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가도 맛있는 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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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가도 맛있는 빵집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0.08.2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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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럭제빵소> 정자점

윤종훈 점주는 가족과 함께 운영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고민하고 있었지만, 외식업 쪽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블럭제빵소>는 동네 산책 중에 마주쳤다가 맛있고 소화도 잘 되는 빵의 매력에 흠뻑 빠져 단골이 된 매장이었다. 단골가게를 인수해 직접 운영한 지 13개월, 빵 만드는 묘미에 매일이 즐겁다.  

블럭제빵소 ⓒ 사진 이현석 팀장
블럭제빵소 ⓒ 사진 이현석 팀장

 

단골고객에서 사장으로
단골 빵집에 ‘임대’라는 문구를 보고 윤종훈 점주는 ‘이제 우리 빵 어디서 먹지’라고 실망했다가 ‘우리가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조건도 잘 맞았다. “근처에 빵집이 여러 군데 있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어요. 장애가 있는 딸과 함께 우리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참이라 시장조사도 안 하고 그날 바로 결정했습니다. 크지 않은 규모로, 우리 가족이 할 수 있는 만큼만 할 생각으로요.” MD로서 해외 소싱을 하러 전 세계로 출장을 다녔던 윤 점주는 맛집 찾아다니는 건 좋아했지만 직접 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책상 앞에만 앉아있던 사무직에서 기술과 체력이 필요한 외식업으로 업종과 환경이 바뀌어서 처음엔 정말 힘들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필요없는 동작이 크고 일의 배분이나 순서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더욱 피곤했다. 새벽부터 나와서 12시간씩 일하느라 고단해서 집에 들어가면 씻지도 못하고 잠이 들곤 했다. ‘손빠른’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6개월 정도 지나면서 빵도 잘 만들게 되고, 어떻게 운영하면 더 수월할 지도 파악이 됐다. 체력에 맞게, 욕심부리지 않고, 능력만큼만 빵을 만들고 7시면 퇴근해서 취미 생활을 누리자는 데 가족이 뜻을 모았다. 윤 점주는 빵을 만들고, 아내는 고객을 맞고, 딸은 카운터를 맡아 일의 배분도 효율적이었다.

블럭제빵소 ⓒ 사진 이현석 팀장
블럭제빵소 ⓒ 사진 이현석 팀장

 

고객과 친구처럼
윤 점주는 열심히 만든 빵을 고객이 사먹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했다고 한다. 빵을 만드는 일은 어렵지만 단순하지 않아서 재밌다고. 음악을 좋아하는 윤 점주 가족은 일하면서 음악을 듣고 퇴근 후 연주 연습을 한다. 주 2회 운동을 하고 있어 체력도 보강하고 스트레스도 풀어낸다. “빵은 발효가 어렵습니다. 책만으로는 알 수 없는 부분이 많아요. 발효가 잘 안 된 빵은 처음엔 그냥 버리기도 했어요. 이젠 기술을 터득했지만 혹시 저희 기준에 미흡한 빵이 나오게 되면 많이 사가시는 고객에게 덤으로 드리거나, 할인가로 판매합니다.”

레시피대로 했는데 잘 안 된 경우에는 본사에 솔루션을 요청하면 바로 피드백이 온다. 본사가 가까워서 대표나 연구소장이 직접 와서 봐주는 경우도 많다. 이런 본사의 지원도 정자점이 빠르게 안정되는 게 큰 힘이 됐다. 고객들과도 이젠 친구처럼 지낸다. 고객의 요구에 최대한 맞추려는 윤 점주 가족의 노력이 쌓여서다.

<블럭제빵소> 정자점 벽에 걸린 근사한 풍경화는 단골고객인 전직 미술 교사가 직접 그린 작품이다. 건강한 빵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면서 건넬 때 그동안 힘든 기억도 싹 사라졌다. ‘빵을 잘 만들었을 때 즐겁고 희열을 느낀다’는 윤 점주와 가족들은 앞으로도 계속 고퀄리티의 빵을 만드는 것을 최선의 목표로 삼았다. 언제 어느 때 가도 한결같이 맛있는 빵을 내주는 빵집, <블럭제빵소> 정자점이 되는 것이다.

 

블럭제빵소 윤종훈 점주 ⓒ 사진 이현석 팀장
블럭제빵소 윤종훈 점주 ⓒ 사진 이현석 팀장

윤종훈 점주가 이르길…

고객의 말에 귀기울이다
아무 경험 없이 덜컥 창업을 시작해서 처음엔 서툰 점이 많았습니다. 빵을 산 고객들이 이전엔 이랬다, 이러면 좋겠다 등의 피드백을 해주실 때 하나하나 귀기울였습니다.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이제는 고객들과도 친구처럼 지냅니다. 빵을 사갈 때도 서로 일상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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