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깊이 파고든 유튜브가 이제 외식 및 프랜차이즈 기업들에게도 관심사로 주목받고 있다. 주 소비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취향과 온택트(On-tact) 시대에 맞춰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방법으로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전의 유튜브는 본 영상 시작 전 TV용으로 만든 자사의 CF를 삽입하는 광고 채널로 이용되어왔다. “빨리빨리”를 외치며 답답한 것을 싫어하고 재미에 초점을 두는 MZ세대는 skip(건너뛰기)으로 광고를 넘겨버린다. 이에 업체들은 영상 내에서 제품을 소개하는 일명 ‘앞광고’나 직접 자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 브랜드 이미지를 홍보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광고의 형태를 전환하고 있다.
펀슈머(fun-consumer)를 위한 채널 속 광고
유명 유튜버가 직접 제품을 사용하고 후기를 알리며 광고 효과를 올리는 앞광고에는 대표적으로 아이돌 출신 예능인 황광희의 ‘네고왕’ 채널이 있다. 네고왕은 황광희가 직접 브랜드 회사를 찾아가 회사 대표와 네고(negotiation의 줄임말, 협상)를 통해 제품의 가격을 깎는 유튜브 웹예능 채널이다. 회사는 정해진 기간 동안 프로모션을 통해 제품을 알리고 브랜드를 홍보할 좋은 기회가 된다. 네고왕에는 대기업의 러브콜이 줄을 잇고 있으며 시청자 사이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황광희가 찾은 BBQ는 방송에서 협상된 ‘BBQ 앱 주문 시 7000원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으로 큰 광고 효과를 봤다. 방송 직후 주문이 밀려들어 다음날엔 매출이 107%가 올랐고 앱 가입자가 방송 전보다 8배 이상 늘었다. 방송 후 6일간 진행된 이벤트로 BBQ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올랐다. 이후 BBQ는 황광희를 신제품 ‘광희나는 메이플버터갈릭치킨’ 모델로 발탁하여 할인 이벤트를 이어갔다.
팬층 쌓아 마케팅 효과 얻자
유튜브 크리에이터 팬들의 충성도는 제품 구매 결정에 큰 도움을 준다. 유튜브 채널 속에서 광고는 매출 증가와 엄청난 위력의 광고 효과를 보여준다. 100만 이상 유튜버에게 제품을 협찬하거나 콜라보레이션을 하면 다른 100만 이하 유튜버들이 콘텐츠를 따라 만들기에 2차 홍보 효과가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유튜브 광고에 주력하고 있다. 래퍼 이영지의 ‘영지발굴단’, 동방신기 유노윤호의 ‘발명왕’ 등의 유명 연예인 유튜버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하거나 먹방 유튜버들에게 신제품을 협찬해주는 등 유튜버들의 팬들에게 지속적으로 제품을 노출하며 마케팅을 한다.
이제는 협찬, 광고를 넘어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직접 자사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있다. 부캐(부캐릭터) ‘빙그레우스’로 SNS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빙그레>는 붕어싸만코 긁기 ASMR(뇌에 심리적 안정감이나 쾌감을 유도하는 소리), 제품으로 실험하기, 공장에서 제품 만드는 모습 등의 영상을 올리며 10만명에 육박하는 구독자를 갖고 있다.
빙그레우스의 광고 영상은 업로드 2개월 만에 조회수 658만회를 돌파했다. MZ세대가 선호하는 웹예능으로 매출을 올리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영상으로 소비자가에 다가가는 중이다. <도미노피자>는 캐릭터 ‘도디’ 점장의 <도미노피자> 유튜브점 운영 영상, 시식체험단 영상을 통해 기업소통과 팬층 보유에 기를 쏟고 있다.
유튜브의 파급력
유튜브의 엄청난 효과는 브랜드 제품에도 영향을 미친다. SNS나 유튜버가 내놓은 아이디어로 신제품을 내놓는가 하면 유행인 제품을 자사의 제품과 콜라보해 출시하기도 한다. 한때 유튜브에서 ‘달고나 커피 만들기’로 대유행을 끌던 달고나 커피는 <커피베이>를 비롯한 많은 카페에 신메뉴로 출시됐고, 디저트 만들기에 인기 재료인 ‘로투스 과자’는 <배스킨라빈스31>에서 ‘로투스 비스코프’ 아이스크림으로 출시돼 현재까지 ‘로투스 아이스크림 레디팩’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우유나 생크림에 말아 먹으며 인기를 끌던 초코과자 ‘몰티져스’는 <할리스커피>와 콜라보해 몰티져스 빙수로 출시가 됐다. 프랜차이즈 ‘사이드메뉴 강화’에도 유튜브의 입김이 한 몫했다. 떡볶이에 중국당면과 핫도그 추가, 치킨에 치즈볼과 닭발튀김 추가, 피자에 고구마스틱과 초코칩브라우니 추가는 공식처럼 자리 잡았다.
