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강사의 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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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강사의 외도
  • 정미선 기자
  • 승인 2017.10.3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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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삼겹살> 창천점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 마케팅 강사로 잘나가던 그가 돌연 <팔색삼겹살> 점주로 변신했다. 마케팅, 인문학계 스타강사가 <팔색삼겹살> 창천점의 점주가 된 사연은?  
글·사진  정미선 기자
 

 

파란만장 인생을 거친 <팔색삼겹살>
<팔색삼겹살> 창천점 여운걸 점주는 대기업의 러브콜을 받는 스타 강사다. 어려서부터 신라호텔의 접객서비스부터 시작했던 그는 직장에서 의식주를 해결할 만큼 자신의 삶에 대한 열정이 넘쳤다. 틈 날 때마다 언어공부도 꾸준히 해왔다. 그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 회사로부터 강의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지게 된다. 무슨 일이든 열심인 그를 회사에서 성장시키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할 정도였다.

그렇게 시작된 강사의 길에서 수많은 고위층 간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엄청난 연봉을 자랑하기도 했던 그.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에 (주)8푸드 강민서 대표의 가능성에 반해 <팔색삼겹살>을 창업하게 된다. 약 25년 경력을 가진 강사가 시작한 첫 창업의 실질적인 운영은 그의 아내 이복희 점주의 몫이었다.

오픈 후 <팔색삼겹살>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금도 중국에서 많은 고객들이 줄을 잇는다는 브랜드의 특성을 고려해 다국어 구사가 가능한 그는 <팔색삼겹살>에 자신의 재능을 적극 활용하기로 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점포가 되도록 외국인 직원들을 채용하고 다양한 고객층을 유입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외국인을 포함한 12명의 직원이 일해도 일손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고객들이 창천점을 찾았다. 어떤 날은 100팀이 대기할 정도로 많은 고객들이 창천점을 찾아 눈코 뜰 새 없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였다. 그렇게 3년간의 승승장구가 ‘무제한 리필 고깃집’의 등장으로 판세가 바뀐다. 발 디딜 틈 없던 점포는 대기 없이도 먹을 수 있게 되었고, 북적거리던 점포가 한 순간에 평범한 점포가 되어버렸다. 매번 최고의 자리를 지켰던 여 점주에게는 이 평범한 운영은 큰 위기감으로 다가왔다. 그 때 그는 자신에게서 절박함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대의 절박함을 깨우다
그동안 직원들에게 지시만 내렸던 여 점주는 전반적인 점포운영을 하던 아내를 도와 모든 업무에 뛰어들기 시작한다. 막힌 변기 뚫기, 자식뻘 되는 고객들 상대하기 등등. 그동안 대접만 받았던 그는 적극적으로 자신을 깨뜨렸다.

물론 무한리필 고깃집으로 옮겨간 고객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기적은 없었다. 하지만 대접받고 싶은 날 찾는 삼겹살집으로 인식이 바뀌어 이제는 주 고객이 학생에서 직장인들로 바뀌었다고. 때문에 고객들을 세심하게 챙기고 기억하며 대접하는 서비스로, 일회성 고객이 아닌 단골고객이 줄을 잇는 정감 있는 점포로 탈바꿈했다.

<팔색삼겹살> 창천점은 팔색이라는 다양한 맛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5년차 삼겹살 집으로 오늘도 단골을 맞고 있다. 그는 외식업은 잘 되도 괴롭고, 고객이 없어도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말한다. 잘되면 몸이 피곤하고, 고객이 찾지 않으면 매출이 오르지 않아 더욱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 젊어서부터 열심히 달려왔기에 ‘열심히’에 대한 집착이 있다는 그는 매일 고3 수험생과 같이 살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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