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도 이제 콘셉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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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도 이제 콘셉트다
  • 박홍인 사무국장
  • 승인 2022.06.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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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창업

좋은 아이템으로 좋은 자리에서 시작했으니 쉽게 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뭘까? 누구는 많은 돈을 갖고 특급 상권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누구는 동네 상권에 후미진 곳에서도 은근하고 힘 있게 장사를 해낸다. 누군가 망해서 나간 자리에 같은 업종으로 들어온 다음 사람은 간판도 없이 어째서 몇 년째 장사를 잘하고 있을까?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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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시작한 창업의 결말
현재 장사를 하고 있는 소상공인 1만명에게 물었다. 자영업을 하게 된 동기가 뭔가? 10명 중 8명이 ‘먹고 살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예비창업자들이 농담처럼 말하는 ‘나도 장사로 돈 좀 벌어볼까’하는 생각이 진짜 창업 동기인 사람은 10명 중 2명도 채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지금 자영업 시장에는 회사에서 내몰리는 사람들이,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창업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한 청춘들이 취업이 안 되고, 30~40대 여성들이 경력단절로 재취업에 실패해서, 40~50대 가장들이 조기 퇴직하는 등 많은 이들이 창업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안으로 정부에서는 이런저런 지원책으로 창업을 장려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발짝 더 나가면 일부 언론과 창업 관련 회사들은 무분별하게 창업시장을 핫한 분위기로 만들고 있기도 하다. 대한민국에 500만명이 훌쩍 넘을 만큼 자영업자가 많은 까닭은 어찌 보면 팍팍한 사회구조적인 배경이 깔려 있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정리하면 자영업자 중 상당수는 내몰리는 창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업종도 그렇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당장 먹고살아야 하는 이유로 창업을 하다 보니 창업준비를 제대로 할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 그러다 보니 열에 여섯은 피자, 치킨, 미용실, 카페 등 빤한 업종으로 개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 좁은 상권에서 서로 다르지 않은 업종으로 창업을 하다 보니 당연히 경쟁은 심해지고, 서로 나눠먹기식의 장사를 하다 보니 순수익이 아닌 월평균 매출액이 고작 400만원도 채 팔지 못하는 자영업 소점포들이 절반 가까이 되는 것이다.

물론 소점포니까 창업 투자금이 소액이었다면 400만원 매출에 순이익이 50%라면 그럭저럭 괜찮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창업하려고 큰돈이 투자되었거나 대출이라도 받은 상황이라면 이런 매출로는 어림도 없어진다. 어쩌다 같은 상권에 돈 많고 기술 좋은 사람이 좋은 자리라도 치고 들어오면 크게 타격을 받아 전전긍긍하며 버티다가 결국 누군가의 삶은 무너져야 하는 것이다. 음식점의 경우 그렇게 3년 안에 주인이 바뀌거나 문을 닫는 가게가 90%가 된다고 한다.

 

정답은 ‘잘 파는 기술’ 콘셉트
정말 창업으로 대박을 기대해도 될까? 차마 대박을 기대하지 않더라도 성공창업의 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어디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콘셉트(Concept)’가 필요하다. 예비창업자는 창업준비 기간에는 무엇보다도 콘셉트를 찾는 것에 우선해야 한다. ‘콘셉트’, ‘전략’, ‘비즈니스 모델’, ‘브랜드’ 등 이런 것들이 대기업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소점포 자영업자에게도 콘셉트와 전력은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창업준비 기간은 길게 잡아야 한다. 콘셉트 찾기를 창업 결정 전부터 준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콘셉트가 없기 때문에 뻔한 창업, 뻔한 매출밖에 안 되는 것이다. 떠밀리는 상황에서 당장 할 것이 없다고, 당장 먹고살아야 한다고, 오랫동안 생각한 아이템이 하나 있다고, 검증되지도 준비되지도 않은 창업을 하고, 서로 같은 방식으로 장사를 하다 보니 작은 외부 충격에도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

예비창업자들이 잘못 생각하는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창업준비’와 ‘개업절차’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 보통 창업준비라면 점포를 구하고, 인테리어를 하고, 장비와 초도물품을 들여놓는 것 정도를 생각한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은 사실 개업절차에 해당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창업준비란 콘셉트를 찾는 것이다. 즉 장사꾼의 마음을 찾는 것이다. 나에게 맞는 콘셉트, 내가 편하게 손님에게 다가설 수 있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업의 형태가 무엇인지를 찾고 준비하는 것이 창업 준비기에 해야 할 일이다.

그럼 콘셉트는 무엇일까? 소점포 자영업자는 콘셉트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굳이 사전적 의미를 설명하지 않더라도 콘셉트를 풀이하면 ‘잘 파는 기술’이다. 필살기이고 고객들에게 나(점포)를 기억되게 하는 ‘나(점포)만의 색깔’이다. 그러므로 옆집과 다른 나(점포)만의 방식일 수 있고, 나(점포)를 나타내는 개성이자 차별성이다. 넓게는 지향점일 수도 있고 노하우일 수 있다. 좁게 말하면 마케팅에서의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집 근처에 자주 다니는 식당이 한 곳쯤은 있을 것이다. 그 식당을 왜 자주 이용하는 것일까? 대개는 가깝거나 값이 싸거나 서비스가 좋아서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기본적으로 맛이 있고 먹을 만하기 때문일 것이다. 식당에서 맛은 기본이다. 친절한 서비스도 기본이고. 양을 많이 주거나 값이 싼 것도 장사꾼이라면 비교적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그야말로 기본적인 것들이다.

이 정도로는 고객들의 기억에 가장 먼저 떠오르지도 오래 기억되지도 않는다. 누구나 그 정도는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점포 자영업은 기본, 그 다음으로 떠오르는 필살기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콘셉트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뭔가 하나’가 없다면 그런 가게는 지금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지역에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나면 고전하게 되는 것이다. 별이 가득한 여름밤 하늘은 언제나 아름답다.

그러나 그 수많았던 여름밤 중 특별하게 기억나는 여름밤이 하나씩은 있다. 왜 유독 그 여름 밤하늘만 오래 기억에 남을까? 그 밤은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과 지낸 특별한 기억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콘셉트는 뭔가 특별함으로 인해 가장 먼저 떠오르게 하는 촉매제다. 그리고 콘셉트는 타 점포와 나를 구별시키는 독특함이다. 작은 내 사업장에 콘셉트를 심고, 물을 주고 가꾸어 큰 나무로 자라면, 나무의 씨앗이 바람을 타고 고객들의 마음속까지 날아가 발아하면서, 냉정한 고객들의 마음속에서 또 다른 싹이 자라고 푸른 잎을 내면, 비로소 열매를 한 아름 따 안을 수 있을 것이 바로 콘셉트다.

 

박홍인 (사)한국여성창업교육협회 사무국장  현재 과천시 창업상권활성화센터 센터장, (사)뷰티산업능력개발협회 이사, (사)한국강사협회 명강사회원, (사)한국여성창업교육협회 사무국장, 창업진흥원 예비창업패키지사업 멘토, (재)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인천ITP 멘토 및 운영위원,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청년창업 상생서포터즈 시장전문가로 있으면서 여성창업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예비창업자 및 창업인들을 위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e-mail phi3d@naver.com

 

*CEO스터디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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