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카페 운영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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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카페 운영 매뉴얼
  • 지유리 기자
  • 승인 2022.12.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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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스타트업 북』 저자 구대회
<구대회커피> 대표여니북스 대표

바리스타, 커피숍 점주, 작가, 강사 등 구대회 작가를 일컫는 호칭은 다양하다. 하지만 커피라는 공통분모 속에서 그의 직업은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 삶이 곧 커피라는 그는 커피를 사랑해서 커피를 만들고, 판매하며, 사람들과 커피에 관해 이야기 나눈다. 그리고 애정하는 일을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충고한다. 카페를 시작한다면 그가 제시한 카페 적성검사 체크리스트를 확인해 보자.  

카페 스타트업 북 저자  구대회 ⓒ 사진 이현석 팀장
카페 스타트업 북 저자 구대회 ⓒ 사진 이현석 팀장

 

커피에 반한 남자
구대회 작가와의 인터뷰를 위해 그가 일하는 공간인 <구대회커피랩>을 방문했다. 커피 향 가득한 공간은 그의 로스팅 작업실이었다. 그는 반가운 인사를 직접 내린 핸드드립 커피로 대신했다. 커피와 연결고리가 깊은 그가 최근 다섯 번째 신간을 발표했다. 기존 책이 커피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이번 신간은 카페를 운영하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다.
 
본인 역시 폐점을 경험한 카페 점주로서 그간 자신의 경험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책을 썼고, 부족한 부분은 채우자는 생각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책 제목이 ‘카페 스타트업 북’이지만 카페는 아이템일 뿐 치킨, 피자 등 다양한 아이템의 적용이 가능한 지침서라고도 말했다.  

책은 카페 적성 체크리스트에서부터 운영에 필요한 준비단계, 직원 관리의 노하우, 기계, 설비관리, 세금 관리, 건강관리, 폐점 방법에 이르기까지 카페 운영에 관한 내용이 A to Z로 꼼꼼히 기록돼 있다. 

“저도 카페를 운영하면서 모르는 내용이 너무 많았어요. 그러면서도 공부하려는 마음이 없었죠. 준비 없이 뛰어드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이 정도는 알고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현재 카페를 운영하는 분들도 옆에 두면 도움이 될만한 책이 아닐까란 생각을 합니다.”

구 작가는 커피를 사랑하기 때문에 카페를 시작했고, 생업이기에 그가 커피를 대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진심이다. 그래서 그는 더 강조한다. 카페가 자신에게 맡는 업인지를 물어보라고. 그리고 6개월 먼저 하는 것보다 신중히 고려해 6개월 후에 시작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카페 스타트업 북 저자  구대회 ⓒ 사진 이현석 팀장
카페 스타트업 북 저자 구대회 ⓒ 사진 이현석 팀장

카페 점주로의 새 인생
구 작가는 지난 2005년 약 7개월간의 생애 첫 세계 일주를 떠났다. 커피를 좋아했던 그는 여행 기간 동안 세계의 여러 카페를 방문하면서 각 나라의 커피 문화를 몸소 체험했다. 그리고 돌아와서 그는 본격적인 커피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내린 그의 결론은 커피는 더 이상 취미가 아닌 생업이었다. 

2010년 9월 구 작가는 첫 창업으로 <구대회커피점>을 개점했다. ‘맛있는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라는 콘셉트로 <구대회커피점>은 현재 광흥창점, 상수점 두 곳의 매장과 커피 로스팅 공장인 <구대회커피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구 작가는 직장인에서 커피 점주가 되었을 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고작 커피나 만드는 점주 취급을 받았을 때는 자존심이 많이 상해 자괴감마저 들었다고 고백했다. ‘모든 것을 비우자’라고 머릿속으로는 다짐했지만 마음이 허락하기까지는 몇 년의 가슴앓이를 거쳐야 했다. 그리고 코로나19를 경험했다.

다행히 테이크아웃 전문점으로 운영되는 <구대회커피점>은 타 카페에 비해 큰 피해를 겪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코로나19 이후 커피 관련 강의 요청이 늘어 그는 현재 방송, 매체 등의 강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구 작가는 유한한 삶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자신이 사랑하는 커피를 누구보다 더 알고 싶었고, 커피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문화들을 사람들과 향유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꾸준히 커피에 관한 책을 쓰고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커피를 사랑하는 그에게 우리나라 사람이 유독 커피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공원이 부족하니까 마땅히 앉아서 쉴 곳이 없어요. 그래서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는 거죠. 사실 우리나라 카페 문화는 외국과는 좀 다른 형태죠. 외국의 경우 카페는 그저 쉬러 가는 공간으로 신문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개인적인 공간이에요. 하지만 우리는 맛있는 카페를 투어하거나 공부나 일하는 공간으로 많이 활용하는 편이죠.” 

카페 스타트업 북 저자  구대회 ⓒ 사진 이현석 팀장
카페 스타트업 북 저자 구대회 ⓒ 사진 이현석 팀장

 

카페를 하는 이유 
구 작가는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편하고 깨끗한 느낌을 주지만 결코 이는 손님일 때의 관점이라고 충고한다. 그만큼 카페의 진입 장벽이 낮고 편할 거란 생각에 쉽게 카페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폐점을 경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그는 말했다.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템으로 창업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카페를 하고 싶다는 분들과 대화하다 보면 커피를 하려는 목적과 목표가 분명하지 않을 경우가 꽤 있어요. 또 막연한 생각으로 그냥 하다 보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차라리 조금 겁을 먹는 게 나아요. 지금 커피를 업으로 삼을 예정이라면 종이 위에 써보세요. 내가 커피를 왜 하려고 하는지, 그것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구체적인 목적과 목표가 있는지 말입니다.”

그는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에게 꼼꼼한 조언을 이어갔다. 개인 카페의 경우 기술이 있고 자부심이 있는 점주이기에 더욱 자신을 내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단골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프랜차이즈 카페의 경우 전문성이 부족하므로 메뉴에 관한 공부가 필요하고, 손님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로 다가가라고 충고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커피에 대한 진심을 이야기해줬다. “제가 얼마나 커피를 사랑하는지 언제까지 할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확실한 것은 커피에 관한 글을 쓰고 책상 혹은 커피 바에서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고 싶어요. 그래서 미리 아내에게 제 유언을 남겼죠.

내가 죽으면 내 손에 콜롬비아 수프리모 우일라 생두 한 줌을 쥐게 한 뒤 화장해 달라고. 비록 차갑게 식은 육신이지만 커피 향 가득한 재가 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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