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프랜차이즈의 차별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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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프랜차이즈의 차별화 전략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0.12.10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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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Ⅰ포차 프랜차이즈의 차별화 전략

과거 외식업에서는 서울에서 성공한 브랜드가 전국 각지로 확산되는 양산이 일반적이었다. 화살표가 서울에서 지방으로 분산되는 모양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지역에서 유명세를 얻은 향토 브랜드가 역으로 서울로 진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알고보니 그 브랜드가 어느 도시에서 온 거라고 하더라’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지방 출신 프랜차이즈들은 특유의 콘셉트와 메뉴로 수도권 진출을 넘어 전국구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더 나아가 해외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거듭나고 있다. 로컬리즘 브랜드들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각 도시의 향토 브랜드들이 어떻게 태동해서 성장해 왔는지, 그 히스토리와 함께 성공 요인을 알아봤다. 아울러 성장 과정에서 함께한 이슈들을 짚어보며 빠른 성장에 따라올 수 있는 성장통을 체크했다. 성장에 따르는 어려움과 극복 과정은 여러 기업에서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로컬리즘 프랜차이즈의 발자국을 통해 그들의 차별화 전략을 알아봤다.   

 

내가 잘 아는 브랜드가 살던 고향은?

지난해 기준 국내 가맹본부는 서울(2397개), 경기도(1418개), 대구(387개), 부산(383개)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인 서울과 경기도를 제외하고 지방에 뿌리를 두고 있는 대표 프랜차이즈를 정리했다. 이미 전국구로 퍼져나가 익숙해진 이름들. 그들의 고향은 어디일까?

 

과거 식음료의 유행이 중앙에서 지역으로 흘러갔다면 지금은 역방향이 유행이다. 이색적인 것, 숨어있던 것,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것에 고객의 니즈가 모이기 때문이다. 강한 개성으로 사랑받고 있는 프랜차이즈가 의외의 지역에서 태동한 경우가 많은 이유다. 

부산에는 가장 단시간에 가맹점을 700개 이상 모은 <명랑핫도그>가 있다. 부산 지역 청년들이 모여 만든 핫도그 브랜드로 옛날식 핫도그에 최근 트렌드를 합쳐 인기몰이 중이다. 쌀을 첨가한 숙성 반죽과 다섯 가지 소스와 세 가지 시즈닝을 뿌려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12년 부산의 작은 점포에서 시작된 스몰비어 전문점 <봉구비어>는 33㎡(10평)대의 소규모 점포에서 2,000원대 안주와 크림 생맥주를 판매하며 간단하게 한 잔 할 수 있는 주류문화를 이끌었다. 양념구이치킨으로 유명한 <지코바>도 서울로 역성장했다. 인기메뉴인 가래떡과 함께 조리되는 순살양념구이치킨과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는 ‘치밥’으로 유명하다. 

대구에서는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 치킨을 먹을 수 있는 <호식이두마리치킨>이 태어났다. 국내에 1,000호점을 오픈할 만큼 인기를 끌어모았다. 떠먹는 피자와 샐러드 파스타로 유명한 <미즈컨테이너>는 1997년 대구에서 출발해 2010년 서울 강남에 진출, 줄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집으로 입소문이 났다. <서가앤쿡>도 대구 출신의 모던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메뉴는 2인 기준이지만 가격은 일반 레스토랑의 1인분 가격과 비슷해 가심비를 만족시킨다. 모든 메뉴에 꼭 올라가는 반숙 계란프라이가 트레이드마크다.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전주에는 친숙한 국밥 브랜드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 등장한 <삼백집>과 그 후발주자로 전주 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을 선보이고 있는 <현대옥>이 있다.

제주도에서 태동한 맛집들도 많다. 서울 청담동과 신사동에서 소위 핫플로 불리는 <도렐>은 제주도의 유명 카페다. 땅콩 크림과 에스프레스가 조화로운 시그니처 메뉴 ‘너티 클라우드’가 인기다. 제주 유명 김밥 브랜드 <제주김만복>도 서울에 상륙해 사랑받고 있다. ‘김만복’은 ‘전복으로 만든 김밥’을 거꾸로 줄인 말이다. 

