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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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들
  • 김민정 기자
  • 승인 2019.09.08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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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트럭 <나이스챕> 이요한·임은수 대표

동업이 어렵다지만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면 몇 배로 성공할 수 있다. <나이스챕>의 공동대표 두 사람은 역할 분담도 정확하게 나눠 이요한 대표가 기획과 인터뷰 등 대외 홍보를, 임은수 대표가 디자인과 컴퓨터 작업 및 온라인프로그램을 맡았다. 이번엔 이요한 대표가 인터뷰 및 사진 촬영 담당이다.

▲ 푸드트럭 <나이스챕> 이요한·임은수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푸드트럭이라고 다 같은 푸드트럭이 아니다. <나이스챕> 의 푸드트럭은 많은 푸드트럭이 몰려있는 행사장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유광 블랙으로 차량을 전체 도색했고, 블랙&골드 톤에 로고 등이 화려하고 고급스러워서 멀리서도 눈에 띈다. ‘나이스그램 포토존’까지 설치해서 기념사진을 찍을 수도 있어 SNS에서도 ‘#나이스챕’으로는 수백 개의 게시물을 만날 수 있다.  

 

▲ 푸드트럭 <나이스챕> 이요한·임은수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멋진 친구들과 함께
좋은 친구들이 모였다. <나이스챕> 은 요리 공부를 하던 친구들 3명이 의기투합해 창업한 타코 전문 푸드트럭이다. 카페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매니저로 승진까지 하면서 ‘잘 나가고’ 있었지만 사회에서 가치 있는 일을 해보자는 목표로 세 친구들이 함께 하게 됐다.

처음부터 푸드트럭을 고집한 건 아니었는데, 세 친구들이 멀리까지 놀러 다니는 것도 좋아하고, 트럭은 손님을 찾아다닐 수 있으니까 앉아서 좋은 상권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올해 여름에는 7~8월 주말은 동대문 DDP 밤도깨비 야시장에서, 평일은 서울시립미술관 앞에서 <나이스챕>을 만날 수 있다. 

“전국을 다니게 됐는데 막상 장사하는 입장에선 놀 시간이 없습니다. 봄꽃이 한창일 때는 우리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일하는데 남들은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이 부럽기도 해요. 하지만 장사하느라 바빠서 그런 모습이 눈에 들어올 때가 별로 없어요, 하하.”

 

뻔한 건 사양합니다 
2016년 <나이스챕>을 막 오픈했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외양이 멋지고 화려한 푸드트럭은 없었다. 길거리음식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기에 더욱 푸드트럭을 고급스럽게 꾸미고 싶었다. 머리를 맞대 아이디어를 짜고, 디자인까지 떠올려 블랙&골드 톤에 우뚝 솟은 높이로 압도적인 외형의 푸드트럭을 만들었다. 멋진 외형에 끌려서 찾아온 고객들은 푸드트럭에서 잘 찾아보기 어려운 타코 요리를 만나니 더욱 반가워했다.

이요한 대표는 20살 때 처음 먹어본 멕시코요리 타코에 깊은 인상을 받아서 아이템으로 승부를 걸었다고. 기존 푸드트럭에 없던 아이템이라서 ‘뻔한 음식 하지 말자’라는 결심과도 잘 맞았다. 누가 먹어도 거부감 없는 대중요리로, 한국인 입맛에 맞는 퓨전 스타일로 만드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가장 인기 높은 메뉴는 비프타코로, 멕시칸프라이즈와 함께 제공되는 세트 메뉴가 특히 인기다. 

“처음엔 브리또 같은 메뉴도 하고 싶었는데요, 푸드트럭에서 일해보니 메뉴가 많은 게 좋은 게 아니었어요. 메뉴 종류가 많으면 고객들이 선택하는데 한참 고민하게 되거든요. 영업 시간이 짧은 푸드트럭은 회전률이 빨라야 하니까 한 두 가지 메뉴만 주력으로 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 푸드트럭 <나이스챕> 이요한·임은수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혼자가 아니라 좋다
시행착오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세 친구들이 각자 식당과 푸드트럭에서 일하면서 1년 동안 준비했다. <나이스챕> 만의 메뉴를 찾기 위해, 또한 푸드트럭이란 좁은 공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치밀하게 준비한 것이다. 밤도깨비야시장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조언을 많이 들은 덕분에 오픈 초기의 고생을 덜었다.

“푸드트럭은 특히 서빙 등 동선이 꼬이지 않도록 하자면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호흡을 잘 맞춰야 해요. 지금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 잘 알아서 하지만 저희도 초반엔 많이 다퉜습니다. 추구하는 방향은 같은데 세세하게 들어가니 다르단 걸 그때 알았고, 친할수록 양보와 배려가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3년 동안 수입은 정확하게 3등분하고 혼자 운영하는 푸드트럭에 비하면 수입이 적을 수도 있지만, 어딜 가도 친구들과 함께니까 든든했다. 3배 더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그 덕분에 지금까지 잘 왔다. 얼마 전 한 명의 친구가 요리 공부를 더 하기 위한 진로를 선택하면서 지금은 이요한 대표와 임은수 대표 2인 체제다. 

“푸드트럭은 스타트업으로도 좋은 사업 아이템입니다. 앞으로 매장을 가질 수도 있고, 다른 창업 아이템을 실행할 수도 있지만 당분간은 푸드트럭 <나이스챕>을 계속 할 겁니다. 그런 한편 책이나 유튜브를 통해 우리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나이스챕에 대해, 푸드트럭에 대해, 창업에 대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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