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인 레드오션 시장인 여행업에서 ‘후불제’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내놓은 <투어컴>이 사업설명회를 열고 대대적인 영업망 확대에 나섰다.
23일 서울 서초동 <투어컴> 서울본사 교육장에는 예비 지사장•지점장•소장을 꿈꾸는 교육생들이 자리를 채웠다. 참석자들은 <투어컴>의 색다른 영업방식과 높은 성장률을 보고 사업설명회에 왔다고 밝혔다.
<투어컴>의 후불제 프로그램은 고객이 전체 금액의 절반만 내고도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해준다. 회원들은 매달 일정 금액의 회비를 내고, 6개월이 지나면 적립된 금액의 2배까지 해당하는 여행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매달 정해진 돈을 적기예금처럼 자동이체로 내므로 목돈을 마련하는 부담이 없다.
<투어컴>의 영업전략은 여행상품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를 높여주기도 한다. 여행을 하면서 최종견적서에 나온 내용과 다른 항공편, 숙박, 음식을 제공받으면 나머지 금액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최종견적서란 여행을 떠나기 전에 여행사가 고객에게 제공될 서비스 내역을 상세하게 보여주는 안내서다.
<투어컴>의 후불제 여행상품은 8년 전 창업한 박배균 대표가 “어떻게 하면 지인들에게 자랑스럽게 권할 수 있는 여행사를 만들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시작됐다. 후불제 시스템을 도입한지 올해로 6년이 지났고, <투어컴>은 해마다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첫 지사를 전북 정읍에 세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제 30여개 지사가 있고 각 지사에서 활약하는 지점장 300여명이 함께 뛰고 있다. 친구와 가족에게 망설이지 않고 권할 수 있는 여행사 시스템을 만든 덕분이다.” 박 대표가 말한 성공 비결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패키지 여행상품이 부실해지는 이유가 기존 구도로는 공정한 경쟁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의 기존 여행시장은 몇몇 업체가 나머지 전체를 쥐고 흔드는 독과점 상태다. 등록된 여행사가 1만7000개에 이르지만 이름이 알려진 곳은 20여 곳에 불과하다. <하나투어>, <모두투어>로 대변되는 초대형 홀세일 여행사가 여행상품을 헐값에 떠넘기면, 이것들을 작은 직판 여행사가 어쩔 수 없이 수주한다. 이 과정에서 직판 여행사가 홀세일 여행사에게 오히려 돈을 내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갑질’ 때문에 작은 여행사는 크지 못하고 형편없는 여행상품이 나오는 것이다.
반면, <투어컴>의 후불제 상품은 월 최소 3만원으로 회원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3만 원씩 30개월 90만 원을 적립한 다음, 최대 180만 원까지 소요되는 여행을 떠나면 된다. 만약 목표금액을 완납했지만 시간이 없어서 여행을 가지 못한다면, 일정 기간이 지나고 나서 전액 돌려받을 수 있다. 또, 사정이 생겨서 도중에 적립을 그만두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하는 기준에 따라 수수료를 내고 낸 돈을 돌려받는다.
23일 사업설명회에 나온 참석자들은 6년간 순탄하게 성장한 <투어컴>의 비즈니스 모델을 접하고 만족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한 참석자는 “업계에서 후불제 여행사만이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기존의 일회성 여행객과 잠재적 여행객을 함께 잡을 수 있고, 회원제라 한 번 제대로 영업조직을 갖추면 그 뒤로는 다른 유명 프랜차이즈 사업만큼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 같다”고 말했다.
<투어컴>이 구축하고 있는 지역별 프랜차이즈 조직망은 지사장, 지점장, 소장의 단계로 나뉜다. 지사장은 사무실을 내고 지점장과 소장들을 관리하며 수익을 낸다. 지점장은 사무실을 갖지 않지만 일정 넓이의 영업권역을 받고 상품판매와 소장들 관리를 함께 한다. 마지막으로 소장의 경우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다.
<투어컴> 관계자는 “다른 프랜차이즈와 달리 가맹비와 시설비 등을 받지 않으므로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다”며 “확실한 수익모델이 있는데다가 마케팅 비용도 꽤 지출하고 있으므로 올해가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