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계부에 숨통을 틔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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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계부에 숨통을 틔우자
  • 창업&프랜차이즈
  • 승인 2016.03.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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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대한민국은 1988열풍이 불었다. 지금 드라마 이야기를 하자는 건 아니고, 1988년의 내 모습을 한번 떠올려 보자. 그때 생각한 21세기는 어떠한 세상이었는가? 지금같은 세상을 기대했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사람들은 점점 더 예전의 생활과 세상을 그리워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말 그대로 너무 먹고살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2016년 대한민국은 왜 힘든 삶을 살게 된 것일까? 필자가 생각하기엔 너무나 단순하고도 정확한 이유가 있다. ‛돈’이 없다. 그냥 돈도 아니고 문자 그대로 ‘먹고’, ‘살’ 돈이 없다. 월급은 도대체 오를 기미가 없고, 그나마 버티고 있는 회사도 언제까지 다니게 될는지 알 수도 없다. 힘들게 시작한 자영업도 치킨 프랜차이즈 종류만 500개를 넘어간다는 이야기처럼 이미 포화상태에서 힘든 사람들끼리 경쟁을 하고 있다. 왜 우리가 이렇게 먹고 살 돈이 없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숱하게 이야기들을 하니 굳이 언급하지는 않겠다. 그 대신 조금이나마 현재의 가정경제에 숨통을 틔울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얼토당토 않은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얼토당토 않다고 생각했던 것조차 고정관념이 아니었는지 생각해 볼만할 것이다. 

통신비
우선 가장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용자금은 통신비에서 나온다. 기본료 0원 요금제가 나오면서 시작된 우체국 알뜰폰 대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통신사만 알뜰폰사업자로 바꾸면 요금이 확실히 줄어든다. 휴대폰할부금 제외하고 이용요금만 7~8만원씩 나오던 요금이 동일한 요금체계인데도 거의 절반 가까이로 줄어든다. 멤버십? 포인트? 글쎄……. 요금 절반으로 줄어드는게 더 큰 혜택 아닐까? 이렇게 4인가족이면 거의 20만원에 가까운 돈을 줄일 수 있다. 그럼 휴대폰을 어떻게 하냐고? 정말 최신 휴대폰을 꼭 사야하는 것이 아니라면 깨끗한 중고폰을 구매해도 되고 아니면 해외출시 제품의 직구를 노려볼 만도 하다. 필자는 실제로 작년부터 해외폰을 20만원도 안하는 가격으로 구매해서 잘 쓰고 있다. 비슷한 성능으로 공기계 가격도 이미 국산폰보다 절반이하이다. 그렇게 약정에서 벗어나면 더 저렴하고 괜찮은 요금제로 언제든지 갈아탈 수 있다. 자, 여기서 20만원을 줄였다.

보험료
정확히 말하면 종신보험이 문제다. 기본적으로 너무 비싸다. 특별하게 큰 진단금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면 한번 돌아보자. 매월 내는 보험료가 아깝지 않은가? 아주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종신보험 하나쯤 갖고 있고 거기에 실비보험이라고 가입해서 1인당 최소 15만원선에서 많게는 20만원도 넘어가는 보험을 갖고 있다. 그렇게 또 한가족이면 거의 50~60만원에 가까운 돈이 보장성보험으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 평생보장? 100세보장? 말은 좋다. 그런데 정말 그때까지 보장을 받기 위해 지금 내는 돈의 크기가 합리적인가? 
조금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너무나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현재 30세인 사람이 암진단금 5000만원을 주는 보험을 가입했다. 이사람이 80세에 암진단을 받아서 5000만원을 수령했다. 이때 그 돈이 지금 생각하는 그만큼의 큰 돈이 될 수 있을까? 몇 년 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60년대 서울 4인가족 한달 생활비가 2만 5000원이 채 안되었다. 단돈 3만원도 안했다는 것이다! 그때 2년치 생활비에 해당하는 보험을 가입한 사람이 지금 진단금을 받을 사유가 발생해서 보험금을 받으면 얼마를 받는다는 얘기인지 아는가? 지금 돈으로 70만원을 받는다는 얘기다. 말이 되는가? 보험 가입하고 50년 지나서 70만원 받자고 그 보험을 그렇게 힘들게 납입하고 유지했다는 건가? 만족하는가?
매년 일정비율로 보험금을 올려주는 보험이 아니라면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각종 진단금은 모두 정액형이다. 정해진 금액을 준다는 것이다. 그럼 지금 우리가 가입한 보험이 50년, 80년 후를 바라볼 수 있는 상품이 절대로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 가입기간을 길게 가져갈 필요가 전혀없다. 길어야 2,30년 정도면 충분하다(실비보험은 최대한 길게 가져가자. 낸만큼 돌려주는 보험이니 최대한 오래동안 유지하라). 한번 주변의 보험설계사들에게 문의해보라. 같은 보장금액으로 보험기간만 종신이나 80세에서 20년, 30년으로 줄이면 보험료가 얼마가 되는지. 상상을 초월하는 보험료가 나올 것이다. 필자의 경우를 보면 30대 초반 여자라면 실비보험까지 다 합쳐도 5만원이 채 안나온다. 그런데 20만원 가까운 보험을 가입한 사람들과 보장금액이 동일하다. 한번 꼭 물어보라. 여기에서도 수십만원의 돈을 아낄 수 있다.

자동차
가장 애매한 부분이다. 자동차의 1년 유지비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매일 출퇴근을 차를 가지고 해야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보유기간의 대부분을 세워놓고 있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나 크다. 보험료, 자동차세, 유류비, 각종 수리비 등 시간이 갈수록 그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업을 위해 필요한 게 아니라면 과감하게 처분을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이는 강요할 수 없다. 그래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 이렇게 세 가지만 봐도 거의 100만원에 가까운 돈을 줄일 수 있다. 가만히 앉아서 지출되는 돈들만 막아도 내가 그만큼 더 버는 것과 같다. 100만원을 더 벌 수 없다면 100만원을 아끼는 방향으로 가자. 
어찌보면 필자의 이야기가 억지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상식적인 부분만 봐도 이렇게 약간의 용기를 가지고 선택하면 많은 것들이 변할 수 있는데, 나만의 특수한 상황안에서 바라보면 얼마나 더 많은 부분을 줄일 수 있겠는가. 어차피 남들보다 더 많이 버는 게 힘든 세상을 지나가고 있다면 잘 버텨내야 하는데, 버티는 시기에 맞는 지출을 해야하지 않을까? 거창하게 재무상담까지 받을 필요도 없다. 답은 나 자신이 이미 알고 있다.

 

 

 

 

 

 

강경완 W에셋 지점장은 국민대학교 마케팅학과를 졸업하고 여러 언론사와 각종 강의를 통해서 솔직하고 정확한 금융의 이면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뜬구름 잡는 기존의 재무설계에서 벗어나 삶을 가장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실질적인 재정설계 상담을 하고 있으며 이패스코리아의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www.facebook.com/hellohog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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