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의 발판으로 중장기적 발전을 도모할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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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약의 발판으로 중장기적 발전을 도모할 시기
  • 지유리 기자
  • 승인 2023.07.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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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특집Ⅰ엔데믹에 대처하는 브랜드의 자세
Special Interview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 현상과 생산, 투자, 소비 둔화의 3저 시대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소상공인 업계는 경기불황과 과당경쟁, 인건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 한 치 앞을 모를 정도의 불안한 창업시장이지만 이럴 때 일수록 아이템, 서비스, 제품 경쟁력을 높여 탄탄한 입지를 가져야 한다. 코로나엔데믹 시대의 진입은 곧 새로운 생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 사진 업체 제공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 사진 업체 제공

(사)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정현식 회장 

 

Q.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따른 프랜차이즈 시장의 현 상황은 어떠한가요?
지난 6월 초 사실상의 코로나19 종식을 알리는 정부의 엔데믹 선언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 선언으로 프랜차이즈 업계가 마주치게 될 변화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지난해부터 프랜차이즈 창업 열풍이 크게 불고 있어 어느 정도 상황 개선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가맹점 수가 21년 말 33만 개로 6만 개 가까이 늘면서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소규모,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새로운 업종들과 사업 형태들이 늘었고, 착한 프랜차이즈 캠페인 등 상생협력 모델이 주목받으면서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한 관심이 한껏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협회가 개최한 국내 최대 규모의 IFS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도 지난해, 올해 연달아 역대 최대 참관객 기록을 경신한 바 있습니다. 관건은 이 같은 창업 수요가 소비 회복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입니다. 아직 고물가, 고비용 등으로 소비 회복이 업계의 기대보다 부진한 상황인데, 이번 엔데믹 선언과 여름철 성수기 등의 호재가 본격적인 업계의 매출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Q. 현재 프랜차이즈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요?
수익구조 악화와 인력난입니다. 각종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배달앱 등 플랫폼 비용, 인건비 상승, 전기료, 가스비, 임차료 등의 공과금 인상, 고금리 등 비용 인상 요인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가격 인상을 억제할 수 있는 식품 대기업들과 달리, 대부분 중소 가맹본부와 영세 소상공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원부자재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연간 계약, 대량 계약 등으로 인상 시기를 지연시킬 수는 있으나 결국 언젠가는 반영할 수밖에 없고, 나머지 요인들은 시 소비자가격에 반영돼야 할 심각한 인상 요인입니다. 물가 인상의 주범으로 몰려 눈치를 보는 사이, 수익구조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력난은 코로나19 이후 힘든 업종을 피하는 세태가 널리 확산되면서 이제 업계의 가장 큰 문제가 되어버렸습니다. 임금을 올려도 지원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외식업의 경우 인력 부족률이 전체 산업 대비 두 배 가까이 됩니다.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도 더욱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됩니다.

최근 외국인 인력수급을 지원하고자 F-4 비자의 음식점업 단순노무 취업이 허용된 바 있지만, 업계에서는 내국인과 다름없는 재외동포보다는 현재 쿼터제에서 제외된 고용허가제(E-9 비자) 외국인 근로자의 음식점업 쿼터 확대, 유학생(D-2)의 시간제 취업 시간 확대 등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고용허가제의 경우 올해 쿼터가 이미 확정돼 있어 당분간 업계의 인력난 해소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은 인력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는 가맹점 운영 모델의 확산입니다. 서빙 로봇과 무인 키오스크 및 스마트 오더, 조리 로봇·자동화 기기, 무인·1인 운영 등이 해당합니다. 다만,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완전한 인력의 대체는 불가능하므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Q.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밀키트, 배달전문점들의 극복 대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코로나19 유행기 급격하게 성장한 밀키트 전문점, 배달·포장 전문점들은 당시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 갈 신 유형의 사업모델로 각광을 받았으나,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비대면 소비 수요 감소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밀키트 전문점들의 경우 통상적인 유행 아이템의 주기와 비슷하게 당분간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 유행에 편승해 역량이 부족한 브랜드들이 지나치게 우후죽순 생겼던 점을 고려한다면 옥석 가리기에 들어가면서 점차 안정화되는 사이클을 거치게 될 것입니다.  