치즈볼은 사이드라는 틀을 벗고 메인으로 판매하는 치즈볼 전문점 <퀸즈볼>은 지난 5월 홍대점을 오픈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코로나 및 경기불황에도 론칭 2개월 만에 10호점을 돌파한 <킨즈볼>은 12월 현재, 전국에 16개 매장을 오픈했으며, 서울대입구점을 비롯한 22개 매장이 오픈예정에 있다.
입맛대로 D.I.Y 하는 세대
이런 음식의 변화는 자신의 입맛대로 요리를 변형시키는 ‘푸디족’(Food+D.I.Y)이 만들어 낸 문화이다. MZ세대는 개성과 취향을 나타낼 수 있는 브랜드를 찾는다. 그들은 브랜드의 제품들을 사용해 ‘나만의 요리 레시피’를 만들어 내 커뮤니티에 올린다. 이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음식은 SNS나 유튜브를 통해 먹방 유튜버들이 해 먹거나 인플루언서들이 후기를 올리면 일파만파 온라인으로 유행 바람이 분다.
기업들은 이를 이용해 소비자가 창작자가 되는 ‘모디슈머’(Modify+Consumer) 마케팅을 사용한다. 누구든 개성을 드러낼 수 있게 제품을 만들어 내, 컨슈머를 모디슈머로, 모디슈머를 팬슈머로 만드는 것이다. 모디슈머를 가장 주시하는 라면과 과자 시장을 넘어서 외식 업계도 푸디족을 겨냥한 메뉴를 만들어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브웨이>, <퀴즈노스> 같은 빵부터 재료, 소스까지 내가 직접 정하는 샌드위치 전문점이 있고 <오가다>. <공차>와 같은 음료의 당도, 얼음양을 정하는 음료 전문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매운맛 열풍에 맞춰 떡볶이, 마라탕, 짬뽕과 같은 매운 음식을 파는 브랜드들은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게 메뉴를 조정해놨다. MZ세대 고개들의 니즈에 맞춰 외식 업계도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대세는 유튜브? 왜?
왜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유튜브에 열광하는 걸까? 첫째로, 유튜브의 파급효과는 실제 구매율로 연결된다. 인플루언서, 유명 유튜버들은 트렌드를 주도하고 그들 팬층의 충성도로 인한 구매율이 높다. 둘째로, 유튜브가 격식도 심의도 거의 없는 짧고 재밌는 영상이기 때문이다. 재미에 끌리는 MZ세대에게 유튜브 안에 녹아든 자연스러운 홍보는 광고라기보다는 하나의 콘텐츠가 된다. 또한 유튜브는 타깃을 설정해 광고할 수 있다. 홍보가 됐으면 하는 제품이나 브랜드를 원하는 연령대의 구독자층을 지닌 유튜버와 협업하면 엄청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유튜브는 실제로 가보고 느낄 수 없는 것들의 실제 후기를 영상으로 생생하게 접할 수 있어 신뢰도가 높다. 더불어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보편화 되고 온라인 마케팅이 중요해졌다. 전 세계 70~80%가 스마트폰을 사용해 유튜브를 시청한다고 한다. 그만큼 노출되기 쉽고 TV광고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타깃층에게 홍보할 수 있다. 업계의 많은 브랜드 업체들이 시도를 하고 있다. 이들을 벤치마킹해 시대에 맞게 SNS, 유튜브 플랫폼으로 ‘MZ세대 사로잡기’에 동참해야 할 때이다.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인 마케팅타워의 김태현 대표는 “유튜브의 노출은 타깃 광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집중하고 있다. 음식을 좋아하는 관련 채널의 구독자에게 신규 외식 브랜드를 알리거나 신제품을 손쉽게 홍보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거짓이 없어야 한다. 허위·과장 광고는 잘못하면 막대한 손해를 입히거나 이미지에 손상을 줄 수 있어 진정성 있게 다가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