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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업&프랜차이즈 기자
  • 승인 2018.03.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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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팔지 말고 유혹하라

경쟁자를 카피하는 것은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는 차별성을 잃어버리는 것이고 결국 경쟁력을 잃는 것이다. 눈을 뜨면 새로운 강자가 나타나는 창업 시장, 살아남기 위해서는 나만이 가진 고유의 콘셉트를 강화해야 한다.


이제 팔지 말고 유혹하라

기차가 도심을 벗어나 시골로 들어서자 멀리 초원이 펼쳐지고 그 위에 소 떼가 한가롭게 풀을 뜯는 모습이 보였다. ‘와, 멋지다!’ 오랜만에 느끼는 여유로움에 더해, 한 없이 펼쳐진 목가 풍경은 우리의 시선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비슷한 풍경이 10분 이상 계속되자 이내 지루함으로 변했다. 조금 전만 해도 아름다웠던 풍경이 10분 만에 평범함으로 전락한다. 청명한 햇살 아래 잘 자란 튼튼한 소, 신선한 젖을 품은 소, 큰 소, 작은 소, 모두 지루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만약 그런 저런 소 사이에 ‘보랏빛 소’가 나타난다면? ‘이제 좀 흥미가 생기려나?’ 『보랏빛 소가 온다』로 유명한 세스 고딘은 ‘마케팅이 지루하면 미래는 없다’고 단정 짓는다.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이다.

커피전문점은 정점을 찍은 지 오래라는 전문가들의 판단에도 불구하고 공간만 있으면 커피점포들이 들어선다. 2015 통계청 조사에서 비알콜 음료점업(커피, 주스 등)은 전국에 약 6만여 개로 조사되었다. 여기에 빵집, 패스트푸드 등 유사 업종과 편의점 커피까지 포함하면 우리 주변은 온통 커피로 뒤덮여 있다. 그러나 이런 화려함의 이면에는 생존율 60%라는 냉엄한 현실이 존재한다. 1년 안에 두 곳 중 한 곳은 문을 닫는다. 커피전문점의 생존 경쟁은 치열하다. 따라서 여기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빈틈없는 운영보다는 단순한 하나를 팔아라
흔한 마케팅의 방법 중 하나인 쿠폰 방식은 10번째 도장을 찍으면 그 다음은 1회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손님과의 약속이다. 그러다 보니 도장 10개를 받으면 그 다음은 고객 입장에서 당연히 받아야 하는 권리가 생긴다. 서비스가 아니라 당연한 것이다. 이런 것은 어떨까? 어떤 커피 점포에는 쿠폰이 없다. 도장도 없다. 그저 눈과 기억과 경험에만 의지하여 대충 10번째 방문인 듯싶으면, 커피를 건네면서 손님에게 느닷없이 “이번 것은 공짜입니다. 그냥 드릴게요” 라고 말한다면 그 순간 손님의 표정은 어떨까? 똑같이 10번째에 무료로 한 잔을 주기는 마찬가지이지만 후자의 경우 손님은 횡재를 한 기분이 된다. 다만 이렇게 하려면 직원과 주인의 기억력이 상당히 좋아야 한다. 창조적 파괴란 이런 것 아닐까? 이 순간에도 이 방식의 단점과 부작용을 생각하는 독자는 혁신을 좀 더 생각하고 왔으면 좋겠다. 한 잔을 거저먹기 위해 거짓말하는 손님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것이 걱정된다면 차라리 경찰공무원 시험을 치를 것을 추천한다.


생존에 성공한 커피전문점은 어디일까? 
한 상권에 커피를 파는 전문점이 세 곳이 있다. A가게는 신선한 로스팅된 커피를 파는 것이 강점이고, B가게는 리필, C가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이렇게 세 점포는 각각의 강점으로 고객에게 포지셔닝돼 있다. 어느 날 불안한 매출로 인해 경쟁점포를 벤치마킹 해보니 상대의 강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세 점포는 경쟁우위를 확보하고자 슬그머니 전략적 변화를 시도한다. A가게는 ‘우리도 리필을 주자’, B가게는 ‘가격을 좀 더 낮춰보자’, C가게는 ‘우리도 신선함을 더 강조해 보자’하고 마음을 먹는다.
한 달쯤 뒤에 세 점포 중 누가 경쟁우위를 차지했을까? 이들은 지역 상권을 찾는 유입 고객의 머릿속에, 각각 기존의 강점을 유지하고 있는 커피전문점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얕은 벤치마킹과 경쟁이 주는 함정이 이것이다. 경쟁은 제로섬 게임과 같다. 모두 내가 더 신선하고 더 많이 주고 더 싸다고 외친다면 그것은 이미 특별함이 아니다. 

경쟁자를 카피하는 것은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그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차별성은 어느 하나를 더 잘하는 것이다. 차별성이 무너지는 순간 기존의 강점은 흐려지고 고객의 기억에서 멀어진다.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치게 된다. 한 자리를 수십 년 지키며 대를 이어오는 가게들을 보면 초기의 우직함이 오늘을 지켜주는 원동력이다.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경쟁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강점에서 뽑아낸 나만의 콘셉트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마케팅의 개념을 바꿔라
“리더 포지션을 확보하는 기본적 요소는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 가장 먼저 침투하는 것이고, 그 포지션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 요소는 고유의 콘셉트를 강화하는 것이다.” 『포지셔닝』의 공동 저자 잭 트라우트와 앨리스의 설명이다. 
자신의 강점으로 고객의 마음에 침투해 있었다면 또 하나의 새로움을 찾을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을 더 강화하라는 설명이다. 자고 깨면 새로운 강자가 나타나는 곳이 소점포 자영업 시장이다. 럭셔리했던 인테리어도 막 개업한 점포 앞에서는 구식일 수밖에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재는 더 좋아지고 기술은 더 우수해지기 때문이다. 최고의 마케팅은 고객에게 최고의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좋은 마케팅 방법은 ‘단 하나’로 고객의 생각에 제일 먼저 떠오르게 하는 것이다. 단 하나로 고객의 생각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가게가 되려면 마케팅의 개념부터 바뀌어야 한다. 과거에는 고객이 요구하는 상품을 팔았다면 현재는 마음이 상상하는 것을 다양한 퍼포먼스와 마케팅으로 서비스해야 한다. 과거에 마케팅의 개념이 ‘고객에게 판다’였다면, 오늘날의 마케팅 개념은 ‘고객을 유혹한다’라는 것을 기억하자.

 

박홍인 사무국장

박홍인 비즈플랜즈(비즈니스창업경영연구원) 원장 겸 (사)한국여성창업교육협회 사무국장  현재 서울시 창업스쿨 지도위원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영업컨설턴트를 맡고 있으며, 관공서를 비롯해 다양한 창업관련 언론매체와 기업체 및 교단에서 명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현재 (주)한국프랜차이즈진흥원 전문위원 겸 프랜차이즈경제신문 칼럼니스트, (사)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 전문위원, 법무부 수원구치소 창업교정위원, 시사주간지 CNB저널 창업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중이다. 저서로는  「내 인생을 180° 바꾸는 탁월한 선택」, 「성공하는 쇼핑몰 창업가이드」가 있다.  e-mail phi3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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