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인식을 심어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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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인식을 심어주다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7.06.2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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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시장 상황 자체가 악화 되는 상황, 외부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으로 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 자체를 재구성했던 회사가 있다. 현재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정수기 업체 <코웨이>가 그 주인공이다.


한 대에 100만원인 사치품
지금은 명실상부한 정수기업체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코웨이>도 90년대 중후반 위환위기와 함께 불황 위기가 찾아왔었다. 당시 <코웨이>의 정수기는 한 대에 100만원이 넘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는 당연히 고객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또 그 당시에는  일시불 방식의 제품판매가 보편화 돼있던 상황이었기에 체감은 더 크게 다가갔다. 때문에 어려운 경기상황에 앞서서도 <코웨이> 정수기는 일반 가정에서 대중화되기 보다는 사치품에 속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소비자에 의해 회사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IMF라는 국가적 경제위기가 찾아온다. <코웨이>의 제품들은 생활필수품라고 하기에도 애매했기에 더욱 어려운 상황이 이어져 갈 수 밖에 없었다. 단군이래 가장 큰 위기라고 불렸던 외환위기 앞에서 1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일시불로 지불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정수기 제조업체 수익이 전체적으로 급감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때 <코웨이>는 뭔가 색다른 전략을 구사해야만 했다. 그 당시 정수기 업계의 양대 산맥은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두 곳으로 압축된 상황이었고, 두 업체는 각기 다른 전략을 펼치게 된다. 

심리적 가격 저항선을 계산하다 
먼저 <코웨이>가 선택한 전략은 렌탈 제도의 도입이었다. 고객들에게 판매가 아닌 ‘빌려준다’라는 개념을 심어주기로 한 것이다. 먼저 이를 위해 일반 가정에서 매달 평균적으로 소비되는 물의 값을 산출하고, 이 산출 값을 토대로 소비자들의 심리적 가격 저항선을 계산했다.
그리고 일반 가정에서 깨끗한 물을 공급받는 대가로 한 달에 2만원 이상의 가격은 지불할 의사를 감소시킨다(심리적 저항선)는 결론을 내린 <코웨이>는 최초 렌탈 도입가를 1만 9900원으로 책정한다. 매달 1만 9900원만 지불하면, 시가 100만원 이상의 정수기를 무료로 제공받아 빌려 쓸 수 있다고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것이다. 이후 이런 렌탈 시스템은 <코웨이>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게 된다.
반면 <청호나이스>는 기술력 강화에 집중하기로 결정한다. 더 좋은 기술력을 가진 정수기를 만들어 고급화시킴과 동시에 고가 시장에 소수를 타깃으로 삼은 것이다. 결과는 <코웨이> 전략의 승리였다. 2015년 기준, <코웨이> 정수기의 시장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약 50%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고가의 정수기 구매를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정수기를 빌려준다는 인식을 성공적으로 심어준 것이다. 이후 광고를 통해 물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바꾸며 점차 점유율은 기운다. 반면 <청소나이스>는 시장 점유율이 10%대로 떨어졌고 업계 후발주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치르고 있다. 1998년 렌탈 사업 시작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코웨이>는 현재 전체 매출 중 80%를 렌탈 사업에서 창출하고 있으며 지금도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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