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최고의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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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최고의 마케팅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5.08.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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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유와즐거움 김형인 대표
▲ (주)여유와즐거움 김형인 대표 ⓒ사진 황윤선 기자

소통으로 쌓은 자부심
<모로미쿠시>는 33㎡(10평)가 넘으면 출점할 수 있는 아담한 이자카야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이런 형태의 이자카야는 최근 커다란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경쟁이 치열해졌고 승자와 패자가 나오기 시작하는 시점이 왔다. 마치 고대국가의 옛 유적지를 보듯, 화려했던 지난날이 무색하게 사라져간 브랜드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모로미쿠시>는 남다른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모로미쿠시>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우리 인기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겠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라”는 문구가 보인다. 이처럼 남다른 자부심은 중대형 이자카야 매장을 다년간 성공적으로 운영한 김형인 대표의 소통능력에서 나온다. 그는 직영점 위주의 <모로미>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서 끊임없는 고객과의 소통이 성공의 관건임을 깨달았다. 김 대표는 <모로미> 외에도 고급 일식 다이닝 <마코토>를 경영하고 있고, 창업 초기에는 변두리 주택가 상가 5층에 와인바를 차려 성공한 적도 있다. 창업하기 전에는 의료기기 영업사원으로 현장에서 뛰며 소통의 기술을 익혔다.
프랜차이즈 기업의 소통 대상은 크게 가맹점, 고객, 직원으로 볼 수 있다. 이중에서도 가맹점과의 소통은 프랜차이즈 업체만이 갖는 고유한 소통 대상이자, 가장 중요한 사업 성패의 관건이다. 김 대표는 “어떤 이자카야 프랜차이즈 브랜드보다 체계적인 파트너(가맹점주) 교육시스템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파트너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능력이다”라며 
“이자카야 요리가 복잡하고 어렵다고 여길 수 있지만 손에 익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이것보다 파트너가 고객과 얼마나 잘 소통하는지가 중요하다. 파트너가 고객과 잘 소통하려면 가맹본부가 파트너와 잘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모로미쿠시>의 객단가는 치킨집 등 대중적인 주점보다는 아무래도 높은 편이다. 아직까지 이자카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있다. 김 대표는 “<모로미쿠시>를 찾는 고객은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 맛과 분위기 가격까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냉정하게 판단하는 사람들”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합리적인 고객은 감성에 호소하는 마케팅이 통하지 않는다. 이들은 비용대비 가치가 높아야 다시 온다. 물론, <모로미쿠시>만을 찾는 단골은 있지만 단골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애플 같은 제조기업과 달리, 외식업은 오늘 이 집에서 만족해서도 내일 다른 곳을 가볼까 하는 특성이 있다. 나는 고객이 장기적으로 합리적으로 행동한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고객은 비용대비 최대편익을 얻는 지점에 가까이 간다”고 말했다.
그래서 <모로미쿠시>는 마케팅보다는 소통에 집중하는 경영방침을 세웠다. 김 대표는 “가맹사업 초기에는 홈페이지도 열심히 만들고 요즘 유행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감성마케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모로미쿠시>를 찾는 고객층에게는 투입 대비 효과가 약했다. 그래서 소통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소통은 말은 쉽지만 실제로 잘하기란 어렵다. 예를 들면, 진짜로 불만족한 고객은 불만을 말하지 않고 그냥 다시 오지 않는다. 좋은 점보다 불만을 찾아내기가 어렵고 그래서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통은 사람이 한다. 현장에 계속 머물고 관찰할 사람이 필요하다. 파트너가 고객과 소통하는 최전선에 있다. 파트너가 즐겁고 신나야 프랜차이즈 사업이 성공한다”고 덧붙였다.
<모로미쿠시>는 출발부터 가맹점의 이익에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다가 가맹본부에서 유통마진을 아주 낮게 유지할 수 있다면 가맹점주 입장에서 해볼 만한 사업이 된다.
김 대표는 “우리는 직영점의 수익이 충분하므로 물류수익을 높일 필요가 없다. 마케팅 비용도 파트너에게 떠넘기지 않아도 된다. 또, 소통이 잘 되기 때문에 점포별 맞춤 마케팅 전략이 가능하다. 파트너점(가맹점)은 저마다 입지가 다르고 오는 고객이 다르다. 형식적이고 일방적인 소통이 아니라 진정한 소통을 해야 파트너가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서두르지 않고 꾸준하게
<모로미쿠시>는 조직 내부의 소통 역시 중요하게 여긴다. 회사 이름부터가 (주)여유와즐거움이다. 회의를 하면 직원들은 의견을 제한 없이 표현할 수 있다. 때로는 농담도 하면서 자유로운 분위기로 간다. 김 대표는 “직장에서 회의 주제는 무거울 수 있지만 적절하게 이완된 분위기가 창의적인 생각을 만든다. CEO부터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을 해야 한다. 자유롭게 하라고 말만 하면 직원들이 따라오지 않는다”며 “예를 들어, 좋은 제안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칭찬한다. 반대로, 듣자마자 아니라고 생각하는 제안도 있지만 즉각적인 코멘트를 자제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뛰어난 사람을 고용하고 육성하는 기업은 그만한 시스템이 있다. 뛰어난 사람을 인정하고 활용하지 못하는 시스템, 뛰어난 사람을 고용해도 계속 키워갈 자신이 없는 시스템이라면 당장 고쳐야 한다”며 “소통이 뛰어난 시스템을 만든다. 우리는 업무별로 책임의 경계를 명확하게 하고 그 선까지 권한을 위임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직원이 책임지지 않으려고 소극적으로 일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의사결정의 부담이 CEO에게 집중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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