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불패, 옛날통닭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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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불패, 옛날통닭으로 승부수
  • 임나경 편집국장
  • 승인 2015.06.0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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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박세웅 팀장, 황윤선 기자, 각 업체제공

‘치킨공화국’이라고 불러도 부족함이 없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는 다양한 메뉴개발과 트렌드에 의해 변화, 발전돼왔다. 그 가운데 최근 ‘옛날통닭’이라는 콘셉트의 치킨 브랜드들이 활발한 행보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지속되는 불경기 여파에 따른 생계형 소자본 창업자들의 니즈와 건강과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는 고객 니즈는 소위 ‘시장통닭’이라는 아이템을 프랜차이즈 시장으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 경기 위축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지는가 하면 예비창업자들의 소자본 및 생계형 창업이 이를 더 부추기고 있다.


옛날통닭 프랜차이즈의 인기는 신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생겨나게 하는가 하면, 기존 치킨전문점에도 신 메뉴로 자리매김하면서 복고바람의 중심에 서고 있다. 이렇듯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트렌드 속에서 옛날통닭 또한 어떤 콘셉트와 운영방식으로 진화, 발전되어 가고 있는지,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다른 업종이나 치킨 아이템에 비해 비교적 간단한 공정을 거치지만 각 브랜드마다 튀김기와 튀기는 온도와 시간, 염지와 튀김옷, 사이드 메뉴 등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들에게 소구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공화국에는 어떤 일이?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운영 중인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250여 개, 운영 중인 치킨전문점만 해도 3만 6000개에 이른다고 한다. 최근에는 식재료가 아닌 단일 조리 메뉴만으로 페스티벌까지 진행하는 등 치킨의 열풍이 거세다. 다름 아닌, 대구에서 2년 연속 인기리에 지속되고 있는 치맥페스티벌이 그것인데, 첫 해 방문객만 해도 30만 명에 이르며 지난해는 약 50만 명의 참관객을 맞았다. 올해 역시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줄 치킨과 맥주 치맥페스티벌이 7월 22일 (수요일)~7월 26일 (일요일)까지 대구두류공원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치킨공화국의 치킨사랑은 ‘치렐루야’, ‘치느님,’ ‘1인 1닭’과 같은 치킨 관련 신조어를 만들어 내면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 가운데 옛날통닭의 행보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최근 제2, 제3의 브랜드를 속속 전개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펴고 있는 (주)놀부가 5월 중 복고와 현대의 결합을 콘셉트로 해 합리적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놀부 옛날통닭’을 론칭해 업계에 옛날통닭 붐에 불을 지피고 있다. 놀부의 ‘옛날통닭’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복고 스타일의 치킨과 인기 있는 크리스피 치킨을 함께 만나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는 소자본 치킨호프매장을 콘셉트로 설계해 예비창업자들의 창업 진입 문턱을 한층 낮춘다는 복안이다.

옛날통닭의 졸깃하고 고소한 창업 전쟁
많은 전문가들이 국내 치킨전문점 시장이 연간 5조 원에 이르며 레드오션에 진입했다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으지만, 프랜차이즈 전문가들의 레이더망에는 여전히 틈새시장 개발이 멈출 줄 모르고 가동되고 있다. 과거 치킨의 변화는 서로 다른 브랜드의 조리방법이나 서로 다른 브랜드의 소스로 인한 맛 차이에서 그 선별이 이뤄져왔다. 또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의 증폭으로 기름기 적은 치킨이나 숯불을 활용한 메뉴 등으로의 인기를 불러오고 있다.

