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전략 응용사례 국내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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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전략 응용사례 국내편
  • 창업&프랜차이즈
  • 승인 2016.04.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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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다양한 게릴라 마케팅의 종류와 정의를 살펴봤다. 이론을 마쳤으니 실전을 살펴볼 차례다. 같은 전술이라도 활용방법에 따라 그 효과는 천차만별이다. 성공적인 게릴라 마케팅을 이끌기 위해선 어떤 시도가 효과적일까. 기업들이 활용한 다양한 게릴라 마케팅을 살펴보며 확실한 효과를 이끌 수 있는 공격전략을 알아보자.

제일제당의 농축세제 <비트>의 게릴라식 측면공격
세제 시장의 상황
1988년을 기점으로 세탁기의 보급률이 50%에 이르면서 빨래 비누는 퇴조하고 분말세제가 세탁세제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게 됐다. 분말세제 시장은 럭키가 선두의 위치를 확고히 지키고 애경이 후발업체로서 <애경써니>, <스파크> 등을 시장에 출시하면서 91년에는 럭키가 약 50%, 애경이 약 30%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다. 시장규모도 급신장세를 기록하여 92년에는 약 2000억원에 이르렀다.
전략전술
게릴라식 측면공격에 있어 럭키와 애경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일제당은 정면으로 승부하기보다 차별화된 제품으로 측면진압을 꾀해야만 했다. 제일제당은 기존 분말세제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과 유통상의 문제점을 조사했다. 그 결과 소비 성향이 고급화되고 있으며, 합성세제로 인한 수질오염의 문제가 부각되고 있음을 파악했다. 유통면에서도 기존 분말세제의 큰 부피 때문에 소비자들이 불편을 느끼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 같은 조사를 바탕으로 제일제당은 농축세제인 <비트>를 개발하여 시장 진입을 시도했다. 사회적 여건과 소비자의 욕구가 성숙돼 타이밍이 적절했다. 농축세제 시장은 1991년 말 처음 제품이 출시된 이후 1년 만에 전체 분말세제 시장의 약 25%를 정하는 급성장을 보였다.
평가
분말세제 시장이 커가는 성장기. 적절한 타이밍 선택과 추진력을 갖춘 게릴라식 측면공격은 선두기업들의 대응공격을 피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자사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보다 쉽게 늘려 갈 수 있었던 것이다. 게릴라식 측면공격을 통한 시장진출을 꾀할 때에는 포화된 시장보다 성장기에 있는 시장이 공격에 한결 유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트의 성공을 뒷받침했던 또 다른 요소는 타사에 비해서 막대한 광고비(약 71억)를 투자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트의 인지도 구축을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공격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공격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마케팅 노력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제일제당은 식품업계에서 쌓아 온 강력한 유통 지배력과 풍부한 자금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기존의 세제시장을 정면 공격하지 않고 농축세제를 통해 게릴라식 측면공격을 시도한 것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럭키의 화장품 시장에서의 게릴라식 측면전략
화장품 시장의 상황
럭키는 1950년대부터 생활용품, 플라스틱류, 화학제품 등을 생산해오고 있었다. 럭키는 <럭키크림>이라는 브랜드로 화장품도 생산했었으나 이를 주력화하는데 실패했다. 그렇다고 럭키가 화장품업계 진출에 대한 미련을 버린 것은 아니었다. 1980년대 화장품 업계는 태평양이라는 거인이 시장의 44%를 점하고 있었다. 태평양의 강점은 ‘아모레 아줌마’라는 강력한 판매망이었다. 럭키는 기존의 화장품방문판매에서 틈새를 발견한다. 여성의 사회진출과 문단속이 용이한 아파트 생활로 집안에 머무는 여성이 줄어듦에 따라 방문 판매로는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이러한 배경을 갖고 럭키는 <드봉>이라는 브랜드로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 <드봉>은 좋은 화장품 업계의 유통을 업장판매로 유도했다.

