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베이> 3년내 매출 1000억원 '쏜다'
상태바
<커피베이> 3년내 매출 1000억원 '쏜다'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6.03.14 17: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진성 대표 “커피베이의 경쟁상대는 스타벅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라이징 스타’ <커피베이>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 연말, 미국 4600개 점포가 있는 ‘월마트’에 <커피베이>가 입점한다는 소식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이러한 쾌거를 거둘 수 있었는지 다들 궁금할만한 대사건이었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커피베이> 본사를 찾아 백진성 대표로부터 월마트 입점계약 스토리를 직접 들어봤다. 글 최윤영 기자 사진 업체 제공

 

‘도광양회’에서 ‘대국굴기’로

<커피베이>의 2016년은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를 뛰어넘어 본격적인 대국굴기(大國堀起·대국으로 우뚝 선다)로 나가는 해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4600여개 점포를 가진 월마트 독점 입점계약 소식은 전 세계로 진출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프랜차이즈 <커피베이>의 확장전략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 소식이 있기 전에 중국에서는 이미 <커피베이> 매장이 들어섰고, 필리핀에도 출점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금 분위기를 보면 앞으로 세계 주요국에서 <커피베이>의 간판을 볼 기회가 점차 많아질 것 같다. 업계에서는 지금 추세로 가면 <커피베이>의 매출이 3년 내 1000억원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지난해 말 월마트 입점계약을 하고 나자, 업계에서는 계약이 체결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계약 체결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지만, 왜 월마트를 공략하기로 결정했는지, 어떻게 접촉했는지, <커피베이>를 어떻게 알렸는지, 어떤 제안을 했는지, 어떻게 설득했는지까지 얘기할 시간은 없었다.

이번 인터뷰에서 백진성 대표는 월마트 입점이 철저하게 기획된 <커피베이> 글로벌 진출전략의 하나였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화 시대에 한국 시장은 그리 큰 편이 아니고 프랜차이즈 업체의 해외진출은 필수다.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 몸집을 키워야 한다. 내가 대표로 있는 사과나무(주)는 <비타민PC방>과 <커피베이>가 주력 브랜드다. 그런데 PC방은 한국 고유의 문화라 해외진출에 한계가 있고, 범세계적인 문화인 커피는 가능하다”며 <커피베이> 해외진출의 당위성을 밝혔다.

 

질 자신이 없었다

백 대표는 해외진출 전략을 짜기에 앞서 과감하게 <스타벅스> 같은 ‘월드 클래스’ 프랜차이즈 업체를 겨냥했다. 그는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스타벅스가 최고 강자이므로 이를 면밀하게 해부했다. 조사결과, 직접 맞대결은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국 업체가 북미시장에 여럿 진출했지만 실패한 사례가 꽤 있었다. 본토의 커피문화를 못 당해내기 때문”이라며 “그렇다면 스타벅스가 없으면서 유동인구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 같은 특수상권에 들어가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섰다”고 말했다.

마침 월마트 또한 아시아의 커피 브랜드를 찾고 있었다. 월마트는 연간 매출 600조원의 명실상부한 글로벌 넘버 원 유통기업이다. 미국에만 4600여개 점포가 있어 더 출점할 곳이 별로 없다. 그래서 최근 들어서는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월마트는 다른 경쟁 대형마트에 입점하지 않은 참신한 커피 브랜드를 원하고 있었다. ‘타겟’ 등 월마트보다 객단가가 높은 대형마트들은 이미 <스타벅스> 같은 커피점이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커피빈> 등 여러 후보가 있었지만, 기존에 널리 알려진 커피 브랜드로는 차별화가 어렵고, 더구나 아직까지는 중저가 전략을 펴고 있는 월마트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백 대표는 “월마트가 참신한 해외 커피 브랜드를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접촉을 시도했다. 월마트가 한국에서 철수한 경험이 있기에 한국 소비시장이 만만치 않음을 알고 있더라. 1년 넘게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커피베이가 왜 월마트에 들어가야 하는지를 설득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결국 월마트가 커피베이의 가치를 인정했고 경쟁 입찰 없이 바로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월마트 입점 비결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진정성’이었다. 월마트는 서구권의 1등 기업답게 브랜드의 명성이나 인맥 등을 따지지 않았다. 백 대표는 <커피베이>의 가격 포지션이 중저가로 저렴하고 그럼에도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남을 강조했다. 여기에다가 아시아 기업 특유의 아기자기한 메뉴와 인테리어 분위기도 보여줬다. 다들 자사의 브랜드가 최고라고 할 때 <커피베이>는 전혀 다른 얘기를 했던 것이다.

 

<커피베이>가 세계표준 된다

<커피베이>와 월마트 간의 입점계약은 ‘마스터 리스’ 방식이다. 월마트가 유통 공룡이므로 커피를 비롯해 약국, 안경점, 놀이방 등 여러 업태・업종의 브랜드가 월마트에 입점하길 원한다. 앞으로 <커피베이>만 미국 내 월마트의 모든 점포에 입점할 수 있고 다른 커피 브랜드는 들어오지 못한다.

백 대표는 “예를 들어, 커피베이와 서브웨이는 함께 들어갈 수 있다. 커피베이가 빵을 팔지만 주력이 아니고 서브웨이가 커피를 팔지만 주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커피베이와 맥도날드는 함께 들어서지 못한다. 맥도날드가 패스트푸드 브랜드이지만 커피도 열심히 팔기 때문에 안 된다”고 말했다.

<커피베이>는 우선 캘리포니아주에 직영점 3곳을 운영할 예정이다. 매장 넓이는 13평, 25평, 30평으로 각각 다르게 했다. 월마트 매장 내부의 현황에 따라 출점하는 면적이 달라질 수 있다.

