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레도레>

무지개 케이크로 이름을 알린 디저트 브랜드 <도레도레>의 김경하 대표는 단순한 식음료 창업자가 아니다. 그는 도시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개발자이자 기획자, 그리고 사람의 삶과 공간을 함께 디자인하고자 한 이야기 제작자다. 그런 김 대표의 케이크는 무엇이 그렇게 특별할까.

“케이크는 선물, 공간은 경험”
김경하 대표는 2006년, 서울에서 <도레도레> 1호점을 열었다. 좋아하는 디저트를 직접 만들어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이 시작이었다. 하지만 그의 관심은 음식 그 자체에 머물지 않았다. 김 대표는 “사람들이 잠시 짐을 내려놓고, 스스로에게 보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일상에 탈출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도레도레>는 케이크 가게라기보다 작은 위로의 장소에 가깝다. 김 대표는 브랜드 론칭 초기부터 케이크 하나를 단순 소비재가 아닌 ‘감성의 매개체’, 즉 선물로 포지셔닝했다. ‘소중해 케이크’, ‘고마워’, ‘행복해’ 같은 제품명이 이를 상징한다.
그의 철학은 공간 기획으로 확장됐다. 강화도에 조성한 ‘도레 빌리지’는 대표적인 사례다. 정원, 갤러리, 제과점, 쉼터가 하나의 스토리로 구성된 이 마을은, 단순한 매장이 아닌 디저트를 중심으로 설계된 도시적 경험 공간이다.
김 대표는 “좋은 건물만 짓는다고 도시가 좋아지는 건 아니죠. 그곳에 어떤 콘텐츠가 들어가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이 말에는 도시공학자로서 김 대표가 갖고 있는 공간 철학이 녹아 있다. <도레도레>는 지금도 전국 약 40여 개 직영점을 운영하며, 그 매출 규모는 연 250~300억 원에 달한다.
“유행보다 진심을 남기고 싶어요”
<도레도레>의 성공을 이끈 대표 제품은 ‘무지개 케이크’다. SNS 인증 문화가 등장하던 시기에 <도레도레>는 인스타그래머블한 비주얼과 정서를 정확히 읽어냈다. 하지만 그는 유행보다는 진심을 택한다.
김 대표는 “맛있는 건 남지만, 진심은 더 오래 기억된다”며 “기억에 남는 케이크, 추억이 되는 공간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향성은 저가 경쟁을 피하고, 재료와 제작 방식에서 진정성을 지키려는 고집으로 이어진다. <도레도레>의 베이커리 원가율은 35~45%에 이르며, 이는 팜투테이블 같은 식자재 순환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2006년 첫 점포를 열고, 8년 뒤 2호점을 낸 김 대표는 지금도 ‘빠르게’보다는 ‘정확하게’ 가는 걸 택한다. 최근 론칭한 이탈리아 정통 디저트 브랜드 ‘아모르 나폴리’ 또한 그 철학의 연장선이다.
김 대표는 “내년이면 <도레도레>가 20주년을 맞는다”며 “많은 분들이 이 브랜드와 함께한 시간을 갖고 계실 텐데, 그 추억을 어떻게 아름답게 간직시켜 드릴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김경하 대표는 여전히 디저트를 만들고, 사람을 위한 공간을 설계한다. 그의 철학은 단순히 케이크를 파는 것이 아니다. 삶과 도시, 그리고 진심을 담는 것. 그것이 <도레도레>가 존재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