과거 단순히 독특하고 차별화된 맛만을 고수하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건강과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할 만한 옛날통닭에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건강과 접목한 수많은 닭요리가 개발돼 왔지만, 국내 시장에서 여전히 고객들이 선호하는 것은 후라이드 방식의 치킨이 아닐까 싶다. 나아가 옛날 아버지들이 월급날이면 노란 봉투에 사들고 들어왔던 추억의 맛을 기억하는 복고열풍의 트렌드도 한 몫하고 있다. 무엇보다 옛날통닭은 지속되는 어려운 경기 속에서 소자본 창업, 생계형창업, 가족창업, 부부창업이라는 화두를 얹으며 각광받고 있다. 물론, 소비자들에게 맛과 가격 면에서도 매력적인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어 당분간 옛날통닭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옛날통닭으로 귀환한 치킨의 궤적

옛날통닭은 바로 국내 치킨전문점의 시초?
70년대 통닭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수원시 팔달구 팔달로에 위치한 100m 남짓한 작은 골목인 ‘통닭골목’에서부터 시작된다. 45년 원조집부터 신생업체까지 총 11개의 통닭집이 들어서 있는 이곳은 통닭 가격이 1만 4000원 대를 형성하며, 고소한 치킨 냄새가 시장골목을 가득 메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걸음을 멈추게 하는 치명적인 매력을 갖고 있다. 옛날통닭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1977년 개업한 <림스치킨>이 국내 최초가 아닐까 싶다. 당시 저렴한 식용유 보급과 간단한 조리법이 전기통닭으로 대체되면서 치킨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가마솥에 생닭을 즉석에서 튀겨주는 옛날통닭은  염지를 하지 않은 채 구워내는 전기구이 통닭으로 이어졌다. 명동에서 유명세를 타고있는 <영양센터>가 그것이다.

양념통닭과 후라이드 그리고 간장양념치킨 
1984년 <KFC>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뒤이어 매콤한 양념통닭이 선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바로 현재까지도 굳건히 프랜차이즈 사업을 펴고 있는 <페리카나>와 <멕시카나> <처갓집 양념통닭>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어 90년대 중반에는 ‘프라이드치킨을 동네에서 배달시켜 먹는다’는 발상으로 시장을 석권한 <BBQ>가 IMF 시기와 맞아 떨어지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다.

또 경상도에서 간장치킨을 들고 혜성같이 나타난 <교촌치킨>은 그야말로 치킨시장의 새로운 혁명을 불러온다. 당시 다양한 소스와 조리방식에 의한 찜닭과 불닭 등의 치킨요리도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지만, 쉽게 사그러들고 만다. 뒤이어 <호식이두마리치킨>이나 <티바두마리치킨>과 같은 두 마리 치킨이 인기를 끌면서,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를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어필돼 많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왔으며 지금도 꾸준히 인기를 불러모으고 있다.

치킨이여 맛을 위해 염지하고, 구워라 
2000년대 들어서면서 염지가 등장하기 시작, 고기를 양념수에 재는 염지 공정을 거친 프라이드 치킨은 기존 전기구이 통닭과는 달리 각 브랜드마다 독특한 방식의 조리로 맛을 내 브랜드 간의 확연한 차별화를 가져온다. 염지공정은 전통적 방식의 침지 방식과 침지 방식을 물리적인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인 텀블링 방식, 그리고 인젝션 방식 등으로 개발되어 왔다. 그러다 2000년대 중반에 이르러 새로운 트렌드와 경쟁하게 되는데 바로 오븐에 굽는 방식의 치킨전문점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오븐에 굽는 방식의 치킨은 기존에 전기통닭에서 천천히 가열하던 방식과는 달리, 염지공정을 거친 절단육을 오븐에서 강한 열로 단시간에 가열하기 때문에 마치 바비큐 형태의 직화로 구운 듯한 맛을 낸다. 웰빙트렌드가 한창 열풍을 일면서 굽는 치킨이 급성장한 것이다. 당시 <굽네치킨>이 소녀시대를 기용해 광고마케팅을 쏟아 부으면서 국민치킨의 대명사가 되기에 이른다.