월마트와 지난해 말에 계약했지만 첫 3개 점포가 이제야 문을 연다. 한국 사람들의 시각에서는 다소 긴 시간이다. 모두 직영점이고 이후 상황에 따라 가맹점도 유치할 생각이다.

백 대표는 “확실히 일을 철두철미하게 한다. 이번에 캘리포니아에 직영점 3개를 하겠다고 했더니 출점 후보지 리스트 150여곳에 대한 온갖 정보를 보내왔다. 매장 설계도 한 달 꼬박 걸린다”며 “커피베이가 세계 최고가 되려면 세계 표준에 맞춰야 한다. 그래서 중국은 특유의 문화 때문에 마스터 프랜차이즈로 진출하지만 다른 나라는 직접 진출하고 있다. 필리핀도 직접 진출했고 새로 짓는 세부SM몰 안에 40평 크기로 5월에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꿈의 크기가 달랐다

전문가들은 <커피베이>의 담대한 도전이 그만큼 치밀한 내공을 쌓았기에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스타벅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커피베이>의 ‘패기’는 <스타벅스> 못지않은 음료의 품질과 운영 시스템을 갖췄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다.

<커피베이>의 메뉴 품질과 운영 시스템은 이미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덕분에 가맹사업을 시작한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지만 가맹점이 500개에 육박한다. 창업자에게는 안전한 실속창업을, 고객에게는 ‘가성비’ 높은 음료를 제공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의 한국프랜차이즈대상, 정부가 주는 우수프랜차이즈상을 각각 4년, 3년 연속 수상하는 등 상복도 터졌다.

<커피베이>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넘어,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원하는 고객의 바람에 가장 잘 부합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가고 있다. 한 가지 실례로,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더치커피 3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부적합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커피베이>의 더치커피는 기준을 만족했다. 더치커피는 특유의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지만 찬물로 장시간 추출하므로 위생관리가 어려워 산업적으로 유통하기 어려운 품목이다.

<커피베이>는 자사의 미디엄 로스팅 커피를 ‘태우지 않은 커피’라는 콘셉트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로스팅 시간을 줄이는 ‘미디엄 로스팅’은 원두 본연의 맛을 잘 느낄 수 있지만 원두 품질이 좋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커피베이>는 이러한 고급 이미지를 tvN의 드라마 ‘시그널’, ‘치즈인더트랩’을 제작 지원해 알리고,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한 연계 마케팅을 벌여 좋은 성과를 거뒀다.

백 대표는 “올해 들어서 ‘태우지 않은 커피’ 캠페인을 통해 기존 커피 브랜드들과는 다른 소비자지향적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가맹점 매출을 향상시키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한층 더 높이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커피베이는 초창기 때부터 로스팅을 많이 하지 않았다. 많은 커피점에서 강한 맛을 선호하는데 이는 라떼를 쉽게 만들려는 측면이 있다”며 “커피 외의 음료 및 디저트 품질도 높여가고 있다.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주선으로 해남군과 MOU를 맺고 녹차음료를 출시했다. 이밖에 다크쇼콜라 2종, 베이글 6종, 크림치즈 5종, 추억의 달고나를 토핑한 ‘메이플달고나’ 등 계절에 맞는 신메뉴를 내놓을 때마다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베이는 품격입니다

<커피베이>는 브랜드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마케팅 전략도 고품격을 지향하기 시작했다. 백 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은 양적 성장이 중요하다. 아무리 아이템이 좋아도 매장이 없으면 고객이 올 수 없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브랜드 파워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점포 수다. 이처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고 외형을 키워야 하므로 커피베이도 초반에 적자를 보면서 점포를 늘렸다”며 “마케팅도, 예산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가맹점 모집에만 중점을 뒀다. 요즘은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온라인 마케팅이 중요하다. PC방 사업을 해봤기에 키워드 광고 문구 하나도 더 잘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맹점이 어느 정도 늘어난 다음에는, 점포 수 대비 인지도가 떨어지게 되므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마케팅을 했다. 그리고 이제는 가맹점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마케팅도 해야 한다. 한국에서 커피베이는 소형 매장이 많다. 중저가로 계속 가되 매장 넓이는 조금씩 넓혀서 점포당 매출을 높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빙벽 뛰어내리는 첫 번째 펭귄

<커피베이>를 운영하는 (주)사과나무는 앞으로 도시락전문점 브랜드 <맘마미야>의 가맹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프리미엄 도시락을 내놓아 맛과 가격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다.

백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커피베이의 뒤를 잇는 차세대 성장분야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성공했던 비타민PC방은 점포 수가 100개 이하로 떨어졌다. 매장 크기를 키우고 식음료로 수익을 내는 등 진화하고 있지만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며 “프랜차이즈 사업은 문화적 배경을 따라가는 흐름이 있다. 도시락 브랜드 론칭은 일본 도시락 시장을 보고 결정했다. 한국에서 도시락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간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커피베이는 중저가로 시작했고 맘마미아는 중상 정도의 가격대다. 어머니가 해주신 도시락이 콘셉트다. 일단 창업비용이 과하지 않고 부부창업이 가능하다. 배달도 테스트하고 있다”며 “도시락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시장 자체의 성장 여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PC방 잘 하고 있다가 커피 한다고 했을 때도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커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도 시장 자체는 성장을 거듭했으므로 새로운 강자들이 나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프리미엄 인터넷 카페 <비타민 PC>방에 이어 <커피베이>로 국내외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백진성 대표의 동물적인 사업 DNA가 또 어떤 힘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며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칭찬해주시는 것 같고 감사하다. 어깨가 무겁다”며 “대표가 젊은 편이라 가맹본부에 젊은 에너지가 충만하다. 빠른 의사결정으로 서툰 부분들을 만회하면서 부지런히 가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