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미래에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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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미래에 평가받는다
  • 김태경 Ph.D
  • 승인 2021.05.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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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식당

코로나19로 당장 생계가 힘들어지니 배달, 밀키트 등을 시작하고 있다. 나름 성과가 있는 듯 보이기도 하고, 모두가 하니 시작하지 않으면 노력하지 않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코로나19로 방문객이 없어서 문을 닫아야 하는 입장의 식당에서 지금 당장 무엇인가 하지 않는 건 직무유기일 수도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세상이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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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에서 만든 간편식
이제는 주객이 전도되어 식당에서 HMR 제품까지 만든다.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 간편식을 넘어서 아예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 레스토랑 간편식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RMR은 유명 식당 세프의 레시피를 간편하게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집콕 등의 생활방식이 보편화 되면서 아주 인기가 있는 영역이 되었다. 여러 유명 식당들이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 특수로 상당한 매출들이 나오니 다들 잘한다 잘한다 하는데 좀 불안한 면이 있다. 


레스토랑의 본질
식당, 레스토랑의 업의 본질이 무엇일까? 레스토랑(Restaurant)이란 말은 1821년 프랑스어 RESTORER에서 유래되었다. 그 시작은 1765년 파리 무슈불랑제(Monsieur Boulanger)가 오픈한 수프를 판매하는 가게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가게 밖의 표지판에 고객을 유혹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라틴어 문장이 쓰여 있었다.

 VENITE AD ME VOS QUI STOMACHO LABORATIS ET EGO RESTAURABO VOS
(Come to me, all who labour in the stomach, and I will restore you)

“배 속에서 수고하는 모든 자들은 나에게로 오라, 나는 너를 회복시키리라” 음식으로 너의 건강을 회복시키다(food that restore your health)라는 뜻이다. 레스토랑 음식을 통해 에너지(원기)를 회복(restore)한다는 의미에서 레스토랑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처음 레스토랑의 시작점에서는 음식을 통해 원기를 회복시켜 준다는 것이 전부였을지도 모른다.

 

레스토랑의 무드를 집으로?
현대에 와서 식당, 레스토랑은 환대산업(hospitality industry)이다. 환대(歡待)의 국어사전적 의미는 반갑게 맞아 정성껏 후하게 대접함이다. 아무리 맛있게 만들어 원기를 회복할 수 있는 RMR제품에 과연 환대가 있을까? 백종원 대표가 이야기한 “식당 맛은 30% 분위기가 70%”라고 했다.

다들 이 말을 신봉하면서 맛보다 분위기를 만들고 마케팅한다고 난리였다. 식당에서 70%를 차지했던 분위기를 과연 가정으로 배달될 수 있을까? 코로나가 수년 아니 수십년 지속된다면 배달음식점이나 HMR, RMR, 밀키트 제조사로 식당을 전업해야 한다. 그렇게 불행한 미래가 전개될 것 같지는 않다.

서서히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백신 접종의 효과로 이미 미국 등 백신 접종이 활발한 나라들에서는 일상으로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올해 내에 겨우 백신 접종이 완료되겠지만 그래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외식산업
이렇게 사람들이 집에서 RMR, HMR, 배달, 밀키트 등에 익숙해져 버린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가장 큰 변수는 쿠팡과 배민이다. 엄청난 투자를 받은 배민과 쿠팡에서 배달정보를 활용해 잘 팔리는 밀키트나 배달음식을 직접 만들어서 외식시장에 참여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미 쿠팡은 자체 PB브랜드로 많은 식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마켓컬리 역시 특수관계의 식품제조사를 가지고 있다.

배민의 정보를 활용 외국의 거대 식당업체가 한국에 진출한다면 아마 코로나보다 더 힘든 시대가 될 것이다. 쿠팡에서 자체 PB 브랜드를 만들고 마켓컬리가 특수관계인 식품 제조사를 만드는 걸 봤을 때는 쿠팡 치킨, 배민 치킨등이 출시될 수도 있다. 아니 롯데 마트 치킨이 배달을 시작할 수도 있지 않을까? 롯데리아 치킨이나 맥도날드 치킨 배달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

배민이 수조원에 팔리고,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되고, 전기 자동차니 자율 주행이니 하는 모든 변화는 개발 속도를 멈추지 않는다. 이런 현상들이 우리 외식산업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야 한다.

 

인구 감소를 위한 포지셔닝
우리나라도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인구가 감소하면 외식시장이 감소하게 된다. 더욱이 우리 외식산업은 코로나로 핵심 역량을 지켜내지 못하고 RMR, HMR, 밀키트등 다 영역으로 확장하려고 노력했다. RMR, HMR, 밀키트는 식품산업의 성격이 강하고 식품산업의 성격이 강하다는 건 투자가 수반된 장치산업화 된다.

우리 외식기업 중 식품 기계장치에 투자할 만큼의 자본력을 가진 회사는 몇몇 뿐이다. 이들 자본 역시 우리나라 식품기업에 비하면 아주 보잘것없다. 외식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우리는 사람들 마음속에 작은 브랜드 식당으로 포지셔닝을 확실히 해야 한다. 맛과 환대가 따뜻한 브랜드 식당만이 살아남는다. 

 

김태경 Ph.D  식육마케터, 건국대학교 미트컬쳐비즈랩·식품유통경제학교 겸임교수.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에서 학부과정과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롯데햄우유, 도드람양돈농협, TGIF 등 국내외 주요 육류생산과 가공, 그리고 외식업체에서 식육마케터로 활약해왔다. 국내 축산물이 처음 브랜딩 되기 직전 축산물 브랜드화의 필요성을 가지고 학위논문을 작성했고, 실제로 1세대와 2세대 돈육브랜드 론칭 과정에 참여하며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며 축산물 전문 마케터로 오랫동안 활약해 왔다.   e-mail pigres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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