트랜스 지방산과의 전쟁, 착한 기름 열전 
치킨전문점 프랜차이즈 시장은 또 트랜스지방산의 이슈로 인해 치킨 브랜드들 간의 올리브 유, 해바라기씨 유, 채종유, 포도씨, 카놀라 유 등의 식용유 전쟁에 들어서게 되며, 서로 건강에 유해하지 않은 몸에 좋은 기름을 사용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시작한다.

2010년에 이르러서는 치킨 프랜차이즈와 조리 형태 등이 모두 다변화되는 시기를 맞는다. 즉, 프라이드치킨, 양념치킨, 굽는 치킨 등 다양한 조리 형태의 기반에 다양한 소스형태의 토핑이 올라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최근 3년간 가장 효과적인 토핑은 매운 속살 맛에 치즈로 토핑한 치킨이 가장 인기를 모았다. 이 메뉴는 수많은 국내 유수 프랜차이즈들의 신제품으로 한 번씩은 출시되었고, 치킨시장에서는 보기 힘든 신제품 메뉴 믹스율을 30%이상 기록한 사례를 만들어냈다.

업계 전문가는 “향후 프라이드나 굽는 형식의 치킨에 올라가는 차별화된 토핑형 소스가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제 치킨 시장도 고객들이 프라이드와 양념만 찾는 것이 아니라 신제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토핑형 소스의 시도가 소셜커머스 등의 마케팅과 만나면서 신제품 치킨의 트렌드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한다.

토핑의 시대, 피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피자시장이 이미 신제품의 성공으로 전체 매출을 끌어올렸듯, 향후에는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도 신 제품의 각축전이 예고되고 있다.  그 좋은 예가 <BBQ>의 효자 메뉴로 사랑받고 있는 ‘황금올리브치킨’이다. 이 제품은 닭을 조각낸 다음 숙성 시간을 거친 뒤 올리브 파우더를 입혀 올리브유에 튀겨낸 것으로 바삭한 튀김옷과 풍부한 육즙을 자랑한다.
신 메뉴 ‘빠리치킨’ 역시 많은 관심을 얻고 있는데, 치킨에 고급 프랑스 요리의 개념을 도입한 것으로 황금올리브치킨 보다 약 2~3배 정도 조리시간이 길며, 물 빼기 작업을 거쳐 튀겨낸 치킨을 센 불에서 한 번 더 볶아 만든다. 간장과 청주 등 양념을 배합한 소스로 매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나는데, 치킨과 궁합이 잘 맞는 맥주와 좋은 조합을 이뤄 인기다.

치킨업계에 이종교배 열풍이 거세다?
이른바 ‘세상에 없던’ 치킨의 출현이 또 화제를 불러모았다. 즉, 치킨이 다른 음식과 접목돼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제5세대 치킨의 강력한 후보로 등장한 것이다. <BHC>가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해 대대적인 판매고를 올렸던 별코스 치킨이 바로 그것. 치즈볼과 그린드레스치킨, 리코타 치즈샐러드를 세트로 묶은 것으로 여성 고객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기에 이른다. 닭 안심과 정육을 스테이크식으로 만든 치킨도 등장해 눈길을 끄는가 하면, 문어와 치킨을 결합시킨 문어치킨도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문어 다리를 통째로 튀겨 치킨 위에 올려낸 문어치킨은 치킨소비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왔다. 이 외에도 지난해 열풍을 불러왔던 치즈등갈비를 접목시킨 치킨 메뉴도 눈길을 끈다. <오늘통닭>이 선보인 ‘치즈돌돌맵닭’의 경우에는 모차렐라 치즈와 매운 양념을 입힌 순살치킨, 닭봉, 윙을 쌓아서 내놓는 것이 특징으로 천일염과 채소로 만든 염지수에 담궈 숙성시킨 후 카놀라유에 튀겨내 이슈를 불러오기도 했다. 이렇듯 치킨의 다양한 신 메뉴 개발은 신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출현은 물론, 기존 브랜드들의 인기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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