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프랜차이즈 CEO의 3가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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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프랜차이즈 CEO의 3가지 조건
  • 김성배 기자, 최윤영 기자
  • 승인 2015.06.20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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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의 성공, 원칙의 실패, 원칙의 재정립
 

유독 부침이 심한 프랜차이즈 업계는 역사가 긴 기업이 적다. 빠르게 성장한 기업이 더 빠르게 몰락하는 경우도 흔하다. 어쩌면 이 바닥에서는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이들이 성장하는 기업을 넘어 존경받는 기업이 되고자 노력했다면 어떠했을까. 부러운 일을 하고 있지만 존경받지 못하는 직업이 많은 시대다. 능력 있는 CEO로 끝나지 않고 존경받는 CEO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그래야 고객과 직원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과 직원, 그리고 CEO 자신으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는 3가지 조건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첫째는 원칙이다
원칙은 기업의 ‘헌법’이다. 기업을 경영하면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 닥치게 마련이다. 성장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의 CEO 중에서는 변칙적인 의사결정을 잘 하는 경우가 있다. 동물적인 감각을 통해, 급변하는 환경에서 나오는 위기를 임기응변으로 떨쳐내곤 한다. 하지만, 혹시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 대처하느라 관리 가능한 요소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어쩌면, 변칙에 의존하는 동안 고객과 직원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원칙의 리더십이 없는 CEO의 기업은 지속성장이 어려워진다.

둘째는 품격이다
품격 있는 CEO가 품격 있는 기업을 만든다. 그리고 그 기업은 존경받게 되고, 영속하는 위대한 기업이 된다.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성장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일차적인 목표로 삼지 않았다. 그들은 어떻게 품격을 갖출지를 생각했다. 전문가들은 최종 결과가 극적으로 보이는 경우에도, 성장하는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의 전환은 일거에 진행된 적이 없다고 말한다. 단 한 번의 결정적인 행동, 원대한 계획, 끝내주는 혁신, 혼자만의 행운, 기적의 순간 따위는 없었다.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면 품격을 갖춰야 하는 이유다.

셋째는 소통이다
기업경영, 특히 프랜차이즈 기업경영에서 소통이 중요함을 모르는 CEO는 찾아보기 어렵다. 프랜차이즈 기업은 직원, 가맹점, 고객과의 소통이 필수다. 소통은 조직이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며 우리 몸의 대동맥과 같은 역할을 한다. 고객의 클레임에 잘 대처하지 못하는 기업은 존경받지 못한다. 직원의 말을 듣기보다 자신의 말에만 집중하는 CEO는 존경받지 못한다. 반면, 소통도 중용이 필요하다. 소통하되 책임지지 않는 CEO는 배가 산으로 가게 내버려 두는 선장과 같다. 여러 의견을 취합하지만 결정은 결국 CEO가 하는 것이다.

 

 

‘원칙’이
프랜차이즈 기업에 적용되는 양상 

‘원칙’의 사전적인 의미는 어떤 행동이나 이론 따위에서 일관되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하나는 ‘일관성’이고 다른 하나는 ‘기본’이다. 말하자면 원칙은 기본적인 것을 일관되게 지키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회사 생활에서 그 원칙이 말처럼 그리 쉽게 지켜지지 않는 것임을 경험한다. 때로는 사적인 이익관계에 의해, 때로는 공적으로 조직의 이익을 위해 원칙은 무시되고 변형되어 적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원칙을 어겼다고 해서 당장 개인에게, 조직에게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치는 것도 아니다. 그로 인해 스스로 유연한 사고를 지녔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고 조직에게 특별한 이익을 안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원칙을 어김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대의를 저버렸고 실패의 단초를 제공했음을 우리는 나에야 알게 될지도 모른다. 그건 우리가 역사를 통해 알게 되는 진리다. 국내 유력 프랜차이즈 9개 기업 CEO들을 통해 알게 된 ‘원칙’에 대한 공통적인 생각은 다음과 같다.  
글 최윤영 기자, 김성배 기자  사진 박세웅 팀장, 황윤선 기자, 업체 제공

1. 원칙은 ‘양날의 검’이다.
이 말은 어떤 견고한 원칙이 어떤 기업을 세우고 성장시킬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 원칙이 기업의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빠른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결국 회사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때 중요한 건 회사 경영에 있어 절대적인 원칙은 지키되 그 원칙이 시대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다.


