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컵에 1년간 매일 커피 마시면…미세플라스틱 약 2600개 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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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컵에 1년간 매일 커피 마시면…미세플라스틱 약 2600개 섭취
  • 정경인 기자
  • 승인 2023.03.04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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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유통되는 일회용기의 미세플라스틱(5㎜ 미만 플라스틱 조각) 검출량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일회용기 16종, 다회용기 4종 등 총 20개 제품을 조사해 그 결과를 지난달 28일 밝혔다.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플라스틱 사용량도 증가하고,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소비자 우려 역시 커지고 있어 관련 조사를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조사 결과 일회용기의 미세플라스틱 검출량은 다회용기보다 2.9~4.5배가량 많았다.

특히, 성인 한 명이 일회용 커피 컵을 사용할 때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는 양은 연간 약 2600개 이상으로 나타났다. 한 보고에 따르면 국내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377잔. 만약 377잔을 모두 일회용 컵에 마신다고 가정하면 성인 1인이 연간 노출되는 미세플라스틱 양은 연간 2639개인 것이다.

여기에 리서치 결과에 따라 주 1.9회 정도 배달 음식을 먹는 걸 감안하면 미세플라스틱 노출량은 더 늘어난다. 배달 1회당 검출되는 미세플라스틱 개수는 39개 수준인데 이는 국·탕류를 주문해 탕 용기 1개, 밥(죽) 용기 1개, 반찬(소스) 용기 2개가 사용됐을 경우다.

우선, 조사에 사용된 일회용기는 도시락 용기와 죽 용기, 플라스틱 컵 등으로 폴리프로필렌(PP)·폴리에틸렌(PE)·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폴리스타이렌(PS) 등으로 만들어졌다. 다회용기는 스테인리스 스틸, 실리콘·PP 등을 소재로 한 소스 용기, 죽 용기, 다회용 컵 등이다.

시험 결과 일회용기의 경우 종류에 따라 용기 한 개에서 1.0~29.7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다회용기는 개당 0.7~2.3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용기 내면적 100㎠당 미세플라스틱 검출량도 일회용기에서 더 많았다.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컵과 포장 용기의 주된 원재료인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가 47.5%, PP(폴리프로필렌)가 27.9%로 가장 많은 편이었다. 그 다음으로 종이컵에 코팅되는 PE(폴리에틸렌)가 10.2%였다.

시험 대상 전 제품 모두 주 원재료 외에 다른 재질의 플라스틱도 검출됐는데, 이는 제조·포장·유통 시 외부 오염으로 인한 혼입으로 추정된다.

다회용기는 뚜껑이 플라스틱이어도 본체 자체가 플라스틱 재료가 아니거나(스테인리스 스틸 등), 사용 전 세척 과정을 거치면서 미세플라스틱 조각이 제거돼 적게 검출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의 크기는 대부분 300마이크로미터(㎛) 미만(92.8%) 이었으며, 20~49㎛ 크기(45.1%)가 가장 많이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시험 결과를 토대로 관련 부처에 일회용기의 미세플라스틱 관리 방안을 마련하도록 건의할 에정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미세플라스틱 위해성은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선제적 안전관리와 탄소중립 및 자원재활용 측면에서 플라스틱 일회용기 사용을 줄이는 방식으로의 소비 형태 변화가 필요하다”며 “배달·포장 시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면 미세플라스틱 섭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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