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의 브랜드에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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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의 브랜드에 집중하라
  • 지유리 기자
  • 승인 2023.04.19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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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특집Ⅰ명품 프랜차이즈의 비밀 :
Special Interview

(주)프랜코컨설팅 유재은 대표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산업의 경우 비교적 빠른 성장을 이룩했다. 하지만 전문인력의 부족,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과열 경쟁 등은 프랜차이즈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 결과 탄탄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롱런하는 브랜드 수가 적은 것이 현실이다. 프랜차이즈는 무엇보다 표준화, 안정성, 분업화의 시스템이 기본이 되어야 하는 사업이다.  

 

(주)프랜코컨설팅 유재은 대표  ⓒ 사진 업체 제공
(주)프랜코컨설팅 유재은 대표 ⓒ 사진 업체 제공

Q.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롱런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창업 시장의 경우 시장이 작다 보니 한 개의 브랜드로 운영하기에 부족하다는 인식이 큽니다. 이로 인해 많은 기업이 多 브랜드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多 브랜드 전략의 경우 창업자의 자금별, 상권별, 타깃 고객별로 적합한 브랜드를 만들어 적재적소에 성공 가능한 가맹점을 개설하려고 합니다.

만약 가맹점 숫자가 많으면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의 효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브랜드별로 상권과 타깃 고객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전략도 달라야 합니다. 본사의 인력이 커지고 운영비 부담이 커지면 그 비용 역시 가맹점 사업자나 고객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시스템이나 R&D에 충실하지 못한 체 부실한 브랜드가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Q. 10년 이상 롱런하는 브랜드들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요?
브랜드에 집중하는 경향이 큽니다. 브랜드에 집중한다는 의미는 시스템의 고도화를 의미합니다. 多 브랜드 전략을 지양하고 하나의 브랜드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육성시킨다는 생각이 큽니다. 시스템의 고도화를 유지하면서 단계별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서비스, 시스템 연구에 집중하여 고객 트렌드에 맞는 브랜드를 유지하는 데 집중합니다.

예를 들어 <파리바게뜨>의 경우 1988년 1호점이 생기고, IMF 시절 1년에 매장이 250~300개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는 본사가 10년간 브랜드에 집중한 결과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투다리> 역시 1987년 1호점이 개점한 이래 약 30년간 브랜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두 브랜드 모두 하나의 브랜드에 집중한 결과 오랜 시간 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고 있습니다.     

 

Q.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프랜차이즈 시장에 나타난 특징과 시장의 발전을 위해 각 브랜드가 갖춰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고물가 시대를 겪으면서 외식업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양극화는 불황기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소비행태지만 지금의 양극화는 과거와 달리 플렉스 소비와 짠테크의 소비를 동시에 갖는 특징이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과감한 플렉스 소비가 이뤄지면서도 동시에 짠테크 소비를 병행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때문에 나만의 취향과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객은 가성비에 집착하면서 외식을 할 때보다 제대로 된 곳에서 즐기는 프리미엄 외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큽니다. 이로 인해 고객의 문화적 가치와 체험을 중시하는 매장이 인기를 끌면서 매장 역시 대규모의 고급스러운 매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는 맛과 가격, 서비스의 질을 더욱 높이고,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메뉴 개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Q. 사회적인 이슈에 영향을 많이 받는 외식업계의 경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외식업의 특성상 언제나 호재보다는 악재가 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구제역, AI, 코로나19 등의 사회적인 변수는 외식업계를 항상 요동치게 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렇다고 외식업계의 뾰족한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경영개선을 위한 업주의 노력과 변화 대처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것입니다.

특히 과거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갑질 경영이나 미투 브랜드 등의 사건은 프랜차이즈 전체 시장에 악영향을 끼친 사례였습니다. 한 개의 브랜드로 인해 많은 브랜드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을 잊지 말고 보다 투명하고 정확한 시스템의 경영이 필요합니다.      

 

Q. 외국 선진 프랜차이즈 시장과 우리나라 시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미국 프랜차이즈 시장의 가맹본부들은 공급품 유통 마진을 어느 정도 포기하는 대신 매장 운영과 신 메뉴 개발 등 노하우를 제공하는 대가로 받는 로열티(매출의 5~6%)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일본 프랜차이즈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메가 프랜차이즈로 다수 브랜드를 30개 점포 이상 운영하거나 연 총매출액이 20억엔 이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200개 이상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계형 창업이 대부분이고, 로열티를 받는 가맹본부는 전체 45%로, 절반이 채 안 되는 상황입니다. 또한 브랜드의 밀집도가 높고, 미투 브랜드의 상용화 등의 문화적인 특징을 보입니다.  

 

Q.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보강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최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가맹점을 모집하려면 직영점을 1곳 이상 최소 1년은 운영해야 한다는 조항입니다. 이는 가맹본부가 직영점 운영을 통해 사업방식을 검증한 경우에만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하여 부실 가맹사업 운영으로 인한 가맹점주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특히 특정 상품의 인기에 편승한 졸속 ‘미투’ 브랜드로 가맹점을 모으고 점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을 막는 조치이기도 합니다. 물론 직영점 운영의 취지를 보호하면서 새로운 가맹사업이 지나치게 제한되지 않도록 예외 사유를 규정할 필요도 있습니다.  

 

Q. 포스트코로나 시대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요?
앞으로 1~2년간은 초저가 매장, 가격파괴전문점들이 지속해서 나타날 전망입니다. 가격파괴전략은 접근이 쉽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투 브랜드로 전락할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브랜드의 지속을 위해서는 유통 노하우의 개발, 맛의 노하우, 신선도와 시스템의 집중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리고 당분간 언택트 소비 선호 경향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온, 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고객을 유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오프라인의 공간을 재구성하고 신규 비즈니스의 기획을 모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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