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기업가치 향상, 인사관리에 달려있어"
상태바
"프랜차이즈 기업가치 향상, 인사관리에 달려있어"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5.04.14 1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대 김성수 교수, KFCEO 명품과정 5주차 강의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주창하면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했다. 그랬더니 직원들이 정작 바꾸고 싶은 것은 마누라인데라고 했더라는 농담이 있다. 이 회장은 회사의 운영시스템이 아닌 사람 자체가 바뀌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이다.”

(사)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제2기 K프랜차이즈 명품CEO과정(KFCEO 명품과정)의 5주차 강의가 4월 13일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 로얄볼룸에서 열렸다.

서울대 김성수 교수가 맡은 이번 강의는 기업경영에서 인사부문의 중요성에 대해 삼성그룹의 사례중심으로 진행됐다. 김 교수는 인사부문은 기업가치에 커다란 영향을 주지만 투자에 따른 실적증가가 바로 나오지 않다보니 소홀히 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람이 하는 서비스의 비중이 높은 프랜차이즈 업체는 인사관리가 다른 업종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듯이 기업경영에서 통제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상황이 있다. 기업의 의사결정과 재무제표로 나타난 실적을 비교해서 분석했을 때,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을 ‘운’이라고 표현해보자. 그런데 이렇게 ‘운’으로 나타나는 비율이 미국 상장기업보다 한국의 상장기업이 더 높았다. 이에 대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인사부문의 관심도가 차이 나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인사부문은 투자에 따른 실적효과가 나타나는 기간이 전략•기획, 재무•회계, 홍보•마케팅보다 상대적으로 길다. 다른 분야는 투자가 바로 실적으로 이어지지만, 인사는 영입된 인재가 교육을 받고 동기부여가 일어나 실적에 기여하는 단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삼성그룹이 빠른 기간에 글로벌 선도기업을 추격한 비결은 인사부문의 과감한 투자가 크게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핵심인재는 돈만 더 준다고 해서 영입하기 어렵다. 예를 들면, 한국의 최고인재가 아프리카 기업에게서 입사 제의를 받았다면 연봉이 높아도 망설일 수 있다. 아프리카 국가의 개발수준이 아무래도 떨어지니까 삶의 기반을 옮기기가 쉽지 않아서다. 마찬가지로 삼성이 대규모 기업집단이지만 선진국 최고인재가 선뜻 오지 않는다. 그래서 삼성은 그룹의 최고경영자가 ‘삼고초려’하는 정성을 보여줬고, 지금의 인재풀을 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주력사업에서 세계 최고의 위상을 가진 삼성이지만 아직도 다른 기업의 인사 시스템을 벤치마킹한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이 구글보다 2배의 수익을 냈는데 시가총액은 절반도 안 된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삼성보다 구글의 기업가치를 훨씬 높게 평가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삼성이 구글의 인사시스템을 살펴봤더니 직원들에게 근무시간의 20%를 회사가 시키지 않은 일을 하도록 보장하고 있었다. 경직되지 않은 생각을 하도록 배려해 창의적인 결과를 유도하겠다는 목적이었다”라며 “이런 제도를 분석한 삼성은, 직원들이 팀을 짜서 제안한 사업 아이템이 선정되면 1년 간 기존 업무에서 벗어나 마음껏 도전하게 하는 사내벤처 제도를 만들었다. 기존 연봉이 그대로 지급되고, 해당 연도의 인사고과는 무조건 최고점수를 준다. 실패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의 파격적인 성과급 제도 역시 치밀한 벤치마킹의 산물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기존 제조업 대기업은 인센티브를 준다고 해도 10% 정도가 보통이었다. 삼성은 과감하게 금융업 수준인 50%까지 올려서 강력한 동기부여를 유도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삼성그룹의 인사중시 정책은 이건희 회장의 성향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그룹은 계열사 사장단 중 반드시 인사부서 출신이 몇 명씩 있다. 글로벌 컨퍼런스를 하면 발표 주제 중에 인사부문이 꼭 들어있다. 이는 이 회장이 입만 열면 사람을 강조하기 때문”이라며 “사람을 키우는 일은 선발방법을 바꾸거나 교육을 더 시킨다고 해서 바로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도 삼성이 항상 사람을 강조한 결과로 남다른 성과를 이끌어냈고, 이런 사람중시의 철학을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의 강연이 끝나고 나자 참석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김 교수가 “한국 사람들에게 강의하면 질문을 잘 안 하더라. 연사가 답변을 못할까봐 배려하는 예의 덕분인가보다. 오늘은 그런 걱정 안 해도 된다. 답변이 어려우면 부드럽게 넘기는 내공이 있다”고 웃음을 이끌어내자 계속 질문이 나왔다. 이후 김 교수와 참석자들은 프랜차이즈 업체를 경영하면서 겪는 여러 가지 인사관리의 어려움을 털어놓고 해결책을 함께 찾아보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KFCEO 명품과정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프랜차이즈 CEO 500명을 키워낸다는 목표로 각 분야 최고의 강사진으로 구성된 교육과정이다. 이번 2기 과정은 3월 9일부터 6월 29일까지 16주간 매주 월요일 저녁에 진행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