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_고기프랜차이즈 열전④ <엉터리생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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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_고기프랜차이즈 열전④ <엉터리생고기>
  • 이인규 기자
  • 승인 2015.01.19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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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엉터리생고기> ⓒ사진 김희경 기자

제대로 대접하는 엉터리 고기집 (주)영마루 <엉터리생고기>
‘엉터리’라는 단어는 보기보다 매우 실속이 없거나 실제와 어긋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이번에 소개할 <엉터리생고기>는 그 상호와는 달리 실속이 탄탄한 브랜드다. 따지고 보면 탄탄한 본사이지만 상호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건 순 엉터리다. 입에 자꾸 붙는다. 상호도 그렇고 메뉴도 그렇다. 처음 시작을 학생들이 마음껏 찾아와 먹을 수 있는 브랜드로 시작했으니 그 끝도 같아야한다며 모든 가맹점에서 가격대비 상당한 양을 먹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완성했다. 그것도 관리하기 힘든 생고기를 말이다.

생고기로 거하게 잡수시길
2003년 서울 흑석동에 정육식당 콘셉트의 점포가 문을 열었다. 주변 대학생들의 열렬한 환호는 점포 안에서 상권 전체로 울려 퍼졌다. 푸근한 정육점 아저씨가 주는 푸짐한 양에서 학생들과 주변 주민들은 배 두둑하게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엉터리생고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 (주)영마루 <엉터리생고기> 최용수 팀장
    ⓒ사진 김희경 기자

불판도 직접 제작했다. 생고기다 보니 열전도율이 빨라야 육즙을 놓치지 않고 고기의 질감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름했지만 당시 최초일 것으로 판단되는 정육식당 스타일은 주변에 빠르게 소문이 퍼졌습니다.” <엉터리생고기>의 처음 시작을 설명한 최용수 팀장이다. 그는 <엉터리생고기>라는 상호가 비록 엉성해 보일 수 있을지라도 그런 점이 고객들에게 깊게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것 같다며 만족도가 크다고 말한다.

흑석동에서 시작할 당시에는 박영준 대표가 직접 우시장에서 고기를 떼다가 판매를 했다. 투박하지만 정겨운 느낌의 정육식당이었던 당시의 <엉터리생고기>는 지금까지도 예전 시골장터에서 툭툭 썰어주던 고기와 어머니가 해주신 정성스런 음식들을 모토로 삼고 있다.

생고기를 유통하기에는 높은 품질관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완비되어야 한다. <엉터리생고기>는 국내산 돈육을 농장에서 직접 공수하는 방식으로 생고기 시스템을 준비했다. “가맹사업을 하면서 농협목우촌 쇠고기 계약을 했었고, 구제역 파동이 있은 후 전라도 지역의 농장과 돼지고기 계약을 맺으며 지금까지 오고 있습니다. 구제역 파동 당시 전라도 농가들만 별다른 피해가 없었던 점을 높이 샀습니다.” 현재는 유통회사와 협업을 통해 일괄거점을 삼았고, 자체 숙성고를 통해 생고기가 가장 맛있을 타이밍에 가맹점으로 일괄 배송한다. 보통 2~3일 간격으로 직배송을 하면서 물류량을 조절하고 있다.

한 마리 메뉴로 다양한 맛을 즐긴다
보리와 콩을 먹여 키운 100% 국내산 축산물만 이용하는 <엉터리생고기>. 거기에 맛이 일품인 된장찌개는 무한리필이 된다. “처음 흑석동에서 대표님이 직접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식어서 맛이 없을 된장찌개를 새로 끓여서 주던 방식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레시피는 각 가맹점마다 비치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돼지와 쇠고기 메뉴는 각 900g씩 제공된다. ‘소 스페셜’에는 꽃등심과 특수부위, 꽃살, 차돌박이 등 엄선된 부위만을 선별했다. 한판에 인기가 좋은 모든 부위가 담겨 있는 셈이다. ‘돼지한마리’는 <엉터리생고기>의 대표 메뉴로서 삼겹, 오겹, 목살, 항정, 가브리살로 구성됐다. 메뉴 하나로 4인이 먹을 수 있도록 했고, 점심메뉴의 종류를 늘리고 품질을 향상시켜 저녁 타임에만 손님이 몰리는 불리함도 해결했다.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돼지고기 같은 경우 직접 농장에서 키우는 돼지를 공수받기 때문에 비육하는 단계에서부터 새로운 농법을 적용하고자한다. “현재 돼지에게 먹이는 사료를 연구 중입니다. 특히 곡물에서 얻을 수 있는 오메가-6의 함량을 대폭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고, 막바지 작업중에 있습니다.” 이런 본사의 투자는 결국 찾아오는 고객들의 만족과 가맹점주의 이익에 밑거름이 된다.

▲ <엉터리생고기> 매장 내부 ⓒ사진 김희경 기자

가맹점의 마음은 해본 사람이 잘 안다
박 대표가 그간의 점포운영을 통해 알게 된 노하우를 기본으로 본사는 가맹점주가 최대한의 편의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원칙적으로는 가맹비용이나 로열티가 책정은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받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별다른 교육이나 가맹사업에 대한 이해를 구하지 않아도 될 경우가 그렇습니다.” 가맹사업에 있어서 본사의 노하우나 기술이전 등으로 로열티를 받는 게 정석이라는 것쯤은 <엉터리생고기>도 알고 있다. 하지만 개인사업을 하면서 쌓인 노하우를 굳이 본사의 일방적인 정책으로 변화를 요구한다면 그만큼 비효율이라고 판단해서다. “그래서 <엉터리생고기> 가맹점 중 몇몇은 자체 개발한 찌개 레시피나 양념 레시피를 갖고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리고 본사에서도 브랜드 정체성을 흔들게 하는 정도만 아니라면 인정합니다. 물론 회를 판다거나 하는 정도는 상식적으로 안되겠지요(웃음)”라며 최 팀장은 말한다.

이런 넉넉한 정책은 기술이전식으로 창업을 해주던 초창기 시절부터 지켜왔다. 생계형 창업이 많은 브랜드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박 대표와 직원들은 이미 갖고 있는 기술과 시설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업종변경의 경우도 인테리어와 집기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부분을 먼저 생각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을 구상한다.

이처럼 먼저 본사가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을 챙겨주다 보니 별다른 광고없이 90개에 이르는 가맹점을 확보할 수 있었고 다수의 매장을 보유한 가맹점주가 전체의 1/3에 이른다. 앞으로 신규 오픈도 중요하겠지만 기존의 가맹점주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브랜드로 장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엉터리생고기>의 성공 포인트
1. 브랜드에서 주는 이미지가 신선
2. 개인매장운영의 노하우를 가맹점에 전수
3. 기존 매장을 살리는 방식으로 비용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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