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최고의 자산은 실전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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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최고의 자산은 실전 경험
  • 이대규 선임전문위원
  • 승인 2023.01.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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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창업가이드

최근 몇 년간 자영업자는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2022년 11월 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 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기준 전체 취업자 수 대비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23.5%로 1982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매출 감소 및 원자재비 상승 등의 원인으로 추측된다. 

 

 

차갑게 식어가던 자영업 시장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등 정책 완화로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2022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권리금 없는 점포가 많았는데, 하반기에는 권리금 없는 점포가 감소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권리금이 올라갔다.

신규 진입자들이 많아졌다는 신호인데, 위 통계청 자료를 보면 60세 이상(13만 3,000명)과 30대(2만 7,000명) 연령층에서 비임금근로자가 증가한 반면, 중장년층인 50대(-5만 2,000명)와 40대(-2만 7,000명)에서는 감소했다.

40~50대는 자영업시장을 떠난 반면, 젊은층과 노령층은 진입했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층은 자영업 경험이 부족한 상태로 진입해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 실패도 큰 자산이지만 경험없이 진입해 실패할 경우 본인은 물론 가족 등 주변인도 피해를 본다.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3년전 화과자 카페 <앙꼬>를 개업해 어려운 환경을 견디며 정착해 지금은 카페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석성희 대표의 창업준비 과정은 예비창업자에게 시사점을 준다. 석성희 대표의 창업 결심은 ‘언제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까?’, ‘원치 않는 퇴직을 할  경우 어떻게 먹고 살까?’,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을 하고 싶다’ 등 직장인의 공통적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막연히 ‘내 일을 하고 싶다’는 결론을 내린 석 대표는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일본으로 건너가 5년 동안 제과학교를 다니고 일본 현지 제과점에서 근무하는 등 창업을 준비했다. 이 기간 동안 막연하던 창업을 구체화할 수 있었고 사업 운영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일본에서 생활하는 5년 동안 화과자 명인을 만나 기술을 배웠고, 일본인 상인의 친절, 위생, 전문가로서의 장인정신 등을 배웠다. 

국내로 돌아와 친구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화과자를 구워 고객들에게 시식하게 하며 화과자 카페의 성공 가능성을 테스트하였다. 화과자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반응이 괜찮다고 판단한 석 대표는 본격적인 창업준비를 시작한다.

우선 우리나라 자영업 경험이 없었으므로 카페에 취업해 실무경험을 쌓았다. 창업을 목적으로 한 취업이었기에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 준비하였고, 모든 과정을 꼼꼼히 메모하며 공부했다. 이러한 과정을 좋게 본 관리자의 요청으로 매니저가 되어 카페를 총괄 운영해 보기도 했다.

실무경험을 충분히 쌓았다고 판단한 석 대표는 점포를 정하고 화과자 카페를 개업한다. 화과자 카페로 정한 것은 소비자에게 화과자의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우리나라 재료로 정통 화과자를 만들어 보고 싶은 장인정신, 시식을 통해 화과자가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카페 <앙꼬>, 성공창업으로 안착하다 
충분한 경험을 쌓아 쉽게 생각했던 창업과정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점포를 얻는 과정에서 권리금 협상, 전기용량, 하수도 시설 등 점검하고 따져야 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어렵게 강남구청 인근에 점포를 구했는데, 인테리어는 점포를 구하는 것보다 더 당황스러웠다. 인테리어 콘셉트, 디자인, 색상, 레이아웃, 주방배치 등 일일이 사업자 스스로 결정해야 하니 기간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비용도 늘어났다. 너무 힘들어서 창업을 준비하며 가장 후회되었던 순간이라고 한다.

어렵게 개업을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열풍으로 위기를 맞게 되지만, 버텨보자는 생각 하나만으로 견뎌냈다. 개업 초기에는 맛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홍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맛이 아무리 좋아도 고객이 모르면 소용없다는 사실을 개업 후 몇 년이 지난 후에야 깨닫고 전문가 컨설팅도 받고 주위 사장님들의 조언도 얻어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재료로 화과자를 만들고자 고집을 부렸는데 반복된 실패로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 재료는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여전히 화학첨가물은 쓰지 않겠다는 철학은 지키고 있다. 그래서 카페 <앙꼬>의 제품은 유통기한이 짧다.

이제는 제법 알려져 단골 고객도 생기고 사업 경험이 쌓이며 여유도 생겼다. 개업 초기에는 커피 등 음료와 화과자 판매비율이 7:3 정도였으나, 이제는 4:6 정도로 화과자 판매비율이 높아졌다. 카페 <앙꼬>에는 우리가 알던 화려한 색상과 지나치게 단맛의 화과자는 없다.

인위적 화려한 색이 아닌 자연스러운 색상의 정통 화과자를 구현한다. 고객들은 카페 <앙꼬>의 화과자를 ‘달지 않는 단맛’, ‘수채화같이 깨끗한 단맛’으로 표현한다. 화과자의 인식개선과 정통 화과자 구현이라는 석 대표의 사업 목적이 어느 정도 달성된 셈이다. 이제는 화과자 시장 확대를 위해 온라인 판매도 준비 중이다.

 

시행착오는 돈과 시간이라는 비용으로 
석 대표는 사업을 준비하며 힘들었던 원인으로 매뉴얼 부재를 든다. 매뉴얼은 사업의 세부적 실행 방안으로 제품구성, 가격, 원재료 구입 및 보관, 인테리어 콘셉트와 구성, 홍보전략과 방법 등을 체계화하는 것이다.

매뉴얼은 충분한 현장경험을 토대로 체계화된다. 석 대표는 본인이 충분한 경험을 했다 생각했는데 막상 닥쳐보니 충분한 경험이 아닌 부족한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부족한 준비로 시행착오를 겪다 보니 시작도 하기 전에 지쳤던 자신의 경험을 다른 예비창업자들은 겪지 않기를 바란다. 현장경험이 많을수록 좋겠지만 최소 3년 이상은 경험하고 창업할 것을 권한다. 풍부한 경험과 꼼꼼한 분석, 충분한 준비 시간을 가져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시행착오는 돈과 시간이라는 비용이 지불된다. 3년은 경창업준비 매뉴얼을 수립하기 위하여 경험하고 분석하는데 필요한 최소 시간이다. 이렇게 준비하고 분석해도 개업 후 일정기간 적자를 견뎌야 한다. 적자를 견딜 수 있는 배짱이 없다면 창업을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신용보증재단 이대규   서울신용보증재단 자영업지원센터 창업지원팀 선임전문위원으로 있으면서 예비창업자 및 소상공인에게 상담, 컨설팅, 자영업 운영 관련 강의 등을 수행하고 있다.  e-mail risolution@naver.com

 

 

 

*CEO스터디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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