2. 원칙은 ‘우리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대개 오너 중심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기업 설립자의 원칙이 그 회사의 원칙이 되는 건 자명하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기업은 역사가 짧고 베이스가 단단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치열한 시장 경쟁을 뚫고 생존하려면 ‘나’보다는 ‘우리’의 의견이 중요하다. 그래야 위기 관리가 가능해진다. 원칙 또한 오너 혼자서가 아니라 기업 구성원 전체가 참여해 세우는 게 좋다.


3. 원칙은 ‘행복 지향성’이어야 한다.
기업의 이윤을 위해서만 활용되는 원칙은 죽은 원칙이다. 이윤도 중요하지만 기업 구성원의 복지, 그 기업의 제품 및 메뉴,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만족감 및 행복에 닿아 있는 원칙이 바로 살아 있는 원칙이다. 그러한 원칙을 갖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커뮤니케이션,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열린 사고가 필수다.


원칙의 성공, 원칙의 실패, 원칙의 재정립
원칙을 고수한 기업, 원칙을 바꾼 기업

원칙은 새롭게 태어난다
2006년 미국의 글로벌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은 ‘미안해 잭(Sorry Jack)’이라는 특집 기사를 통해 잭 웰치(Jack Welch)의 원칙이 이제 낡았으므로 새로운 경영 원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포춘의 기획기사는 커다란 반향을 이끌어냈다. GE(General Electric Company)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든 잭 웰치의 원칙경영은, 기업경영에 있어 하나의 ‘신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잭 웰치는 말 그대로 전설이다. 그는 일리노이대 화학공학 박사를 하고 GE에 입사해 1981년 45세의 나이로 GE의 8대 회장이 됐다. 120억 달러였던 시가총액은 그가 퇴임할 시기에는 4500억 달러까지 올랐다.
잭 웰치는 성장을 위해 피도 눈물도 없는 추진력을 발휘했다. ‘중성자(neutron) 잭’이라는 그의 별명은 우라늄 분자를 깨트려 핵폭발을 일으키는 중성자탄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벌여 글로벌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사업만 남겨놓고 다 정리해 버렸다. 그리고는 지속적인 경영혁신 운동으로 GE의 경쟁력을 높였다.
잭 웰치의 강도 높은 감량경영은 악명 높다. 이른바 ‘활력곡선(Vitality Curve)’라고 하는 잣대로 하위 10%를 계속 잘라내는 방법으로 조직에 긴장을 불어넣었다. 오늘날 한국의 대기업에도 일상화된 방법이다.
잭 웰치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도 한동안 그가 주창한 원칙에 반기를 드는 ‘주류’는 없었다. 포춘이 그의 원칙을 ‘Old Rule’로 규정하고, 새로운 경영이론을 바탕으로 한 ‘New Rule’을 제시하기까지는 그랬다.

Old Rule  New Rule
시장의 선두가 되어라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라
몸집을 키워 시장을 장악하라 크기보다 민첩함이 중요하다
주주가 최고다 고객이 왕이다
최고의 인재를 등용하라 열정적인 사람을 고용하라
리더의 결단력을 강화시켜라 용기있는 CEO가 필요하다
가볍고 날렵한 조직으로 혁신하라 혁신은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있다
능력을 소중히 여겨라 영혼을 소중히 여겨라
포춘의 반란은 사람들에게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분명한 것은 한 때는 불변의 원칙으로 받아들여졌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원칙이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여담으로, 포춘은 1999년에 잭 웰치를 20세기의 최고의 CEO로 선정한 적이 있다.

