올리듯이 순대국이라고 하면 <큰맘할매순대국>을, 고급 쇠고기라는 말에 <창고43>을 떠올릴 수 있게 각 음식의 대표 브랜드가 되는 것이 R&D팀의 목표다.

업계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bhc치킨>은 이제는 치킨 트렌드를 쫓아 가는 것이 아니라 선도해나가는 입장이다. 아이디어는 펑펑 샘솟는데 그 중에서 현실적으로 생산 및 관리가 수월하고, 고객 취향에 맞을 메뉴를 찾아내는 것이 문제다. 테스트를 거듭하면서 R&D팀은 물론 회사 전 직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평가단의 모니터링을 통해 수정하다보면 처음 기획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때도 있다.

R&D팀 내부에서도 기획자와 개발자 간의 의견이 다를 때도 있어 절충안을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 신메뉴가 출시 돼서 주위에서 맛있다고 칭찬할 때, 매출이 오를 때 보람을 얻는다. 물론, 가장 반가운 건 노력의 결과가 성과급으로 돌아올 때다.

 

R&D팀 이석동 차장 ⓒ 김효진 기자

이게 다 bhc야?
bhc가 치킨 아닌 다른 브랜드도 있었나 하고 놀라지 말 것.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잘 알고 단골이 됐지만 bhc의 브랜드라는 점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소고기 중에서 가장 맛있는 고급 요리는 생고기구이지만,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양껏 먹기 어렵다. 소고기를 푸짐하게 먹자면 양이 많고 저렴해서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그램그램>을 권한다.

반면 특별한 날, 특별한 만남을 위한 최고급 소고기는 프리미엄 한우 전문점 <창고43>에서 접할 수 있다. <큰맘할매순대국>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대중 음식으로, 순대국을 포함한 안주류를 갖추고 있다. 새로 출시한 얼큰짬뽕순대국은 굴과 라면사리, 당근, 양배추, 양파, 느타리버섯 등 채소까지 듬뿍 들언 , 쥬키니 등 갖은 야채가 듬뿍 들어가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똑같은 아이템이라도 다른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메뉴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가맹점에는 손이 안 가고 관리가 수월하게끔 만들어 공급하는 것이 R&D팀의 과제이기도 하다. 특히 한식 브랜드는 프랜차이즈화할 때 더욱 많은 고민이 따른다.
 

R&D팀 김춘길 과장 ⓒ 김효진 기자

한식은 한국사람이 매일 먹고 매우 잘 아는 음식이기 때문에 익숙하면서도 특별한 외식으로 자리잡으려면 큰 고충이 따른다. 한식을 프랜차이즈화했을 때는 고객의 기억과 차이가 생길 수 있다. 한 방울의 참기름이 집밥에서는 큰 역할을 하지만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프랜차이즈에서는 참기름을 양껏 넣어도 맛과 향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의 성공은 모두의 기쁨
오랜 기다림 끝에 신메뉴가 출시되면 고객 반응을 체크한다. 신메뉴가 인기를 누려 가맹점도 매출이 오르고, 본사 입장에서는 가맹점 모집에서도 큰 효과를 거둘 때 뿌듯하다.
메뉴 하나가 출시되기까지는 R&D팀 내부 테스트, 자체 시연, 임원 시연까지 많은 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충돌하면서 혼란스러워진 방향을 조율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는 대학생 모니터들의 관능평가를 거치는데, 이때 반응이 좋으면 성공을 확신하게 된다. 

물론, 100%는 아니다. 바삭하게 튀겨낸 치킨과 고구마, 견과류를 새콤달콤한 스스윗츄소스로 코팅한 스윗츄는 내부적으로나 모니터 평가에서나 호평을 받았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충격을 받지도 않는다. 신메뉴는 지금도 계속연구 중이고, 다양하게 나오는 메뉴 중에선 성공도 실패도 있는 법이니까 하나의 경험으로 받아들인다. 준비할 때는 세심하게, 출시된 이후에는 대범하게! bhc가 업계 정상이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웃으면서 일해요 

<bhc치킨> R&D팀

R&D팀 이송영 대리 ⓒ 김효진 기자

일은 즐겁고 재미있게. 기획과 개발을 거쳐 테스트할 때 “이거야!”라는 짜릿한 느낌이 가장 반갑다. 왜? 프로젝트가 끝나간다는 알림이니까! 

 

“버린 메뉴도 다시 보자 ”
박명성 부장
<bhc치킨>을 전담하는 박명성 부장이 가장 아끼는 메뉴는 맛초킹. 이미 출시된 메뉴였지만 어쩐 일인지 반응이 없어 사장될 위기에 놓였는데 재개발해서 ‘터졌다’. 점포에서 퇴출될 위기였던 메뉴가 세상 밖으로 나와 빛을 보는 모습에 자부심마저 느낀다. 

 

“모든 메뉴가 내 자식”
이석동 차장

한 가지의 메뉴가 세상에 나오려면 엄청난 고난의 연속인 만큼 고객에게 전해진 것만으로도 뿌듯하다는 이석동 차장. 아무리 힘들 때라도 일은 즐겁게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스스로를 다스린다. 음식에도 마음이 전해지니까! 그가 담당하는 그램그램과 불소식당에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건 음식에 맛과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R&D팀 신미정 사원 ⓒ 김효진 기자

“1000호점이여, 기다려라”
김춘길 과장 

가장 많이 찾고 좋아하는 대중 음식인 순대국도 다른 곳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가장 자신있게 내놓은 메뉴는 고기육수와 해물육수가 만나 시원하고 얼큰한 짬뽕순대국. 신메뉴가 인기를 누리며 매출이 오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큰맘할매순대국> 가맹점 1000개를 만들고 오너 되는 게 목표라는 야심가.


“브레인은 나야나”
이송영 대리

팀의 최고참이자 실세. 시장조사를 거쳐 트렌드를 파악하고 소비자의 니즈를 분석하여 개발 방향을 이끈다. 온라인에서 반응이 좋은 맛집 리스트를 뽑고, 핫플레이스를 서칭해 직접 다니는 게 일이라 주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입장이라 남과 다르게 보는 눈을 갖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다.
 

“막내온탑”
신미정 사원

팀에서는 막내지만 프리미엄급 한우 전문 창고 43의 식사류를 전담하고 있어 하극상(?!)이라는 우스개 소리를 듣는다. 전에 접해보지 않았던 식재료를 다룰 때 재밌다는 그는 하늘같은 선배들에게 잘 배워서 익힌다는 당면 목표와,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최종 목표를 갖고 오늘도 열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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