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만 생각해온 제빵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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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만 생각해온 제빵 인생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2.12.1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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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특집Ⅰ노포에서 배우다 : <박영석베이크하우스>

<박영석베이크하우스>는 1986년 경기도 광주에서 처음 오픈한 뒤, 청담동에서 15년, 그리고 지금의 삼성동에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입맛 까다롭다는 강남 주민들 사이에서 <박영석베이크하우스>는 ‘속이 편한 빵이 있는 곳’, ‘어린이들이 먹기 좋은 빵이 있는 곳’, ‘강남 맛집’으로 유명하다. 40년 이상 맛있는 빵만 생각해온 박영석 대표는 ‘<박영석베이크하우스>를 찾아와야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었다.

박영석베이크하우스  ⓒ 사진 이현석 팀장
박영석베이크하우스 ⓒ 사진 이현석 팀장

 

프로제빵왕
‘프로제빵왕’. <박영석베이크하우스>에는 기능장 인증서와 함께, 대한제과협회가 주최한 제 1회 프로제빵왕대회에서 인정받아 서울시 프로제빵왕으로 인정한다는 타이틀 인정서가 걸려있다. 제과기능장으로도 유명한 박영석 대표는 빵을 만들게 된 첫 날을 기억한다. 1980년 3월 19일, 영동 로얄제과에서였다. 

“로얄제과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에게 놀러갔는데, 누가 와서 갑자기 일을 해보라는 겁니다. 그날 밤 12시까지 일하고, 다음날 새벽 5시부터 빵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죠. 이러길 3일 하니까 아침에 코피가 주르륵 흐르더군요. 20살 될 때까지 한번도 없던 일이었습니다. 그 상태로 아침밥 먹고 나니까 오늘은 집에 가서 옷 갖고 와라, 하더군요. 돌아올까 아닐까 직원들끼리 내기했다잖아요.”

당시 직장은 먹여주고 재워주면 아무데든 상관없다던 시절이었다. 다행히 제빵사는 박영석 대표의 적성과 딱 맞았다. 뭔가 만들기 좋아하던 성격이라서 어려운 빵이나 케이크를 완성할수록 쾌감마저 얻었다고. 즐겁게 일한 덕분에 제빵사라는 직업을 단 한번도 후회한 적 없다고 그는 얘기한다. 

박영석베이크하우스  ⓒ 사진 이현석 팀장
박영석베이크하우스 ⓒ 사진 이현석 팀장

 

오픈키친 아이디어도
박영석 대표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곤 했다. 지금은 흔하지만, 1980년대만 해도 오픈키친이란 개념은 어디서도 떠올리지 못했다. 그는 직장을 다닐 때도 ‘빵도 음식이다’‘라고 주장하여 주방부터 오픈하자고 제안했다. 고객들의 눈이 있으니 위생과 청결에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것은 지금도 박 대표가 갖고 있는 모토이다.

“학생들을 교육할 때도 강조합니다. 이 빵은 여러분이 먹고 가족이 먹는 거라고요. 취업해서 빵을 만들면 이제는 내가 아니라 남들이 먹는 겁니다. 마음가짐이 달라야 합니다.”

40여 년 빵을 만들어온 박 대표는 ‘뜨거운 빵은 다 맛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럼 다른 데서 만드는 빵과는 달라야 했다. 그는 어린이도 먹을 수 있는 부드럽고 속이 편하면서 맛난 빵을 만들었다. 맛없으면 내뱉고 마는 어린이들의 정직한 태도가 진짜 맛있는 빵이 뭔지 알려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과연 어린이들이 맛있다고 하는 빵은 어른들도 좋아했다. 우리 쌀과 찰보리 등 우리 농산물로 만든 빵 등 레시피부터 기술까지 특허도 수십 여 개다.

박영석베이크하우스  ⓒ 사진 이현석 팀장
박영석베이크하우스 ⓒ 사진 이현석 팀장

 

기능장으로, 교수로, 오너로
현장에 있느라 기능장이라는 제도가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후배가 시험 감독을 하는 걸 보고 알았다. 어렵지 않을 것 같아서 도전했는데 바로 합격했다. 열심히 준비해도 2년 이상 걸릴 정도로 기능장 시험이 고시 수준으로 어렵지만 박 대표는 ‘하던 거라서’ 별로 어렵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후 베이커리 경연대회가 열리면 시험 출제도 하고 심사도 한다. 문제를 출제하고, 심사도 하니까 기술이 낙후될 수가 없다. 아이디어는 주변이 조용해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인 화장실에서 떠올리곤 한다. 또한, 그렇게 나온 아이디어로 많은 성공을 거뒀다. 

박영석 대표는 지금까지 40년 가깝게 가게를 운영해올 수 있는 비결로 아내의 뒷받침을 꼽았다. 교육과 출장 등 가게를 비워야 할 때는 아내가 가게를 대신 운영하는 덕분에 마음 놓을 수 있다. 내년에는 음료를 보강해 베이커리카페로도 <베이크하우스>가 알려지길 기대한다.

박영석베이크하우스  ⓒ 사진 이현석 팀장
박영석베이크하우스 ⓒ 사진 이현석 팀장

 

노포가 될 수 있었던 이유

1. 양심을 지킬 것 : 내가 먹는 빵 내가 만든다는 다짐을 스스로 한다.
2 성실하게 만들 것 : 재료값이 올라도 정량을 지켜야 한다. 이정도면 되겠지 라고 시작하면 안 된다. 이정도는 되어야 한다
3. 다짐 : 누군가 할 일이면 내가 하고, 언젠가 할 일이면 지금 하고, 어차피 할 일이라면 최선을 다하자

 

예비창업자에게 

베이커리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창업은 신중해야 합니다. 그래도 창업하게 된다면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걸 새겨야 합니다. 전 후배들에게 남이 만든 제품도 모방해보라고 얘기합니다. 진짜 내 걸 만들자면 확실하게 남의 것을 만들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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