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비어에서 미들비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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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비어에서 미들비어로
  • 조주연 기자
  • 승인 2015.06.2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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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름 맥주 시장이 업그레이드 된다
 

지난 해 맥주 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스몰비어. 아기자기하고 저렴한 안주로 많은 고객을 사로잡았지만, 편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던 고객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게다가 OO비어라는 이름이 난립하고, 메뉴 역시 비슷비슷한 것들이 많아서 어느 한 곳에 브랜드 로열티를 갖기에 부족했던 것도 사실. 이러한 단점들을 장점으로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몇몇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스몰비어가 한창일 때, 스몰비어보다는 좀 더 고급스럽고 일반 주점보다는 경제적인 가격의 미들비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여름 맞이 준비를 하면서 하나둘 만들어진 미들비어 브랜드들은 벌써부터 고객의 관심을 조금씩 끌고 있다.
맥주업계에서 가장 핫한 여름은 새로운 맥주 브랜드들이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시원한 맥주는 잠시나마 무더위를 물러가게 하는 특효약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여름은 예년보다 더욱 더울 예정이라고 하니 맥주 시장은 더욱 크고 넓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이미 브랜드의 역량을 한껏 드러낸 미들비어들은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기존의 스몰비어보다 더 다양하고 특색 있는 안주와 쾌적한 매장으로 고객을 기다리는 미들비어 브랜드들. 과연 올 여름에는 어떤 브랜드들이 맥주 시장을 달구고, 어떤 브랜드들이 최고의 자리에 서서 팔로워 브랜드들을 거느리게 될지 기대된다.
글 조주연 기자  사진 박세웅 팀장, 황윤선 기자, 각 업체제공 


소비자가 미들비어를 찾는 이유
여유 있고 쾌적한 매장, 맛있고 푸짐한 안주

 

 

합리적인 가격의 주류와 안주
지난 해 스몰비어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확실하다. 저렴한 가격으로 안주와 술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질도 양도 낮은 편이라 저가 메뉴들은 한 입 거리밖에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미들비어 브랜드에서 가장 강점을 두는 것이 바로 안주의 양과 질이었다. 가격은 높지 않게 책정하면서 고급스럽고 맛있게 만드는 것. 이를 위해 ‘감자튀김’으로 표방되는 스몰비어를 넘어서기 위해 브랜드마다 신메뉴 개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성 있는 안주 한 가지로 브랜드가 자리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패밀리레스토랑만큼 보기에도 좋고 먹기에도 좋은 메뉴들이 가득한 것은 소비자들에게는 분명한 희소식이다. 맥주 역시 스몰비어의 스테디 아이템인 크림생맥주를 시작으로 다양한 칵테일 맥주와 세계 맥주를 판매 중이다. 맥주 외에는 탄산음료 한두 종류만 팔던 예전과 달리 앞으로는 맥주를 대신할 수 있는 논알콜 음료를 판매하고자 하는 브랜드가 많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3040이 갈 수 있는 편안한 인테리어
맥주를 마시러 가는 이유 중 하나는 생활을 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싶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소비를 자랑하는 3040들이 회사생활을 비롯해 세상에 대해 이야기할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간단히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눌 곳이 마땅치 않다. 스몰비어는 너무 어린 사람들이 있고, 기존 호프집이나 치킨집에는 중장년층이 많아서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취향은 까다롭지만 최고의 소비자인 그들이 갈 수 있는 곳이 바로 미들비어다. 여심을 사로잡을 만큼 예쁘고 개성적인 인테리어에서 친구와 연인을 만나 맥주 한 잔을 한다면 그 자체로도 스트레스가 풀리기에 충분하다. 이를 위해 미들비어 브랜드들이 메뉴만큼이나 신경 쓰는 것이 인테리어. 더 쾌적하고 더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미들비어인 것이다.

선진국형 주류 문화로의 이동
이전에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취하기 위해서였다. 일주일에 서너 번씩 회식을 하기도 하고 회식 때마다 과음을 하고 쓰러지는 것을 예사로 여겼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예전보다는 단체 회식이 많이 줄었고 그 장소도 술집이 아닌 밥집이나 평소 가기 어려운 장소인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데 오히려 개인 소비 맥주량은 크게 늘어났다. 집에서 편안하게 마시거나 친한 사람들끼리 가볍게 한 잔 하는 문화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선진국 음주 문화의 특징은 도수가 낮은 술을 많이 마시고 맥주 문화가 발달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주로 소주를 마셨지만, 이제는 소주보다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맥주를 찾는 경우가 더 많다. 술을 가볍게 즐기기 위해서 편안한 인테리어와 맛있는 안주가 바탕이 된 미들비어는 최적의 장소임이 틀림없다.

무거운 이야기는 No, 가벼운 이야기는 Yes!
소주를 마시면서 해야 할 이야기가 있고 맥주를 마시면서 해야 할 이야기가 있다는 데는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소주를 마시면서 해야 할 이야기보다는 맥주를 마시면서 해야 할 이야기가 더 많고, 가벼운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즐겁다는 것에도 공감할 것이다. 가벼운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나 다정하게 사랑을 속삭이기에도 맥주는 제격이다. 집에 가는 길에 가볍게 한 잔 하고 싶을 때 마시고 싶은 술도 역시 소주가 아닌 맥주.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곳은 힘들지만, 그렇다고 시끄럽고 번잡한 곳은 싫어하는 세대들에게 미들비어가 점점 더 사랑받는 이유다.

미들비어, 아직 남아 있는 문제점들
스몰비어보다는 괜찮지만 맥주전문점보다는 조금 부족한 곳. 이것이 바로 미들비어의 가장 근접한 정의다.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미들비어지만 문제점은 아직 남아 있다. 트렌드가 민감하게 변하는 우리 사회에서 미들비어 역시 스몰비어와 마찬가지로 유행 아이템으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롱런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맥주전문점들의 브랜드 관리다. 브랜드의 전반적인 이미지를 관리해 그 브랜드만의 개성과 아이덴티티를 만들어가야 오래 갈 수 있는 것이다. 스몰비어와 미들비어의 인기에는 기존 맥주전문점의 브랜드 관리 미흡과 대세의 흐름 등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던 것이 분명하다. 그동안 맥주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고 공부한다면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지, 또 그 브랜드들이 어떻게 유행할 수 있을지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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