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커피연구소> 안산팔곡점은 경로당을 리모델링한 카페다. 폐교의 복도 나무 자재로 바닥을 깔고 리사이클 센터에서 모은 가구를 리폼해 배치했다. 버려진 공간과 물건에 가치를 더한 <손커피연구소>는 커피와 함께 문화를 공유하고자 한다.
오래된 것에 가치를 더하다
김승호 소장은 카페 운영을 꿈꾸며 일본 유학을 하던 중 카페 공간을 찾아다녔다. 오사카의 한 카페를 방문한 것이 <손커피연구소> 안산팔곡점의 모티프가 되었다. 낡은 카페 건물 안에 시간이 지난 달력과 오래된 가구가 남아 있는 모습이 고즈넉하고 편안해 보였다.
김 소장은 한국으로 돌아와 경기도 안산시 팔곡동에서, 텅 비어있는 옛 경로당을 리모델링해 카페로 만들기 시작했다. 라여운 디자이너와 함께 6개월에 걸쳐 인테리어를 진행했다. “폐허나 다름없던 경로당을 리모델링하게 되었습니다. 동네 분들이 다들 한마디씩 하셨어요. 이 동네는 카페가 안된다고. 하지만 지금은 동네가 밝아 보인다며 다들 좋아하세요.
초등학생, 어르신들, 회사원들까지 모두 찾아주시는 카페가 되었습니다.” 파란색 외관이 산뜻하다.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눈에 띄는 색을 칠했다. 입구 옆 작은 마당에는 나무를 심고 자갈을 깔아서 고객들이 나들이 온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리사이클링을 넘어 업사이클링
이곳이 경로당일 때 1층은 할머니 방이었다. 리모델링하면서 주방을 ‘ㅁ’자 형태로 만들어 작은 주방 안에 드립스테이션과 가스시설, 음료를 만드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나누었다. 테이블석에는 붙박이 의자로 공간을 확보하고 단체 고객을 위해 긴 테이블을 배치했다. 테이크아웃을 하는 고객이 많은 1층은 흰색 벽으로 깔끔하게 칠했다. 2층은 본래 할아버지 방이던 곳이다. 핑크가 가미된 아이보리색 벽이 가정집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준다.
저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고자 버려진 것들을 가져와 재탄생시켜 인테리어에 활용했다. <손커피연구소> 안산팔곡점은 리사이클링을 넘어 업사이클링을 지향한다. 오래된 집을 철거한 곳에서 가져온 문짝, 창문, 선반 등을 테이블로 만들었다. 자재 본연의 빈티지한 멋과 함께 실용성을 살렸다.
커피 드리퍼를 조명으로 리폼하고, 폐교의 목재를 2층의 바닥에 깔았다. 김 소장이 유학 생활 중 수집한 커피밀, 나무시계, 철주물난로, 전화기 등으로 앤티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2006년부터 벼룩시장과 리사이클 센터를 다니며 모아온 오래된 소품들이 제 자리를 찾았다.
커피와 함께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
2층 한쪽의 작은방은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는 고객이나 단체 고객들이 선호한다. 또한 세미나, 동아리 모임 등을 하는 공간이다. 주민센터와 연계하여 캘리그래피나 가죽공예, 플라워 등의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단순하게 차 마시는 곳이 아니라, 문화센터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하고 커피도 배울 수 있는 아티스트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상호처럼 커피에도 신경을 쓰며 김 소장은 현재 대학원 커피학과에 재학 중이다. <손커피연구소>에서는 세 종류의 아메리카노를 선택할 수 있다. 고객이 직접 맷돌을 돌려볼 수 있는 맷돌드립커피도 인기다. 싱싱한 과일로 만드는 생과일주스는 어린이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 아침마다 만드는 빵은 허기를 달래기 좋다.
<손커피연구소>는 쇼핑몰과 연계해 운영 중이며, 점포는 안산팔곡점이 2호점이다. 점포마다 주택가, 공장 안, 바닷가 등 특징 있는 장소에 위치한다. 현재 7호점을 공사 중이며, 프랜차이즈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손커피연구소>가 커피와 함께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오픈 2016년 12월 10일
주소 경기 안산시 상록구 소학길 28
점포규모 165㎡(50평)
메뉴 아메리카노 3,500원
맷돌드립커피 6,000원
레빗스힙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