 


로컬 프랜차이즈 트렌드

지방에서 성장한 향토 브랜드가 수도권 서울로 진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로컬리즘 프랜차이즈는 서울을 발판 삼아 전국구, 더 나아가 글로벌하게 성장해나간다. 서울을 찾는 이유와 그 안에서 성공한 매력 요인은 무엇일까.


왜 서울일까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인구밀도는 1km당 1만 6,000여명에 이른다. 뉴욕의 2.3배, 도쿄의 2.5배, 런던의 3배, 베를린의 3.9배에 이르는 규모다. 세계적인 도시들의 2~4배에 이르는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은 지방 브랜드는 물론, 해외 프랜차이즈에서도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는 도시다.


 장기적 성공에 필수 과정

프랜차이즈와 개인 점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서울에는 맛집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서울에서 태동한 프랜차이즈부터 전국 8도와 전 세계 곳곳의 이색 음식이 몰려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카테고리별로 분류해도 그 다양성에 입이 벌어진다. 복잡미묘한 시장이 형성된 서울에서의 성공이 장기적인 사업 성공에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이야기되는 이유다.


 브랜드 각인의 의지

지역 기반 프랜차이즈에게 수도권의 점포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겠다는 포부이자 국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높은 인구 밀도가 특징인 도시에서의 성공은 다른 도시, 더 나아가 전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지자체적 관심

일각에서는 향토 브랜드가 전국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 기반의 뿌리를 더 다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자체적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테면 향토 가맹 본부의 육성과 발전을 위해 창업지원, 경영개선, 인력양성 등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성공요인

까다로운 지방 상권 출신
지방 상권은 타 지역에 대한 배타성이 높은 대신 지역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과 해외의 유명 브랜드도 지방의 소비심리 앞에서 때때로 꼬리를 내릴 만큼 배타적인 경향이 강하다. 지방 프랜차이즈는 까다로운 지역 상권에서 성공 입지를 다진 맷집으로 수도권에 진출한 만큼 과감하고 성공적인 가맹사업을 펼친다.    


전에 없던 새로운 콘셉트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나만의 경쟁력이 필수다. 어디에도 없는 콘셉트로 새로운 방식의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 지역 특유의 재료나 이미지를 활용한 향토 브랜드는 수도권에서 의외로 새로움으로 다가간다. 같은 아이템이라도 지역 특유의 해석을 넣거나 다른 지점을 넣어 색다름을 연출한다. 


고객 최우선 정책
아무리 새로워도 고객 서비스가 엉망이라면 전국구로 성공하기 어렵다. 고개 서비스를 위한 청결과 성실을 장착한 프랜차이즈가 ‘진국’이라고 인식되며 오래간다. 가성비를 따진 가격, 사소하지만 트레이드 마크처럼 제공되는 서비스, 고객 취향을 저격하는 메뉴 구성 등 성공 브랜드에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고민한 흔적이 있다. 


색다른 맛 개발
아무리 콘셉트가 뛰어나더라도 맛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 대부분의 성공 향토 브랜드들은 맛의 차별화를 성공 요인 1순위로 둔다. 상식을 뛰어넘은 시도로 같은 메뉴라도 음식의 ‘식감’을 달리하거나 ‘형태’에 변화를 주거나 ‘소스’에 비법 포인트를 둠으로써 색다른 맛을 개발해 공감을 얻는다. 

 


이슈 톡톡

앞서 지역별로 살펴본 업체들은 탄탄한 뿌리를 내리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프랜차이즈들이다. 그러나 성장에는 성장통이 있기 마련이다. 지나온 과정에 어떤 이슈들이 있었는지 살펴봤다.

 

설빙

<설빙>은 중국에서 설빙의 이름으로 먼저 상표등록한 짝퉁 업체에게 상표를 빼앗기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겪었다. 지금도 ‘설림’, ‘빙설’ 등 유사한 300여개의 짝퉁 브랜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심지어 짝퉁 업체들 때문에 10억 원에 이르는 돈을 물어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2015년 가맹사업 운영권을 넘긴 중국 상해아빈식품이 <설빙>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2심 법원이 중국 업체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설빙>은 현재 상고 준비 중이지만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이 인정되면 9억 5,650만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장충동왕족발
<장충동왕족발>은 ‘장충동’을 단 유사상호 업체로 피해를 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비슷한 이름을 단 타 업체에 주문을 하고 발생하는 불만사항을 <장충동왕족발>에 접수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예방하기 위해 아예 전 가맹점 전화번호를 통일하고 홈페이지도 차별화했다. 심지어 과거 3명의 지사장이 유사상호인 ‘장충동 B&F’를 차리고 ‘20년 전통을 업그레이드 했습니다’라는 구호를 걸면서 가맹점의 약 30%가 떨어져나가는 일도 겪어야 했다. 해당 사안은 6개월만에 정상을 회복하고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다는 후문이다. 