원칙에 따른 기업의 흥망
원칙은 얼마나 변하는 것일까. 원칙을 고집하다가 실패한 기업의 대명사 이스트먼 코닥(Kodak)도 시작은 혁신기업이었다. 코닥의 설립자 조지 이스트만은 1882년 감광필름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한다. 곧 일반인이 들고 다닐 수 있는 카메라가 현실이 됐다.
조지 이스트만은 창업 때부터 글로벌 기업을 목표했고 꿈을 이뤘다. 여러 언어로 읽어도 발음이 같도록 ‘코닥(Kodak)’을 작명했다는 말도 있다. 필름 사진기로 세상을 바꾸고 거대한 부를 축적한 조지 이스트만은 1932년 모든 것을 성취했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코닥의 몰락은 디지털 카메라의 부상으로부터 시작됐다. 필름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코닥이지만, 최초로 1975년에 디지털 카메라를 만든 것 역시 코닥이었다. 하지만 필름 카메라를 만든다는 원칙을 너무 오래 고수했기에 끝없는 몰락을 맞이하고 말았다.
반대로 원칙을 너무 빨리 바꿔서 실패한 기업도 많다. 1979년에 첫 발매된 세계 최초의 소형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 ‘워크맨’은 소니뿐만 아니라 일본 전체의 장인정신을 상징하는 제품이었다. 1980년대에 한창 잘나갔던 소니는, 앞으로 기술력보다는 콘텐츠로 승부한다는 새로운 경영원칙을 세웠다. 그리고는 영화, 비디오게임, 음악 같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소니의 변화는 1989년 세계 5대 영화사였던 콜롬비아 픽처스 인수로 서막을 올렸다. 이후 계속 몸집을 불려갔고 2004년에는 BMG뮤직을 합병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러는 동안 소니의 영혼과 같았던 장인정신이 실종되기 시작했다.
현재 소니의 몰락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기업의 모태인 ‘워크맨’ 사업부를 분사했고, PC와 노트북,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했거나 명맥만 이어가는 상황이다. 2012년 11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소니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으로 조정했다. 2014년 1월에는 무디스도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으로 내렸다.

전략적 변곡점을 찾아라
그렇다면 원칙은 얼마나 지켜야 하는 것일까. 현대의 경영전략 전문가들은 기업이 원칙을 바꿔야 하는 ‘전략적 변곡점(Strategic Inflection Point)’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기업도 사람이나 문명처럼 생애주기가 있는데, 변화하는 도전적인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응전한다면 평균적인 생애주기보다 장수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전략적 변곡점 이론은 이익이 나는 주력사업을 뜻하는 ‘황금젖소(Cash Cow)’를 기존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종전의 원칙경영은 생산성을 높이고자 무분별한 의사결정을 하는 일을 경계했다. 우유를 많이 얻어내려고 황금젖소의 ‘젖통’을 쥐어짜다가는, 젖소의 건강을 해치고 나중에 오히려 생산성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반대로, 전략적 변곡점 이론은 시장의 ‘메가트렌드(Megatrends)’가 바뀌는 순간에 과감하게 황금젖소를 도살하라고 주문한다.
인텔(Intel)은 전략적 변곡점 이론에 따라 과감하게 메모리 반도체라는 황금젖소를 버려 성공한 기업이다. 한 때, 메모리 반도체는 인텔에게 황금젖소이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1980년대 초반부터 일본 업체들의 도전이 시작됐다. 인텔은 어떻게 응전할지를 고민해야 했다. CEO 앤디 그로브(Andy Grove)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과감한 선택으로 비메모리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그 덕에 살아남은 인텔은 오늘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비메모리 생산업체로 군림하고 있다.
듀퐁(du Pont)은 가장 오래 살아남은 위대한 기업 중의 하나다. 1802년 창업한 이 회사는 친척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고 일정 기간 후에 원로들의 의견을 물어 고용의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는 원칙이 있었다. 이후 듀퐁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원칙을 지키기도 하고 때에 따라 바꾸기도 하면서 여러 전략적 변곡점을 넘었다. 듀퐁은 어린 아이가 커가면서 새롭게 가치관을 정립해 가듯이 기업도 원칙을 더 좋은 원칙으로 가꿔가면 위대해질 수 있다는 ‘인지적 진화(Cognitive Evolution)’의 모범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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