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닭 1500원', '치킨은 2만원' 양계농가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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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닭 1500원', '치킨은 2만원' 양계농가 뿔났다
  • 지유리 기자
  • 승인 2015.08.0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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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값 안내리면 단체행동 불사
▲ '생닭 1500원', '치킨은 2만원' 뿔난 양계농가

생닭 값은 내려 갔는데 치킨 프렌차이즈에서는 원재료값 인상을 핑계로 치킨 값이 점점 비싸지고 있어 양계농가 측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5일 동아일보 매체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치킨 가격을 내려달라는 공문을 주요 치킨업체에 보냈지만 답이 없는 상태”라며 “치킨업체 본사 앞에서 단체 규탄집회나 1인 시위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계협회는 지난달 주요 치킨업체에 “최근 10년 동안 치킨 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45%에 이르는 만큼 닭고기 산업 상생 차원에서 가격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치킨 산업의 ‘1차 생산자’인 양계농가가 치킨 가격을 내려달라고 요구하거나 집단행동을 예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이후 10년 동안 국내 치킨값은 34.1% 올랐다.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가 내놓는 신제품 치킨 역시 2010년 한 마리에 1만5000원을 오르내리다 올해는 1만9900원짜리가 나오는 등 1만9000원 정도가 ‘대세’로 정착됐다. 아직 심리적 저항이 큰 2만 원대의 치킨은 나오지 않았다.

반면 같은 시기에 생닭 가격은 꾸준히 떨어졌다. 지난 2010년 1912원이던 1.6kg 닭 한 마리의 가격은 올해 1588원으로 오히려 17% 하락해, ‘원자재’인 생닭 가격과 ‘최종 생산품’인 치킨 가격 차이가 계속 벌어지고 있는 구조다. 

양계협회 측은 “아무리 닭을 길러도 농가나 대리점에 돌아가는 혜택 없이 프랜차이즈 본사만 이익을 본다”며 “소비자들이 비싼 치킨을 외면해 닭고기 산업이 공멸하기 전에 먼저 가격 인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치킨업체는 “가격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원자재가 싸다고 최종 생산물 가격도 내려야 한다는 것은 단순한 논리”라며 “치킨 가격에는 인건비와 매장 임대료, 치킨양념 등의 다양한 요인이 반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치킨업계는 아직 생닭 가격 외에 인건비와 부재료, 본사 가맹료 등의 원가를 공개하지 않고있다.

다른 치킨업계 관계자는 “생닭 가격 하락은 결국 공급 과잉 때문”이라며 “치킨 가격을 내리라고 항의할 게 아니라 지나치게 많은 닭 사육두수부터 줄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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