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은 왜 서민을 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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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은 왜 서민을 울리나
  • 박신원 기자
  • 승인 2016.10.31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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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한건 윗분들인데 왜 피눈물은 서민의 눈에서
 

부정청탁을 막고, 더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발의된 법안, 김영란법이 발효되자 외식업계 전반은 생계폭탄을 맞았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체외식업계 매출 24.9% 급감, 그 중에서도 매출하락폭이 가장 큰 일식은 반 토막 이상의 매출손실을 보고 있다.

찜찜한 기분을 감출 수 없는 이유는 부정청탁, 한 마디로 권력과 돈을 쥔 자들에게 돌아가는 부정수익을 차단하기 위한 법이 부패의 당사자를 벌하기보다는 엄한 사람을 잡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일반 월급쟁이라면 회사가 좀 어려워도 꼬박꼬박 월급을 받을 수 있지만, 자영업이라는 것은 작은 사업이다. 사업이 부도나면 그 이상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지 않은가. 해마다 닥치는 홍수며 태풍 피해보다 더 무섭게 그간 일궈온 일터를 단 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린 격이다. 매출액의 20~40%로 생계를 유지해 나가는 자영업자에게 매출 반 토막은 버는 돈은 고사하고 마이너스만 남는 현실을 의미한다.

각자가 변화한 정세에 맞게 살길을 찾아 나가야 하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최소한의 안전망을 갖추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며 자구책을 고민하는 이 순간도 도대체 몇 곳이 문을 닫고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재난이다. 그러나 일말의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 기관은 현실적 자구책을 마련해 부패방지를 위해 희생된 국민을 지켜야 한다. 권력자들의 부패를 막기 위해 왜 성실하게 세금 내고 열심히 삶을 일구는 이들이 눈물을 흘려야 하는지, 그들이 일터를 잃어야 하는지. 이런 막대한 변화에 순응하고 다시금 살길을 찾아야 하는지. 모순투성이다. 그러나 냉정한 현실을 탓할 수만은 없다. 별 도움이 안 되니까.

김영란법의 여파를 당면한 업체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면 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망연자실 손을 놓지 말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1억원 손해 볼 것 9000만원 손해보고 1000만원이라도 건져야 하지 않겠는가. 도무지 접대 고객을 받지 않고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는 업장이라면 단호히 업종 변경을 진행하되 폐업부터 개업까지 모든 절차를 밟으며 신중함과 꼼꼼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가장 피해가 막중한 일식 업장의 경우 10명 중 4명이 업종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야말로 지금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파트너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업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던 이들이 다시금 용기를 잃지 않고 재기할 수 있게끔 프랜차이즈 본부가 따뜻한 손을 내밀어 줘야 한다. 그들의 고통이 조금이나마 완충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특전을 베풀고, 단순한 사업이 아닌 든든한 동반자로서 함께 고민하며 손잡고 걸어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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