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에서 만나는 이국정취 <라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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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에서 만나는 이국정취 <라바트>
  • 김은실 기자
  • 승인 2014.10.10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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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바트> ⓒ사진 박세웅 팀장

<라바트>는 온돌에서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와인 레스토랑이다. 손님이 지인과 독립된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편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구상하고 설계한 곳이다. 정은아·목영훈 사장 부부는 여기에 더해 점포를 방문한 고객이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하고 싶었다. 두 사람이 직접 콘셉트를 잡아 전체 분위기부터 벽면에 거는 소품까지 선택하고 꾸민 공간 <라바트>를 찾았다.

▲ <라바트> ⓒ사진 박세웅 팀장

모로코의 수도를 대한민국의 수도로
하루에 수만 명이 오가는 서울 강남역, 물줄기처럼 지하철 출구를 찾아 한 방향으로 흐르는 무리에서 11번 출구 오른쪽으로 한발 벗어나면 다른 건물로 이어지는 통로가 나온다. 통로를 따라 가면 둥근 아치형의 문이 나타난다. 청동색의 문 둘레에는 무늬가 새겨진 오팔색 타일이 둘러있고, 그 주변을 따라 돌 조각 같은 장식이 있다. 묵직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노란 조명 아래 작은 마을, <라바트>가 모습을 드러낸다.
<라바트>는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의 모습을 점포 안에 축소해 놓은 곳이다. 정은아·목영훈 부부가 배낭여행을 갔을 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 나라인 모로코를 콘셉트로 삼았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 최북단에 있어 유럽과 가깝고, 한때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아 아프리카의 지리적 특성, 유럽의 문화, 이슬람의 풍습이 공존한다.
모로코의 도시는 외부가 거대한 성벽으로 둘러쳐 있고, 성벽 안에 마을이 있다. <라바트> 역시 라바트의 마을처럼 벽으로 공간이 구획되어 있다. 벽으로 만들어진 공간은 각각 독립된 방이다.

라바트의 골목을 서울의 거리로
벽은 대부분 옅은 벽돌색이다. 모로코 고성의 성벽을 따라서 벽의 꼭대기는 직선으로 처리하지 않고 무너진 성벽의 끝머리처럼 만들었다. 일부 벽면은 짙은 파란색으로 칠했다. 사장 부부가 모로코로 여행 갔을 때 봤던 골목길 벽면의 색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방의 바깥쪽 벽면에는 사람 허벅지 높이까지 모자이크 장식이 있다. 녹색과 황색의 타일이 일정한 무늬를 만들며 붙어 있고, 그 아래에 정사각형 타일로 이루어진 붉은 띠가 붙어 있다. 또 중간중간 금색으로 그려 넣은 문양이 있다. 복도와 벽 앞에는 나무를 두었고, 나무 밑에는 와인병과 코르크 마개를 쌓았다.
바닥은 검은색 바닥에 검푸른 색의 무늬를 그렸다. 시트지를 붙이고 칠하는 데만 15시간이 걸렸다. 각 방은 바닥부터 한 뼘 정도 높다. 방과 바닥이 만나는 지점은 살짝 파서 주황빛 줄 LED를 설치했다. 복도를 따라 일렁이는 불빛은 마을 사이로 흐르는 개천을 연상케 한다. 방과 건넌방 사이의 복도는 한 사람이 지날 정도의 폭으로 조붓해, 모로코의 골목길을 옮겨 놓은 모양새다.

▲ <라바트> ⓒ사진 박세웅 팀장

성벽 안 마을을 점포 안 방으로
방은 2인용부터 30인용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영화관의 연인석처럼 두 사람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방도 있다. 방의 입구는 높은 중심형 아치로 반원형 아치보다 높다. 이슬람 국가의 사원과 성의 문 형태를 그대로 본뜬 것이다. 입구 상단에는 짙은 붉은색 커튼을 드리웠다. 커튼을 젖히고 들어가면 금색·붉은색·푸른색·노란색 등 다양한 빛깔의 실로 자수를 놓은 쿠션들이 벽면을 따라 놓여 있다. 모로코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직접 사온 것들이다. 방 한가운데에는 나무 재질이 살아 있는 식탁이 놓여 있다. 이 역시 인도네시아에서 가구를 생산하는 곳을 두 사람이 직접 방문해 들여왔다. 방 안 벽 한가운데에는 이슬람교 신자들이 기도할 때 바닥에 까는 카펫을 걸어 두었다.
각 방의 조명은 유리를 조각조각 이어서 구형과 물방울 형 등의 형태로 만든 느낌으로, 스테인드글라스처럼 푸른빛이나 붉은빛이 도는 유리가 섞여 있어 빛에 무늬를 만든다.
전체 조명은 톤 온 톤(tone on tone) 형식으로 주조색과 맞추었다. 점포의 분위기와 어울리게 조명은 어둡게 하는 대신 포인트가 필요한 부분은 할로겐 등을 사용해 차이를 두었다.

▲ <라바트> ⓒ사진 박세웅 팀장

이국의 요리를 우리나라의 식탁으로
정은아·목영훈 사장은 콘셉트와 이미지가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생을 사서 했다. 점포에 어울리는 소품을 사러 모로코에서 10일 내내 흥정만 했고, 좋은 가구를 얻으려 인도네시아 깊은 곳까지 찾아갔다.
그렇다고 해서 분위기나 소품만 모로코의 것을 따오지는 않았다. 브로쉐트와 타진 같은 모로코의 음식을 메뉴에 넣었으며, 해산물이 많이 나는 모로코의 특성을 살려 삼치 파스타와 같이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를 준비해 두었다.

 

 

 


• 오픈일  2007년 7월
• 주소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21-1 이즈타워 B2층)
• 전화  02-561-3665
• 면적  331㎡(100평)
• 영업시간  월~금 17:00 ~ 02:00 / 토 11:30 ~ 03:40
• 마감재  목재, 석고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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