 

신전떡볶이
<신전떡볶이>의 ‘신전푸드시스’가 올해 1월 대구에 오픈한 세계 최초 떡볶이 박물관 ‘신전 뮤지엄’이 개관 하루만에 휴관하면서 소비자들의 실망을 자아냈다. 신전뮤지엄은 지난해 7월 착공식에서 연면적 4만 612m2,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세계 최초 떡볶이 박물관’이라는 타이틀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개장일에 컵떡볶이 로봇 가동을 포함, 내부공사마저 끝내지 못한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아 항의가 이어졌다. <신전떡볶이>는 부실 논란에 휴관을 결정하고 환불을 안내한 후 재정비를 마치고 다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노랑통닭
<노랑통닭>은 지난 9월 사모펀드(PEF)에 팔렸다. 중견 PEF인 큐캐피탈파트너스와 코스톤아시아가 <노랑통닭>을 운영하는 (주)노랑푸드 지분을 100% 공동인수하는 방식이었다. <노랑통닭>의 빠른 성장세와 높은 이익 창출 능력을 높이 평가해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인수가격은 700억원가량이다. 두 회사는 10월 16일 ‘노랑푸드’ 인수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공동경영에 나설 전망이다. 
<노랑통닭>의 경영권 인수는 별다른 반발없이 순조롭게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로컬 프랜차이즈의 어려움

상표권 분쟁

국내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상표권으로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 한국 브랜드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가 상표를 선점하거나 위조 상품을 유통하는 등 원조 브랜드의 진출에 걸림돌이 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중국에서는 먼저 상표권을 출원한 사람에게 권리를 주는 ‘선출원 우선제도’를 실시하고 있어 자국내 업체의 상표권 선점이 상당히 쉽다고 알려진다. 상표권 분쟁은 해외 진출 프랜차이즈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원인이 되므로 사전에 확인과 판단이 필요하다. 


유사 브랜드 

최근 포항 골목식당에 출연했던 덮죽집의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온 프랜차이즈가 큰 화제가 되었다. 오리지널 덮죽집과 관계가 없지만 메뉴 이름부터 조리과정까지 유사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처음에 독보적인 콘셉트로 눈길을 끌었다 하더라도 이후 비슷한 콘셉트를 따라하고 베끼는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면 고객이 분산되고 경쟁력을 잃게 된다. ‘원조’에 대한 싸움이 많은 이유다. 레시피에 대한 저작권은 없다. 때문에 법적인 조치를 해놓지 않은 상황이라면 유사 브랜드로 인한 피해가 많이 발생한다. 


과당경쟁

잘 나간다 하는 아이템에는 경쟁자가 많아진다. 매장과 브랜드가 증가하면 과도한 경쟁으로 수명이 반비례하는 아이러니가 일어난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와 업체간 경쟁심화로 프랜차이즈의 수명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여기에 임대료 상승, 최저임금 인상, 최근에는 코로나19까지 수익성을 위협하는 요소가 더해지면서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으로 몰린다. 레드오션에 답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제 살 깎아먹기’ 식의 천편일률적인 메뉴와 서비스 경쟁은 수익성 악화로 빠져드는 지름길이 된다. 


현지화 실패

국내 성장을 발판 삼아 해외진출을 결정한 업체들 가운데 기대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수익성 악화와 현지화 실패로 철수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현지화 실패를 부르는 이유는 자체 물류의 부재로 인한 원료 수급 문제, 업계 마스터 프랜차이즈의 파산, 상표권 분쟁을 비롯해 지적재산권, 부동산, 노사분쟁 등의 해외 법규 문제가 있다. 협력사와의 갈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밖에 현지 문화에 대한 무지와 현지인 입맛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실패를 맛보는 경우도 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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