포장·배달 전문점도 유사합니다. 이미 중장년층까지 포장·배달을 경험하는 등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소비자들의 삶에 녹아 들어 있습니다. 현재의 위기는 대외활동 수요의 회복과 함께 높은 배달앱 비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 때문으로, 배달앱 시장의 구조조정과 변화, 배달 성수기 등의 요인으로 반등 여지가 적지 않습니다. 차분히 내실을 다지고 때를 기다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밀키트 전문점의 경우 적은 창업 자본과 운영 비용이 강점이고, 이미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를 굳힌 브랜드들도 많습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뒤 연착륙하는 과정이며, 그간 억눌려 있던 대면 소비가 부활하면서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많은 소비자에게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메뉴의 연구·개발과 사업구조 효율화 등으로 내실을 다진다면 곧 안정적 운영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Q. 인력난에도 불구하고 최저시급 인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 따른 프랜차이즈 시장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최저시급 인상 논의는 인력난으로 시름하고 있는 업계에도 큰 걱정거리입니다. 이미 고질적인 인력난으로 최저시급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의 임금이 지급 중인 현재도 사람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최저시급이 또 올라가면 타 업종으로 인력이 유출되는 등 인력난이 한층 가중될 것입니다. 

수익구조의 악화 역시 심각합니다. 각종 비용 인상으로 경영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최저시급 인상은 또 하나의 추가적인 비용인상의 요인이 됩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대다수 가맹점 사업자들이 큰 규모의 부채를 떠안고 조금씩 버티는 실정인데, 또 인상될 경우 업계의 경영회복도 더욱 더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저임금은 올해 최소한 동결되거나 인하돼야 하고, 올해 다시 논의되고 있는 업종별 차등화에 대해 진지한 검토를 통해 영세 업체들의 살길을 터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코로나19 이후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하는 식품위생 교육에서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이고,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사)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는 가맹본부 대상 식품위생 교육을 매월 실시하고 있으며, 대면 소비 회복에 따라 올해부터는 현장 위생 관리와 관련된 커리큘럼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한 개 가맹점의 사고가 전체 가맹점의 매출 타격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가맹본부의 철저한 지도와 관리 역량이 필수적입니다.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가맹점 위생을 지도·관리할 수 있는 철저한 매뉴얼의 수립과 시행입니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한껏 높아져 있고, 중대재해처벌법 유예기간 종료 예정, 지난해 단체 식중독 사고에 따른 배상 판결, 잇단 식품위생 사고 이슈화 등에 많은 가맹본부가 더욱 가맹점 관리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 경기침체, 인플레이션, 코로나19의 삼중고를 겪고 있는 외식업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오랜 기간 고통받아 온 외식업계에 엔데믹 선언이라는 호재가 찾아들었습니다. 오랜 기간 고통을 견디며 고생해 오신 모든 산업인께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현장에서 느끼다시피 즉각적으로 경영환경 개선을 체감하실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창업 열풍을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중장기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때입니다. 원가 절감 노력 강화, 사업구조 효율화, 소비 트렌드에 맞는 연구·개발 지속, 시스템 선진화 등이 여전히 당면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상생협력 확대와 디지털 전환은 앞으로 업계가 더욱 갈고 닦아야 할 시대적 흐름입니다.

여기에 가치 소비 확산, 가맹사업법 규제 강화, 브랜드 이미지 제고, 경영 안정성 증대 등을 위해 더욱 많은 기업이 상생협력 확대와 공정한 거래 관행 확립, 사회공헌 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ln)은 이미 많은 브랜드가 관심을 기울여 온 분야로 여전히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체급에 따라 전환도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트렌드에 맞는 신기술을 끊임없이 테스트하고 도입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해외 진출을 적극 시도해야 합니다.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 속에서 어느 때보다 해외 진출을 위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돼 있습니다. 협회 역시 업계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해 전문인력 양성, 정책자금 지원, 해외 진출 지원센터 수립 등 여러 지원정책 마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선행돼야 할 것은 업계의 인식변화입니다. 대다수가 아직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해외 시장을 노크해 볼 생각조차 꺼리는 분위기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한정된 시장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는 것은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분명히 한계가 있으며, 해외 진출시 파생되는 부수적 성과들과 새로운 판로 개척,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은 여러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정부와 우리 협회를 이용해 해외 진출을 타진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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