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황, 신사업으로 돌파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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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불황, 신사업으로 돌파구 찾는다!
  • 지유리 기자
  • 승인 2015.09.1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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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회사서 만든 화장품, 금융 회사가 만든 공장 등

장기 경제 불황으로 시장 경쟁이 가속화됨에 따라 주력 사업과 다른 분야의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찾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과거, 무분별한 사업 다각화로 시장 진입 초기에 사장되는 기업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주력 사업과 연계성을 가지면서 창의적인 생각과 혁신으로 기업 철학까지 담은 상품들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가령, 맥주를 가장 잘 아는 맥주 회사가 화장품 업체와 함께 맥주 화장품을 출시하거나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잘 파악해야 하는 금융회사가 일상과 연관된 문화공간을 선보이는 식이다.

이들 기업은 주력 사업이 이미 레드오션(시장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 진출을 통해 끊임없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칼스버그>에서 선보인 맥주 화장품, ‘<칼스버그> 비어 뷰티’

▲ <칼스버그>서 선보인 맥주 화장품,‘칼스버그 비어 뷰티’ⓒ칼스버그 제공

세계 4대 맥주 회사이자 168년 전통의 덴마크 맥주인 <칼스버그>는 남성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일명 ‘<칼스버그> 비어 뷰티(Carlsberg Beer Beauty)’. 주류 회사가 뷰티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샴푸, 컨디셔너, 바디로션 3종이다. 각 제품마다 실제 칼스버그 0.5리터를 동결 건조한 뒤 분말로 만들어 피부에 좋은 유기농 재료들과 혼합했다.

<칼스버그> 생산에 관여했던 연구진들도 화장품 개발에 참여할 만큼 공을 들였다. <칼스버그> 글로벌에서 지난 6월 출시 이후, ‘<칼스버그> 비어 뷰티’ 공식 판매 사이트에서 품절 사태를 기록 중이다.

<칼스버그> 측은 “맥주의 주원료인 보리, 홉과 이스트 등에 헤어와 피부 미용에 효과적인 비타민 B와 규소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맥주 화장품을 만들었다”며, “맥주 회사로서 맥주의 이로운 점을 알리기 위해 출시했다”고 전했다.

<칼스버그>의 새로운 생맥주 기계, ‘드래프트마스터 플렉스 20’

<칼스버그>는 맥주 품질에서도 지속적으로 혁신을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생맥주 기계인 ‘드래프트마스터 플렉스 20(DraughtMaster Flex 20)’을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선보였다. 흔히 맥주의 원료와 제조과정 등을 달리해 시장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과는 다른 행보다.

<칼스버그>는 생맥주 기계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철제 케그 대신 재생 가능한 플라스틱 재질의 페트 케그를 택했다. 기계 내부에 있는 밀폐 실린더가 페트 케그에 일정한 압력을 가하는 원리이며, 이러한 방식의 생맥주 기계는 <칼스버그>가 유일하다.

드래프트마스터 플렉스 20의 도입으로 생맥주의 신선도와 맛에도 변화가 생겼다. 유통기한이 기존 5~7일에서 30일로 대폭 늘어나 소규모 매장에서부터 늘 신선한 칼스버그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페트 케그 관리 또한 철제 케그와 달리 사용 후에 반환해서 세척하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 특히 페트 케그에 가해지는 일정한 압력 덕분에 마지막 한잔까지 탄산의 양이 적당하게 유지되며, 더 부드럽고 깔끔한 <칼스버그>를 즐길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30여 곳에 입점되어 있으며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점차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YG 엔터테인먼트의 코스메틱 브랜드, <문샷>의 멀티유즈 메이크업 제품들

세계 뷰티 시장에 뛰어든 국내 유명 연예기획사의 성장세도 무섭다. YG엔터테인먼트는 화장품 개발 전문업체인 코스온과 함께 코스메틱 브랜드 <문샷>(moonshot)’을 출시, 기존의 경계를 허무는 메이크업 제품을 내놓고 있다.

개성 있는 뮤지션을 배출하고 있다는 강점을 살려, 코스메틱 분야에서도 나만의 개성을 살리고 싶은 젊은 층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포부다.

<문샷>은 출시 9개월만에 롯데면세점에 입점했으며, 오는 24일에는 세계 최대 명품 그룹 ‘LVMH(루이비통 모에헤네시)’ 산하 코스메틱 편집샵인 세포라(Sephora)’를 통해 싱가포르 11개점, 말레이시아 13개점에 입점될 예정이다.

립스틱 모양이지만 볼 치크와 아이섀도로도 사용할 수 있는 ‘스틱 익스트림’ 등 한 가지 제품을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멀티유즈’ 색조 메이크업 제품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연예기획사의 단순한 부가 사업이 아닌 제대로 된 코스메틱 사업으로 다각화를 하고 있어 성장세가 주목된다.

한편, 문화와 생활을 아우르는 이색적인 브랜드 활동으로 매번 화제가 되는 기업도 있다.

<현대카드> 서울 여의도 본사 3관 10층에 위치한 ‘<현대카드> 카드 팩토리’ 전경

<현대카드>는 금융 회사에서도 디자인, 문화 경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혁신적인 행보로 주목 받고 있다.

지난 8월초에는 <현대카드> 본사 3관 10층에 ‘<현대카드> 카드 팩토리(Card Factory)’를 열었다. 이번 카드 팩토리는 디자인 라이브러리와 트래블(여행) 라이브러리, 뮤직 라이브러리와 언더스테이지에 이어 네 번째 프로젝트다.

현대 금융자본의 상징인 신용카드를 산업자본으로 해석해 아날로그적 감성을 담아 재현했다. 금융 자본의 일면을 보여주는 실제 카드 공장이지만 하나의 공간이 거대한 설치미술처럼 보여 이색적인 느낌을 풍긴다.

이 곳에서는 카드 제작에서 발급까지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으며, 플라스틱 신용카드의 제조 공정을 19세기 산업혁명 시대의 공장 풍경처럼 펼쳐놨다. <현대카드> 디자인의 변천사 또한 히스토리 월(History Wall)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겉으로 보면, ‘이 회사가 왜?’라는 의문이 들지만 그 이면에는 기업 철학이 담겨 있다”며, “문어발식 사업 확장보다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내가 위한 새로운 시각과 혁신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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