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이 피었습니다>고명환 대표
상태바
<메밀꽃이 피었습니다>고명환 대표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7.12.30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업은 전략
<메밀꽃이 피었습니다>고명환 대표

일산에서 파주로 가는 길, 차가 없으면 찾아가기도 힘든 외진 곳에 여름이면 줄 서서 먹는 메밀국수집이 있다. 바로 개그맨 고명환의 <메밀꽃이 피었습니다>. 그는 예비창업자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될 조언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글 김유진 기자 사진 이윤화 기자
 

인프라를 활용해라 
고명환 대표는 처음부터 식당을 할 생각은 아니었다. 연예인을 하면서 나이가 40대를 넘어가니 고정적인 수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자신이 보유한 인프라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외식업이 적격이었다. 고 대표의 어머니와 누나가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했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개그맨이라는 직업 덕분에 고 대표는 지방을 오갈 일이 많았다. 워낙 맛집을 좋아해 새로운 지방에 가면 소문난 곳을 꼭 들리곤 했다. 그러던 중 마산에서 먹어 본 메밀국수 맛이 고 대표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사장님에게 부탁해 노하우를 전수받고 메밀국수집 오픈을 준비했다. 앞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웰빙 메뉴에 대한 니즈가 꾸준히 증가하리라는 전망도 메밀국수를 선택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면을 한 번도 다뤄본 적이 없었던 고 대표로서는 칼국수나 짜장면처럼 수타면을 이용한 메뉴보다는 메밀국수가 더 다루기 쉬울 것이라고 봤다. 메밀국수라는 아이템 하나를 선정하는 데도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예상이 맞아떨어져 <메밀꽃이 피었습니다>는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서 ‘일산 맛집’ 키워드로 검색하면 너나없이 추천하는 유명 맛집으로 자리매김했다.


책 속에 길이 있다
하지만 고 대표가 처음부터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그도 <메밀꽃이 피었습니다>를 운영하기 전 몇 번 폐업의 쓴맛을 봤다. 고 대표는 “이전에는 ‘감’으로만 장사를 했어요. 안 되겠다 싶어 책에서 시킨 그대로 따라했더니 잘 되더라고요.” 이러한 그의 경험은 저서 <책 읽고 매출의 신이 되다>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연 매출 10억 원의 비결이 단순히 ‘책’이었다는 사실은 선뜻 믿기 어렵지만, 고 대표는 “의외로 창업을 하려 할 때 그 분야의 책 한 권 읽지 않는 사람이 많아요. 읽더라도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더욱 찾기 드물죠”라고 말했다. 그래서 고 대표는 “창업을 하기 전 관련 책 10권은 꼭 읽으라”고 강조한다. 

고 대표는 지금도 ‘독서광’이라 할 만큼 책을 많이 읽고, 깨달은 바가 있으면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메밀꽃이 피었습니다>를 찾는 손님은 90% 정도가 단골 고객이다. 그만큼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증거지만, 싫증을 느끼기도 쉽다는 뜻이다. 이에 고 대표는 <보랏빛 소가 온다>는 책에서 읽은 대로 고객들에게 주기적으로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책을 읽는 것은 물론 책을 직접 쓰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벌써부터 신간을 준비하고 있는 고 대표, 이번엔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힘든 건 내가 직접
세상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려 늘 노력하는 고 대표, 하지만 음식의 ‘맛’만은 타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메밀꽃이 피었습니다>의 주력 메뉴인 온메밀국수의 경우, 육수를 하루 종일 끓여야 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한 번은 육수를 똑같이 만들어준다는 업체에게 일을 맡겼는데, 2주 만에 단골손님이 “맛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후 고 대표는 육수를 절대 남에게 맡기지 않는다. ‘힘든 건 내가 직접’, 지금까지도 고 대표가 지키고 있는 운영 원칙이다.
부침이 심한 외식 시장에서 늘 생존 전략을 고민하고, 손님들에게 늘 최상의 맛을 대접하려 노력하는 고 대표, 하루 동안 테이블 회전수가 10번만 돼도 ‘꿈의 회전수’라고 부르는데, <메밀꽃이 피었습니다>는 주말이면 테이블 회전수가 15번에 달한다. 혹자는 “운이 좋아서”, “연예인이라서”라고 말하지만, 그건 고 대표가 얼마나 고생하고 노력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이야기일 수 있다. 고 대표는 외식업 창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웬만하면 하지 마세요, 꼭 할 거라면 직장 다니면서 3년 전부터 준비하세요”라고 당부한다. 창업이라는 정글에 던져지기 전 예비창업자들이 꼭 새겨봐야 할 조언이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