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맘할매순대국> 사모펀드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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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맘할매순대국> 사모펀드에 팔렸다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6.03.0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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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 자회사로 편입, 알짜기업에 '빨대' 꽂나
 

‘가성비’ 높은 5000원 순댓국으로 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큰맘할매순대국>이 치킨 프랜차이즈 <BHC>를 운영하는 사모펀드에 인수됐다. <큰맘할매순대국>에 따르면, 7일 사내 회의 때 권익현 대표가 사원들에게 공식적으로 피인수 사실을 발표했다. <큰맘할매순대국>은 수도권을 위주로 가맹점 450개를 달성해 앞으로 지방 출점이 이뤄질 경우 추가 성장이 기대되는 ‘핫’한 프랜차이즈 업체다.

<큰맘할매순대국>은 8일 “외부로부터 투자를 유도하고,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하고자 피인수를 결정했다. 자본과 경험이 있는 (BHC 같은) 곳에서 큰맘할매순대국의 가치를 인정해줬다. 고용도 승계된다. 고객과 가맹점주, 협력업체에게 잘 된 일”이라고 밝혔다.

<BHC>의 주인인 사모펀드 운용사 ‘로하튼’은 이번에 약 900억원을 투자해 <큰맘할매순대국>과 함께 고기구이 프랜차이즈 <그램그램>도 함께 인수했다. <그램그램>은 전국 290여개 가맹점이 있는 저가형 소고기 구이 프랜차이즈다. 먼저 인수한 <불소식당>과 함께 해당 분야를 장악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결정이다.

<BHC>의 순댓국 및 고기구이 프랜차이즈 브랜드 인수는 지난해 말부터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BHC>의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로하튼’이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96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하면서 인수를 추진하는 업체의 윤곽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로하튼이 조성한 프로젝트 펀드의 출자기관은 한국교직원공제회, 공무원연금공단, 행정공제회, 수협중앙회 등으로 알려졌다. 교직원공제회가 360억원, 공무원연금이 300억원, 행정공제회가 200억원, 수협이 100억원을 각각 냈다는 것이다.

로하튼은 2013년 <BBQ>를 운영하는 제네시스로부터 <BHC>를 약 1200억원에 인수한 후 <불소식당> <창고43> 등을 추가로 인수하며 외연을 넓혀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로하튼이 올해 프랜차이즈 업체 1~2곳을 더 인수하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티그룹 계열 글로벌 사모펀드로 출발한 로하튼이 이번에 국내 투자자 위주로 펀드를 조성한 이유는 ‘국부 유출’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풀이된다. 이번 프로젝트 펀딩의 투자구조를 살펴보면 일정 기간 내에 자금 회수를 전제하고 있다.

투자기관들은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리미티드’의 증자에 참여해 <큰맘할매순대국>을 인수한다.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리미티드는 로하튼이 포트폴리오 회사 <BHC>를 갖기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큰맘할매순대국>은 <BHC>의 자회사가 된다.

여기서 ‘상환전환우선주’란, 투자금을 피인수 회사의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주’와, 피인수 회사 매각시 투자금을 투자 비율에 따라 현금으로 돌려받는 ‘상환주’의 권리를 함께 갖는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은 수년 후 성장한 피인수 회사가 매각되면 받은 돈을 나눠가지면 되고, 만약 마땅한 인수자가 없더라도 <큰맘할매순대국>의 경영활동에서 나오는 수익을 배당으로 가져갈 수 있다. 기본적으로 경영학에서 ‘우선주’를 사는 행위는 회사의 소득이전을 다른 주주보다 먼저 받기 위한 것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로하튼이 한 번에 1000억 원을 넘나드는 펀딩에 성공하는 것은 확실한 자금회수의 안전장치를 설계했기 때문”이라며 “해외 사모펀드가 토종 기업을 인수하면, 기업의 역량을 키우기보다 단기적으로 투자수익 창출에 집중할 수 있으므로 ‘빨대 꽂기’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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