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포의 미래, 우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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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의 미래, 우리의 미래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2.12.2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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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특집Ⅰ노포에서 배우다 : <신림기름집>

1978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신림동 신원시장 터줏대감 <신림기름집>. 할머니에서 딸로, 딸과 사위에서 손자로, 3대째 내려오면서 <신림기름집>은 대를 이어가면서 백년 영업을 바라보고 있다. <신림기름집>은 단순히 오래된 가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는 모습으로 모습을 바꾸고 브랜드를 개발하면서 오래 된 단골 고객은 물론 젊은이들까지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모습으로 ‘노포의 미래’를 보여준다. 

신림기름집 ⓒ 사진 이현석 팀장
신림기름집 ⓒ 사진 이현석 팀장

 

어머니에서 딸로, 또 아들로
<신림기름집>을 처음 연 사람은 홍성원 대표의 할머니이자 신은숙 대표의 어머니였다. 어머니와 함께 가게를 돌보던 신은숙 대표는 결혼하면서 남편 홍일표 대표와 함께 가게를 이끌어갔다. 이삼년전부터 아들 홍성원 대표가 합류하면서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당시 작은 엄마가 다른 동네서 하고 있었는데 우리 어머니에게 해보라고 추천하셨어요. 정작 작은 엄마는 안 하시고 우리가 3대째 하고 있죠. 남편과 열심히 일해서 수십년 해온 가게라서 우리 때서 끝내길 아까웠는데, 아들이 하겠다고 해서 기뻤습니다.“

임신했을 때도 가게 일을 쉰 적 없었는데, 뱃속에 있던 아들은 고등학교때부터 가게 일을 돕더니 이제는 대를 잇겠다며 나서고 있다. MZ세대인 아들 홍성원 대표가 현재 흐름에 맞는 영업방식을 도입하면서 <신림기름집>은 더욱 번창했다. 가게 규모도 커졌고, 일하는 시간은 줄고 휴일도 생겼다. 14시간씩 일하면서 하루도 쉬지 못하던 예전에 비해 훨씬 여유가 생겼고, 무엇보다 후계자가 있어서 든든하다. 

신림기름집 ⓒ 사진 이현석 팀장
신림기름집 ⓒ 사진 이현석 팀장

 

젊은 사장님은 달랐다
<신림기름집> 홍성원 대표 역시 어머니처럼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가게를 운영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 그는 일반 기업을 다니면서도 할머니로부터 내려온 ‘기름’이란 아이템이 사업 면에서도 좋다고 생각했다. 

“집집마다 참기름이나 들기름 하나씩은 다 두고 쓰잖아요. 모두가 필요로 하는 상품이니까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집안 일을 거들면서 관심도 많았고, 제가 이어서 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요즘 젊은 세대 답게 홍 대표는 시장 바깥으로도 진출했다.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시장 진출에 나섰고 무엇보다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예쁜 기름병은 다 사용한 후에도 주방에서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홍 대표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기름병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미대 출신 친구들 덕분에 상표로고나 병 디자인이 예쁘게 되어 고객들의 반응도 좋으며, 상표는 특허 출원까지 했다. 

신림기름집 ⓒ 사진 이현석 팀장
신림기름집 ⓒ 사진 이현석 팀장

 

집집마다 우리 기름을
홍성원 대표는 <신림기름집>을 번창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전에는 국산과 수입산 기름에 구분을 두지 않고 같은 병에 넣었는데, 이젠 국산 기름은 예쁜 병에 담아 프리미엄급이 가치를 담았다. 진열도 홍보효과를 위해 앞쪽에 배치하면서 고객들의 눈에 더 많이 노출할 수 있었고, 판매량 역시 전에 비해 껑충 뛰었다. 

30년 이상 운영해왔고, 매출도 좋은 가게들을 대상으로 한 ‘백년가게’ 사업도 신청했다. ‘백년가게’에 선정되면서 낡은 시설을 보수하도록 지원받고, 플랫폼지원사업에도 선정되어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통해 홍보할 기회도 얻었다. 마케팅 사업도 지원받아서 컨설턴트의 조언을 들을 수 있게 됐다.

많은 서류와 인터뷰 등 고단한 과정이었지만 선정된 덕분에 여러 가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백년가게’ 선정 이후엔 온라인쇼핑몰 MD들이 먼저 찾아오기도 했다.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할인 쿠폰을 지급하니까 매출이 늘었습니다. 한번 사게 하는 건 어렵지만 써보면 다음에도 계속 사게 될 수 있으니까요. 집집마다 <신림기름집>의 기름이 한 병씩은 두게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신림기름집 ⓒ 사진 이현석 팀장
신림기름집 ⓒ 사진 이현석 팀장

 

노포가 될 수 있었던 이유

1. 최고 품질의 기름
2. 고객을 위한 최선의 선택 : 고객이 해달라는 대로 하지만 아닌 것 같다 싶을 때는 조언한다. 햇깨가 나올 때니까 많이 만들지 말라 등
3. 고객 맞춤형으로 기름을 짜서 만들었다. 많이 볶아서 고소하게 해달라, 연하게 볶아서 영양소를 지키게 해달라 등 고객의 요구를 따랐다.


예비창업자에게 

우리 가게의 상권을 분석해보시길 권합니다. <신림기름집>은 오래 된 주택단지 근처여서 나이든 고객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온라인스토어를 열고, 온라인마켓에도 진출했는데,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 가까운 곳에 사는 고객들은 어떤 곳인지 직접 보러 왔다면서 가게로 방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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