전략전술
<드봉>의 공격전략은 유통구조를 바꾼 아이디어만으로 성공시킨 것은 아니다. 차별화된 브랜드 개념을 심는 노력을 병행했던 것이다. 태평양이 30대를 위한 화장품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기에 
<드봉>은 20대를 주 타깃으로 겨냥했다. 이를 위해 ‘여성들이여 드봉을 만나자’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화장을 처음 시작하는 세대를 집중공략 했다. 또 제품의 성격과 소비자의 인식 변화에 따라 광고와 브랜드를 수정함으로써 화장품 시장에 더욱 깊이 파고들었다. 초기 광고는 꿈과 환상의 표현 등으로 심리적 접근을 시도했고, 브랜드 개념이 정착되자 피부생리학과 생명공학을 바탕으로 과학적으로 접근한 광고를 통해 브랜드에 바이오젠을 덧붙였다.
1987년 말에는 <드봉 미네르바>라는 브랜드로 자연과 피부과학의 만남을 강조했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3세대 SOD 화장품인 <드봉 아르드포>가 탄생한다. 당시 외국인 모델 출연의 해금 조치를 기회로 프랑스 여배우 ‘소피 마르소’를 등장시켜 광고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평가
게릴라 전술 원칙을 적용하여 화장품 업계에 진입한지 6년 만에 점유율 19.2%로 업계 2위 자리를 차지하면서 1위인 태평양과 간격을 서서히 좁혀 갔다. 이는 게릴라전에서 민중을 중시하듯 마케팅에서 소비자의 욕구를 잘 파악해 이를 광고전략에 잘 반영한 것은 물론 게릴라 전술원칙을 잘 적용시켰기 때문이다.

코렉스의 자전거 시장에서의 게릴라식 기습 공격
자전거 시장의 상황
삼천리 자전거는 자전거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그 위력이 대단했다. 이 당시 자전거 시장엔 여러 회사들이 있었지만 시장 점유율에서는 삼천리가 독보적인 존재였다. 기업의 역사도 오래됐고 선두기업으로서의 기술 및 노하우가 축적돼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누구나 ‘자전거는 삼천리’라는 생각에 젖어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성공의 역작용으로 회사 조직이 경직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욕이 부족해졌다. 이런 점을 유심히 관찰하며 기회를 노리고 있던 기업이 코렉스였다. 코렉스는 1988년 이전까지 수출에만 의존하던 회사로 미약한 힘을 가진 후발업체였다. 그러나 노사분규로 인한 임금 인상으로 자전거가 수출 경쟁력을 잃게 되자 내수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전략전술
제품 차별화로 기습 침투에 있어 코렉스는 우선 제품면에서 기능적으로 타는 자전거가 아니라 레저용품 내지 스포츠용품인 BMX(Bicycle Motorcross)와 MTB(Mountain Bicycle)에 집중했다. 이는 외국에서 시작한 유행으로 BMX는 작은 바퀴로 묘기를 부릴 수 있으며, MTB는 바퀴가 굵어 산악용으로 적합한 자전거였다. 획기적인 제품 차별화를 통해 BMX와 MTB 자전거의 확산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갔다. 제품개념에 있어서는 삼천리가 주장하는 ‘빠르다’, ‘튼튼하다’라는 강조점을 벗어나 투박하지만 야성적이며 남성답다는 이미지로 바꾸었다. 또한, 신세대에 초점을 맞추어 새로운 자전거 문화를 이룩하려고 노력했다. 경쟁사의 광고활동 및 적극적인 영업활동이 전무한 상태에서 코렉스의 국내시장 진출은 거의 무혈입성이었다. 코렉스는 제품의 인지도를 대폭 높이기 위해 광고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전국 BMX 및 MTB 대회인 ‘91 코렉스 자전거 대축제’를 개최하여 소비자의 호기심을 극대화시키는데 주력했다. 코렉스는 젊은 청소년들의 ‘또래 심리’(조기 수용자를 뒤따르려는 나중 구매자의 심리)를 유발시키며 비교적 소득이 높은 서울·경인 지방을 집중공략 했다.
평가
이전까지 탄탄대로를 달리던 삼천리는 시장 점유율이 1988년 67.9%, 1990년 51.5%로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와는 반대로 코렉스는 1988년 0%에서 1989년 18.5%로, 1990년에는 24.6%라는 놀라운 신장세를 보여줬다. 코렉스는 게릴라 전략전술의 기습 원칙을 적용한 마케팅 믹스를 교과서적으로 활용해 성공한 셈이다.

 

 

 

 

 

(주)킴스정보전략연구소 소장 김병욱 박사는 산업통상자원부 광역선도 국가 연구개발 평가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삼성그룹 사가 작사와  「1등을 뛰어 넘는 2등전략」 외 100여권의 저서를 발표한 바 있다. 그 밖에 방송·산업체 강의, 평가 등의 활동과 동시에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해 21세기 아시아 차세대 리더에 선임된 바 있는 정보전략가이자 경영자다.
 e-mail kimsinst@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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